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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로 가는 길

통일과 여성을 논하다. (2) 통일을 위해 준비해야 할 일



안녕하세요! 제9기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선정안, 김다혜입니다!

저희는 추재훈 기자와 함께 제3회 윤후정 통일포럼에 다녀왔습니다. (1)부에서 제3회 윤후정 통일포럼의 개회식 및 기조발제에 대해서 확인하셨다면, 이번 (2), (3)부에서는 본격적으로 '통일과 여성'에 대해 논한 '토론 세션'을 여러분께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이번 통일포럼은 '통일과 여성 2 : 기억, 소통, 미래'라는 주제로 지난 19 목요일 오후 이화여자대학교 ECC 이삼봉홀에서 개최되었습니다. 많은 귀빈, 교직원, 학생들이 모였고 특히 토론이 진행되는 중반 즈음에는 준비된 좌석이 꽉 차서 뒤에 서서 포럼에 참가한 사람도 있을 정도였답니다. 통일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던 경험이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던 '여성'과 통일이라는 신선한 주제라 더욱 많은 분들이 집중해주셨습니다!

 

2부는 토론 형식으로 진행되었고, 한 명이 자신의 의견을 5분 정도 말씀해주시면 나머지 세 분이 이에 대해 코멘트를 다는 식이었는데요. 토론은 크게 아래와 같은 주제로 전개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1) 통일을 위해 준비해야 할 일

2) 독일 통일을 통해 본 여성의 역할

3) 여성의 능력 발휘를 통한 통일

 

사회자는 김선욱 이화여대 교수, 전 이화여대 총장이 맡으셨고, 토론자는 총 4분.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 윤영관 서울대 명예교수, 전 외교부 장관, 이은정 베를린자유대 한국학연구소장, 현인애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이셨습니다.

 

 

(△ 좌측부터 현은애 연구위원, 박세일 명예교수, 사회자 김선욱 교수)

 

   (△ 좌측부터 윤영관 명예교수, 이은정 연구소장)

 

토론자 네 분은 직업에서부터 통일에 대한 생각까지 모두 다양했습니다. 독일에 대해 깊게 알고 계신 이은정 연구소장, 탈북민 출신이기에 북한에 대해 잘 이해하고 계신 현인애 연구위원뿐만 아니라 학자, 교수의 길을 걷고 계신 박세일, 윤영관 명예교수.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만큼 흥미로운 토론 과정이었는데요. 특별히 이번 기사를 통해서는 토론의 순서를 조금 각색하여 주제에 알맞게 토론의 내용을 소개하려 합니다.

사회자의 소개로 토론은 시작되었습니다.

'지나간 세월을 기억하고, 그 기억을 서로 소통하며, 미래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이번 통일포럼의 토론 세션에서는 통일과 여성 : 기억, 소통, 미래라는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고자 합니다. 우리가 분단 71년 지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통일이 언제 올까?' 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어 왔습니다. 특히 독일 통일을 보면서 우리도 통일의 희망을 가지게 되었던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남북관계가 매우 어렵습니다. 핵실험, 그로 인한 강한 북한 제제. 그래서인지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도 참 어렵지만, 오히려 지금이 더 적극적으로 통일에 대한 논의를 가져야 할 때일지도 모릅니다. 분단을 경험한 세대가 사라지고 있는데 그 전에 분단의 삶의 경험도 젊은 세대와 공유할 수 있어야 할 것이고, 더불어 미래를 설계할 수도 있는 기회가 이번 포럼에서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토론자로서는 먼저 윤영관 서울대 명예교수, 전 외교부 장관이십니다. 윤 교수는 통일을 위해 우리나라가 앞으로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셨습니다. (이하 토론 내용은 '-이다'체로 서술됩니다.)

통일이란 두 가지 차원을 고려해야 한다. 하나는 국제정치. 또 다른 하나는 내부차원.

 

국제정치 차원에서 제가 느낀 것은 한반도라는 곳이 해양, 대륙 사이에 끼어있어서 그 힘의 경쟁 속에서 고초를 많이 겪은 민족이라는 점이다. 임진왜란 때의 정명가도. 및 청일 전쟁, 러일 전쟁, 한국전쟁도 마찬가지이고. 주변국의 네 나라(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는 공식적으로는 평화통일을 지지하지만 전략적으로는 한반도의 통일에 적극적이지 않다. 왜냐하면 분단되어 있기에 북한은 대륙, 남한은 해양, 이러한 해양(미국, 일본)과 대륙(중국, 러시아)의 힘의 균형이 지금의 분단을 통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일이 된다면 미국은 혹시 통일을 통해 중국과 가까워질까봐 걱정일 것이고, 중국은 미국과 가까워질까봐 두려울 것이다. 이런 걱정, 두려움 때문에 '가능하면' 우리나라가 분단 상태로 지속됐으면 하는 생각일 것이다. 이게 바로 국제 정치간의 딜레마이다. 앞으로 우리나라 정부는 보수이든 진보이든간에 '정말로 통일을 원한다면' 이 원심력(남한과 북한을 떨어뜨리려는 방향으로 작동되는 힘)을 약화시키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즉 통일이 외부 나라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는 것을 설득시켜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외교를 잘 해서 잘 설득시키고 통일을 시켜도, 내부적으로 통합이 안 되면 제대로 된 통일이라 볼 수 없다. 외교적인 통일은 가능하겠지만 그 후의 통합과정은 사람간의 문제이다. 사람간의 통합, 즉 구심력(남한과 북한이 끌어당기는 힘)이 커져야 한다. 그래서 난 정부를 향해서 이런 말을 해왔다. 통일을 정말 원한다면 북한 주민과의 연결고리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그 끈을 연결시켜야 한다고 말이다. 그래서 경제협력이 바람직한 것이고, 인도주의적인 지원도 필요한 것이다. 2016년 지금의 상황처럼 북한에 대한 제제가 전면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도, 환경, 의료보건 영역 등 정치에 영향받지 않는 영역에 대한 교류는 진행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 작업을 예전부터 해왔어야 했는데 아쉽다. 독일이 이런 협력을 잘해왔었다.

