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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소통, 치유, 통합의 통일영화제

 

소통, 치유, 통합의 통일영화제

 

  '2011 인문주간' 을 맞이하여 건국대학교 KU씨네마테크에서는 '소통, 치유, 통합의 통일영화제' 가 열렸습니다. 이 영화제는 '통일영화제'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3일(9월 19일, 21일, 23일)에 걸쳐 <남과 북>, <두만강>, <겨울나비> 세 영화가 상영되었는데요. 통일인문학 연구단과 KU씨네마테크가 공동주관한 이 행사는 우리 영화사에서 언제나 빠지지 않던 소재인 '북한'에 대해 때로는 적대감을, 때로는 전쟁과 분단으로 인한 아픔을 그려냈던 영화들을 되짚으며, 남북관계의 어제와 오늘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행사에 통일부 상생기자단이 빠질 수 없겠죠?

 9월 23일, 상생기자단 지민구, 양숙희 기자가 그 현장을 찾았는데요.~!        

먼저 여러분께 '소통, 치유, 통합의 통일영화제' 에 상영된 세 영화를 소개해드릴게요~

 

「남과 북」

 

 1960년대 최고 흥행감독인 김기덕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신영균, 최무룡 등 당대 최고의 톱스타들이 출연하여 화제가 되었던 김기덕 감독의 <남과 북>(1965년 제작)은 이념의 틈바구니 속에서 전쟁 속에 엇갈린 세 남녀의 비극적 운명을 통해 전쟁의 비극을 정면으로 그린 영화다.

 

한국 전쟁이 한창이던 때, 최전방 중대 앞으로 인민군 소좌 장일구가 귀순해 온다. 장일구는 전쟁으로 헤어진 애인 고은아를 만나기 위해 귀순하였다고 하면서, 약혼한 애인 사진을 보여준다. 운명의 장난처럼 장일구가 내민 사진 속 여인은 얼마전 장일구가 귀순한 부대의 중대장으로 있는 이 대위의 부인이었다. 고은아와 결혼 하기 전 이대위는 만약 북한에서 애인이 찾아온다면 보내주겠다고 약속하였던 기억을 떠올린다. 고민하던 이 대위는 마침내 부인 은아와 장일구에게 사실을 말하고 은아를 부대로 부른다. 결혼을 약속했다 헤어진 장일구와 남쪽에서 결혼한 이 대위 사이에서 어쩔 줄 모르는 은아를 보면서 이 대위와 장일구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은아를 양보한다. 마침내 이 대위는 교전이 벌어지는 현장으로 자원하고, 적진으로 뛰어들다 사망한다. 이 대위의 죽음을 괴로워하던 장일구 마저 절벽에서 몸을 던지는 것으로 끝난다. 영화 <남과 북>은 탄탄한 스토리로 전쟁의 비극을 그린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 4회 대종상 영화제 각본상과 제3회 청룡영화상에서 각본상을 수상하였다.

 

 

 「두만강」

 

 

 

<두만강>은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연변 지역을 배경으로 중국 조선족 마을에 북한 주민들이 식량을 구하기 위해 넘어오면서 벌어지는 갈등을 조선족 출신인 장율 감독의 담담한 시선으로 그린 영화이다.

 

 연변조선족 자치주와 북한 함경북도를 사이에 둔 두만강변 한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열 두 살 창호는 북한 소년 정진과 친구가 된다. 할아버지와 누이와 함께 살고 있는 창호는 식량을 구하려고 두만강을 넘나드는 정진과는 또래다. 먹을 것을 구하려 강을 건넌 정진은 먹을 것을 부탁하고, 창호는 함께 축구하는 것을 조건으로 먹을 것을 구해준다. 축구시합에 참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 거래였지만 어느새 둘 사이에는 서로의 이해하는 친구가 되었다. 축구를 잘하는 정진은 창호에게 얼마 후에 있을 아랫마을 아이들과 축구시합에 출전하기로 약속한다. 마을 주민들은 자신의 삶도 쉽지 않았지만 탈북자들에게 먹을 것과 은신처를 제공하면서 도와준다. 하지만 겨울 식량으로 준비했던 명태를 몽땅 도둑맞고, 창호의 친누나 순희가 탈북자로부터 겁탈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마을 사람들도 탈북자들을 번거롭게 여기면서 소년들 사이에도 조금씩 균열이 생긴다. 누나가 탈북 청년들에게 겁탈당한 사실을 알게 된 창호는 탈북자에 대한 증오심을 품게되고, 누나의 복수를 위해 탈북자들을 집단폭행한다. 하지만 정진은 아랫마을 아이들과의 축구시합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다시 목숨을 걸고 강을 건너 나타나는 것을 보고 정진의 우정에 진심을 느낀다. 축구시합 전 한 아이의 밀고로 정진은 체포되고, 창호는 지붕으로 올라가 뛰어내린다.

