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이 됐으면 좋겠어.’
우리 친구 중의 누군가 이와 같은 말을 한다면 ‘뜬금없이 무슨 소리야?’ 혹은 ‘왜 갑자기?’하면서 웃고 말 것이다. 그런데 다시 한 번 그 친구가 ‘나는 정말 간절하게 통일이 됐으면 좋겠어’라고 한다면 과연 어떤 생각이 들까?
우리에게 통일은 바로 이런 것이다. 뜬금없는 괜한 소리, 내지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웃고 넘겨버리고 마는 허무맹랑한 소리. 그러나 이 순간에도 누군가 통일을 간절히 염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살아갈 날보다 살아 온 날이 더 많은 사람들. 바로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다.
우리세대는 분단국가에서 태어나 자라왔다. 남북한이 갈라져 지내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지내왔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대한민국 곳곳에는 분단의 아픔이 서려있는 곳이 많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임진강 역이다.
임진강 역의 열차는 달릴 수 없다. 임진강역이 바로 종착역이기 때문이다. 철로는 평양까지 길게 뻗어있지만 더 이상 앞으로 달릴 수 없는 임진강 역의 열차는 북에 가족을 두고 가지 못하는 우리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의 마음과도 닮았다. 그래서일까?
열차를 타기 위해서라기보다 달리지 못하는 열차를 보기 위해 오는 사람들이 많다. 임진강역 곳곳에서는 앞으로 열차가 나아가길, 통일이 다가오길 기원하는 많은 문구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오늘도 열차는 뒷걸음을 치고 있다. 분단의 아픔이 서려있는 임진강역. 우리 젊은이들에게 이 아픔과 통일의 간절한 바람이 헛된 소망이 아님을 전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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