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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인터뷰] 드림학교 이영주교감을 만나다

[인터뷰] 드림학교 이영주 교감을 만나다.


안녕하세요.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황인성입니다.

저는 얼마 전에 천안에 위치하고 있는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인 드림학교를 다녀왔습니다. 드림학교에 관한 정보는 다른 기자단원이 썼던 글을 참고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번에 저는 이영주 교감선생님을 만나 평소에 제가 가지고 있었던 궁금한 부분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인터뷰를 하고 왔는데요. 그 내용들을 여러분들께도 소개해드리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Q1.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홍보하는 드림학교말고 교감선생님이 개인적으로 생각하시는 '드림학교'란? 

드림학교는 2003년에 개교했는데, 특히 무연고 학생들을 위해서 만들어 졌어요. 20세 이하의 혼자 온 무연고 학생들에게 기숙사를 집으로 제공하고자 시작을 했어요. 지금 현재는 무연고 학생은 거의 없어요. 다른 대안학교가 많이 생겨서 그쪽으로 많이 갔습니다. 여기 교육환경은 그 어느 곳보다도 좋습니다. 운동장도 있고 남한의 대학원생들하고 교직원들 약 400여명이 같은 울타리 안에서 기숙사도 같이 쓰고 식당이나 모든 공간들을 함께 공유하면서 이곳에서 생활을 하는 것이 탈북청소년들한테는 아주 좋은 교육의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외부 유해환경이 거의 없다는 점이 좋아요. 통학하면서 노출될 수 있는 위험요소들이 없죠. 반면에 어떤 학생들은 조금 답답해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러나 공부를 원하는 아이들에게는 여기를 기꺼이 선택을 하고 있어요. 선생님들이 가족처럼 잘 가르치고 있고 아이들도 이곳에서 24시간 같이 생활하다보니까 서로 친밀해져서 가족처럼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다른 학교와 비교해 본다면 기숙사와 학교가 같은 공간 안에 있고 남한 사람들하고 같이 생활하고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2. 제가 듣기로는 이곳에 생활하고 있는 학생들이 중국출신이 대부분이라고 들었는데 중국출신이라는 것은 무엇인가요?

, 현재는 과거보다 중국출신 학생들이 많아졌는데요. 중국출신 학생이라고 하면 중국에서 체류하다가 온 학생들이 아니고 중국에서 태어난 학생들을 말합니다. 북한에서 중국으로 넘어간 여성과 중국 조선족과 한족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입니다. 이 학생들을 탈북청소년으로 국가에서 인정하고 있어요.


Q3. 아이들이 이곳에서 수업을 계속 받을 텐데요. 남한학생들이 받는 교육과 차이점이 있다면?

지금 우리 아이들이 고학령즉 나이가 많은데 기초실력이 낮은 저학력이거든요. 고연령, 저학력이라고 해야겠죠. 북한에서 온 아이들이 특히 학교교육을 받지 못하고 여기에 오는데 나이가 많다보니까 일반 학교에 들어가기에는 실력이 부족하죠. 빠른 시간 안에 공부를 집중적으로 해서 검정고시를 통해서 졸업장을 취득을 하고 있어요. 중국출신들 같은 경우에는 중국에서 교육을 어느 정도 받고 오기 때문에 실력은 비교적 괜찮지만 언어가 통하지 않다보니까 여기서 한국어 교육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한국어가 잘 되면 고등학교는 일반학교를 가기도 합니다.


Q3. 여기서 아이들이 남한사회에 적응을 하고 있는데 교감선생님이 생각하시기에 여기서 아이들이 적응을 하는데 가장 큰 어려움이 있다면?

부모님하고 어려서부터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란 학생들이 거의 없어요. 소위 말하는 밥상머리라고 하는 가정교육도 잘 안되어 있고 부모님과의 애착도 거의 없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성격적으로 왜곡된 아이들도 있고 문화도 많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있어요. 북한 출신 같은 경우는 그래도 언어가 통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지만 중국출신들은 언어를 배우고 나서도 중국의 문화나 가치관에서 자랐기 때문에 굉장히 이질감이 많아서 한국사회에서 같이 더불어 생활하는 것이 쉽지 않아요. 그래서 아이들이 이 한국문화에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굉장히 힘든 상황입니다.