 

<두만강>은 축구를 경계로 어린 아이들의 순수한 우정도 어른들의 세계에 의해 굴절되고, 어른들의 이념적인 잣대로 아이들의 우정마저도 짓밟히는 현실을 통해 이념의 근본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겨울나비 

 

김규민 감독의 <겨울나비>는 눈보라 치는 겨울날 먹을 것을 찾아 나선 나비와 같이 살아가는 북한 주민의 현실을 그린 영화이다. 감독이 황해북도에서 살고 있을 당시에 목격한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로 한 모자가 겪을 수 밖에 없덨던 안타까운 사건이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영화다.

 

 아버지도 잃고, 형도 없이 병든 엄마와 단 둘이서 살고 있는 11살 가장 진호. 진호와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은 산에 가서 마른 자무를 해다 장마당에 팔아 끼니를 마련하는 일이었다. 진호의 친구이자 나무를 함께 하는 성일이 있다. 진호와 성일은 친구였지만 진호는 먹을 것이 없어 매일 아침 진호의 집에 와서 엄마의 밥을 얻어먹는 성일을 싫어한다. 결국 그 일로 진호와 성일은 싸우게 되고, 둘은 따로따로 나무를 하러간다. 혼자 산에 나무를 하러 갔던 진호는 그만 산에서 사고를 당하고 길을 잃고 산 속을 헤매게 된다. 나무하러 갔던 진호가 돌아오지 않자 진호의 엄마는 진호를 찾아 나서지만 아들의 모습을 찾을 수가 없었다. 공안에다 신고를 하고, 감시원에게 물어보지만 진호의 엄마에게 돌아오는 것은 핀잔과 냉담뿐이었다. 한편 진호는 산 속에서 며칠 동안 배고픔과 추위 속에서 길을 헤매다 다행히 산을 내려온다. 집으로 돌아 온 진호를 보면서 진호를 보면서 진호의 엄마는 기뻐하지만 다친 진호는 꼼짝할 수 없었다. 먹을 것이 바닥났어도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진호의 엄마는 물을 마시면서 목숨을 연명해 나간다. 차디찬 냉방에 병든 몸으로 굶주림에 시다리던 진호의 엄마는 서서히 이상한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다.

 

 

 

                                                 <2011 인문주간 책자 中>

 

 

영화 '겨울나비'의 상영이 끝나고 감독과의 대화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때 저희 상생기자단도 '겨울나비'의 감독, 김규민 감독님을 만나 볼 수 있었습니다!!

  

Q. 북한이탈주민이라 영화를 제작하면서 도움을 받았거나 불이익을 받았던 경우가 있으신가요?

 

A. 다른 사람들은 잘모르겠는데, 제가 직접 피부로 느낄만한 불편함이나 도움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Q. 북한에 가보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작품의 배경이나 소품들이 꽤 디테일하게 표현된 것 같습니다. 어떻게 그것들을 영화 속에서 구현해 낼 수 있으셨는지요?

