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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왕의 자리에 앉을 수 없었던 3가지 이유

김정남.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이 등장하기 전까지 후계자 1위로 지목되던 왕자였다. 동시에 김 위원장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아들이었기도 하다.

김정남이 태어났다는 것을 알았을 때, 김정일은 성혜림(김정남의 어머니)의 언니인 성혜랑에게 찾아가 처음 자식을 얻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고 했다. 


처음 본 자식이기에 김정남에 대한 사랑이 각별했던 것이다. 김정남이 생활하는 방에는 전자게임기, 오락기 등 수입물품들이 줄을 이었고, 크리스마스와 같은 날에는 엄청난 생일선물을 줄 정도로 사랑을 쏟았다.

그런 그가 왕의 자리를 이복동생에게 넘겨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김정남이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의 마음을 돌리게 된 것은 크게 3가지 때문이었다.

김정남의 어머니 성혜림


첫 번째, 김정남의 출생신분 때문이다. 김정남의 어머니인 성혜림은 원래 유부녀였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소설가 이기영의 장남 이평과 결혼한 상태였다. 또한 이 사이에 "옥돌"이라는 딸이 있었다. 김정일 위원장이 유부녀였던 성혜림과 동거를 하게 되면서, 성혜림과 이평은 결국 이혼하게됐다.

북한의 정서상 유부녀를 자신의 여자로 만들었다는 것, 그리고 그 사이에서 자식이 있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이러한 출생비밀을 가지고 있는 김정남을 후계자로 세우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김정남이 유학하기 전 김 위원장과 찍은 사진

두 번째, 스위스 유학생활을 하면서 자본주의에 물이 들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아들은 모두 해외에서 공부한 유학파다. 김정남이 장남이었기에 아들 중에서는 처음으로 유학을 한 셈이다. 그런데 자본주의에 물이 들어서 오자, 김 위원장이 화가 났던 것이다.

이 다음부터 이복동생인 정철과 정은은 유학생활에도 경호원이 따랐다. 김정남을 통해 얻은 경험 때문이었다. 공산주의를 이끌어야할 후계자로 부적격하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일본에 불법입국하다 걸려 나가는 김정남과 그의 아내와 아들(김금솔)


세 번째, 일본 디즈니랜드 불법입국 사건이다. 이 사건이 김 위원장이 마음을 돌린 결정적 원인이었다. 디즈니랜드를 가족과 관광하고 싶었던 김정남은 불법여권을 만들어 들어가려고 했으나, 당국에 적발되어 실패했다.

이 사건으로 김 위원장은 북한식 공산주의를 이끌기에는 부족한 리더십이라 평가했을 것이다. 몰래 디즈니랜드에 가려다 들킨 계승 서열 1위는 후계자 자격으로 적합하지 못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김 위원장 같은 경우, 인민들에게는 신비주의식 리더십, 당 간부들에게는 카리스마 리더십을 펼쳐왔다. 이러한 김정남의 행보가 자신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지목하는 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최근 김정남은 친분이 있는 일본기자를 통해 자신의 책을 출간했다. 책 제목은 <아버지 김정일과 나>. 이 책은 지난 7년동안 인연을 맺은 일본 도쿄신문 고미요지 편집위원과 나눈 100 여번의 이메일 내용대화와 작년 1월, 5월 만나 나눈 이야기를 묶은 책이다.

이 책을 통해 김정남은 현 북한 시국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관점과 정치적 상황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이 책에서 언급되는 내용들은 '3대세습', '개혁개방', '연평도 포격사건' 등 뜨거운 이슈들이다.
 

김정남의 책 <아버지 김정일과 나>


이 책에는 3대 세습 비판과 후계자 김정은이 리더로서 부족하다는 얘기들이 들어있다고 한다. 또한 개혁개방만이 북한이 살 길이라고 언급하고 있기도 하다.

이 행보로 김정남은 결국 지내던 호텔에서 쫓겨나기까지 했다. 유흥과 향락을 즐기는 데 썼던 신용카드에 잔고가 비면서 그는 더이상 유흥비도 지원받을 수 없게 됐다. 아마 이 3대세습 오래 못 갈 것이라 발언했던 것이 영향인 듯 하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는 것은, 비공개인 김정일 위원장의 직계 가족 내에서 일어났다는 것이 신선한 자극제이었던 듯 하다. 바로 이러한 파격적인 행보를 비롯 여러가지 이유들이 그가 계승서열 1위였음에도 왕의 자리에서 밀려났던 이유가 아니었을까?
 

 










이 기사는 2012년 2월 20일, 다음view 정치부문 베스트로 선정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