(드림학교의 한 학생이 쓴 시)


Q4. 중국출신 아이들이 중국에서 태어났는데도 그렇게 힘들게 자라고 생활하는 이유가 뭔가요?

중국으로 넘어간 북한 여자들은 대부분 팔려나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으로 팔려가는 경우가 많아요. 또 중국에서 결혼을 하는 것이 중국 남자에게 애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살기위해서 결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중국에서 탈북자는 돈이라는 개념이 있어요. 탈북자를 고발하면 돈을 받기 때문에 탈북자들은 대부분 숨어서 살게 되는 거죠. 따라서 아이들을 낳아도 제대로 돌보지를 못하게 되는 것이죠. 때에 따라서는 아이와 부모가 너무 오래 따로 떨어져 살아왔기 때문에 한국에서 만났는데도 부모와 아이가 서로 서먹하게 느끼는 경우도 있어요. 중국에서 엄마뿐만 아니라 아빠도 넘어온 경우가 있는데 또 이런 경우에는 같이 사는 것이 아니라 엄마와 아빠가 한국에서 각각 새로운 가정을 차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렇게 되면 아이들은 부모 중 어느 한쪽이라도 갈수 있는 상황이 생기지 않는 거죠. 아주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이 많습니다.


Q5. 어려운 주제였네요. 이 곳 학생들은 남한사회에서 어떤 꿈을 가지고 있나요?

북한출신 아이들이 대부분 이곳에 오면 공부를 열심히 해요. 한이 맺혀서 인지 굉장히 열심히 하는데요. 대부분의 아이들은 대학교를 가고 싶어 해요. 직업을 위해 전문학교를 대부분 가게 되는데 여학생들은 대부분 보건계열이나 조리계열 쪽으로 많이 가게 돼요. 근데 남학생들은 많이 힘들어해요. 남학생 같은 경우는 꿈을 찾는 것도 그렇지만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아 해요. 그래도 북한 출신 학생들은 남한에서 기회가 꽤 많아서 대부분 직업을 가지고 살게 되는데 중국출신 학생들은 또 전혀 그렇지가 않아요. 기회가 없기도 하지만 학생들 자체가 굉장히 무기력한 경우가 많아요. ‘무엇이 되고 싶다라는 것이 뚜렷하게 없기 때문에 교사들도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Q6. 마지막으로 추상적인 질문일수도 있는데요. 교감선생님은 여기 아이들을 오랫동안 보셨는데 아이들을 보면 어떤 마음이 드나요?

태어나기를 북한이나 중국. 본인의 의지로 태어난 것도 아니고 태어난 곳이 아닌데 북한과 중국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받아야 할 사랑, 부모들의 사랑, 어른들의 사랑을 받고 자라지 못한 것이 너무 안타깝고 짠해요. 그래서 아이들이 어른들에 대한 불신과 사회에 대한 기대감이 없이 살아가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요. 또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을 동정의 눈길로만 봐서는 안돼요. 아이들이 헤쳐나 갈 한국사회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이 아이들이 사회에서 당당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아이들한테 힘을 키워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렵게 살았다고 배려 받고 도움 받는 것만이 아이들을 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엄하게 아이들을 교육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야만 이 아이들이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수업이 한창인 이영주 교감선생님과 학생들)

저는 이번 인터뷰를 하면서 제일 충격적으로 다가오고 마음 아프게 들었던 것은 꽤 많은 학생들이 부모 중 어느 한쪽으로도 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내 아빠, 엄마가 다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다고 가정해보니 정말 슬프고 비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회는 이렇게 차가운데 내가 어디 기댈 곳 하나 없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또 교감선생님의 말처럼 이 아이들을 무조건적인 동정의 눈길로만 봐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배려와 도움은 아이들에게 당장은 힘이 될 수 있겠지만 길게 봐서는 아이들에게 자립심을 길러주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남한에 넘어온 것을 후회하지 않도록 아이들의 힘으로 헤쳐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관심과 사랑은 주되 아이들이 스스로 살아갈 힘을 길러주는 일, 우리가 해야 할 일이지만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