 

 

A. 저는 최소 70퍼센트 이상의 현실성과 사실성을 장담할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사실 그 정도만 장담할 수 있는 것은 더 자세하게 표현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표현해내지 못한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현실을 가장 크게 표현하지 못한 부분은 배우의 모습이었습니다. 이 영화의 배우들 같은 경우에는 촬영기간에 대부분 굶었어요. 여배우 같은 경우에는 보름전부터 다이어트를 했고, 현장에 나가서 김밥 한 줄씩밖에 먹지 않았어요. 그런데도 피부상태 자체가 북한사람의 피부를 가질 수 없더라고요. 또 실제 북한의 산은 헐벗었는데, 한국에서 그런 산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물리적인 요소를 제어하지 못한 한계가 있었던 것이지요. 

Q. 영화를 보면서 너무 놀라고 섬뜩했습니다. 이 영화의 모습이 실제 북한의 현실인지에 대해 여쭤보고 싶습니다.

 

A. 네. 모두 실제로 일어난 일이고, 영화에서와 같은 죄를 지은 아주머니가 실제로 잡혀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당시에는 속으로 엄청 욕을 했는데, 한국에 와서 살다보니 그 아주머니가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사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속에 나오는 모든 장면들은 (충격적인)마지막 장면을 빼고 제가 다 겪어본 실제 사건들입니다.

 

Q. 영화 제목이 왜 ‘겨울나비’인지요?

 

A. 처음 선택한 제목은 ‘모자’였습니다. 그런데 편집을 하는 과정에서 인터넷을 검색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눈밭에 앉아있는 나비의 이미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나비라고 생각하면 봄, 여름, 아름다움 이런 것들을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그 이미지속의 나비는 겨울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누구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어쩌면 영화속의 두 모자가 북한이 아닌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저렇게 비참한 삶을 살다가 떠났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한 시대와 세상을 잘못 태어나서 쓸쓸하게 죽어갈 수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목을 '겨울나비'라고 지은 것입니다.

 

Q. 북한을 소재로 한 영화를 보면, 극적 효과를 살리기 위해 이북 말투를 많이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선 이북말투는 별로 느껴지지 않는데 이것이 의도된 것인지 아니면 배우의 사정 때문에 그랬던것 인지요?

 

A. 저는 개인적으로 북한말도 하나의 사투리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에서 사투리를 사용하고 안하고에 대해서는 감독이 캐릭터에 대해서 표현하는 방식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이북말투는 감정을 살린다거나 캐릭터를 살린다는 이유로 쓰는데 어쩌면 북한에서 북한사투리를 써야한다는 건 우리가 가지고 있는 편견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이유는 여러 테스트를 하면서 느낀 건 배우들이 힘들어하더라고요. 배우들이 감정에 몰입해야 하는 장면에서 이북말투는 감정연기를 할 때 방해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실 관객들이 못알아듣는 이북말이 많습니다. 배우들의 대사만으로 표현해야 하는 장면이 많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이북말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Q. 북한에서 오신지 근 십년이 지나셨는데, 아무래도 그 사이에 변한 점이 있지 않을까요?

 

A. 지금의 북한을 실제 가보지는 못했지만, 최근에 오신 분들도 지금도 같은 상황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최근 모습을 본 적은 없지만 지금도 상황은 같다고 알고 있습니다. 체제나 구조가 변하지 않는 이상 북한사회가 가지고 있는 총제적인 문제와 전체적인 상황이 쉽게 변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Q. 영화를 제작하시면서, 원래 하고자 했던 것과 주변 상황에 따라 다르게 표현한 부분이나 표현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으신지요? 또 영화 속에 더 표현하고 싶었던 아쉬운 장면이 있었다면?

 

A. 아무래도 마지막에  똥을 먹는 장면에서 모형까지 제작했었지만 심의 때문에 포기한 것이 있었고, 예산 문제 때문에 표현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김규민 감독님의 마지막 한 마디!

 

“ 이 영화 내용이 지금은 금방 잊어질지 모르겠지만, 침묵하고 움직이지 않는 천 만명보다, 움직이는 한 명이 위대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우리가 북한에서 태어났더라면 저 영화 속 모자의 모습이 우리의 현실이었을지 모르는 것 입니다. 이 땅에 자유를 가져다 준 모든 분들께 늘 감사함을 느끼며 살길 바랍니다.”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과 김규민감독님>

 

 

<상생기자들과 김규민 감독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