 

여성의 역할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니, 문득 학교에서 강의를 하는데 70%가 여학생이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한번도 남성과 여성을 나눠본 적이 없는데 이번에 생각해 보면, 여성은 감성적인 소통 능력이 탁월하다. 즉 여성은 사람과 사람간의 통합 과정 간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탈북 주민을 품어 앉는 여러 심리적이고 경제적인 여러 차원의 이슈를 연구하고 대비하는 작업에 감성적인 소통 능력이 뛰어난 여성이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먼저 (여성을 중심으로) 탈북민과의 교류를 확실히 해야 한다. 만약 거기서 잘 되면 이후 남한 주민과 북한 주민 간의 소통 과정에 탈북민과의 경험을 도움삼을 수 있을 것이다.

 

윤 교수는 통일을 위해서는 국제외교 차원과 내부 차원 모두를 동시에 고려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여성이 가지고 있는 감성적인 소통 능력을 발휘하여 한반도 내부 차원의 통합을 위해 힘써야 할 것이라 하셨습니다. 이후 사회자의 진행을 통해 토론이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습니다.

(이하 사회자 (사회), 박세일 명예교수 (박), 윤영관 명예교수 (윤), 이은정 연구소장 (이), 현인애 연구위원 (현)) 

요약하자면, 원심력(외교방해)을 줄이고 구심력(내부)을 키우는 데에 초점을 맞춰야 하고 이는 여성이 큰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다.

 

남북이 하나가 되는 통합이 정말 어렵다. 남한에 와서 12년 살면서 그게 제일 힘들다고 느꼈다. 사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생각보다 많이 힘들다. 통일이 되더라도 힘들다. 탈북자들은 1년 정도는 남한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만 점점 낮아진다고 한다. 많이들 난감해한다. 그래서인지 북한 주민들도 이런 얘기를 듣고서는 '이래서 적응하겠나, 통일 안 되는 게 낫지 않겠느냐' 생각한다. 남북간의 차이가 워낙 크다. 한 세대는 다음 세대를 위해 희생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통합이 되기 위해서 한 세대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게 맞는 이야기인게 독일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독일 대학생들에게 통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같이 느낀다 한다. 한 세대가 지나니까 정말 이젠 자신이 동독 출신인지 서독 출신인지도 모를 정도로 잘 통합됐다.

 

외교 분야에 관해서, 독일 역시 직전까지 외부 국가는 통일에 대해 적대적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엄청난 외교력을 통해 협상을 이끌어냈다. 협상력이 정말 필요하다.

 

독일 사민당이 1982년 동방 정책을 채택했다. 이는 보수정권이 햇빛정책을 채택한 것과 마찬가지. 어떻게 가능했냐? 독일의 보수 정치인들은 본래 서방(미국, 프랑스, 영국)을 중요시했고 서방과 주로 교류를 했는데, 점차 저 사람들은 독일 분단을 더 지지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이후에 정말 국가 이익을 위한 통일을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고민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위와 같은 결과로 나타났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르다. 분단을 이념차이로 보고 이를 현재 정치권 장악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사용한다. 양 진영이 서로 싸우지 않고 병존하면서 정책을 추진하는 게 바로 독일 통일의 베이스였을 것이다.

 

많이 싸웠다 독일의 경우도.

 

그래도 타협이라 볼 수 있다.

 

통합이 어렵다고 하는데 저는 생각보다 쉽게 될 거라 생각한다. 남한은 인간 본성대로 진행되는 곳이고 북한은 인간 본성에 반하여 진행되는 곳이다. 그게 합쳐지면 당연히 자연적인 질서를 따라서 잘 합쳐질 거라 생각한다.

 

아니다. 통일은 참 어려운 문제이다. 외교가 참 복잡하다. 미국 사람들의 최고의 관심사는 바로 '통일 되더라도 한미 동맹이 잘 이어질까? 그게 무너지면 미일 동맹도 무너질지 모르는데.' 하는 걱정이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네 나라의 국가 입장이 잘 수렴하면 좋은데 잘 안 맞으면 그걸 가운데서 어떻게 조정할 수 있을까가 문제인 것. 통일 문제는 냉철하게 접근해야 한다. 철학적으로 흘러가기를 기다리기보단 실리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사전 준비도 없이 통일이 됐다고 통합이 잘 될까? 저는 이에 대해 회의적이다. 정부도 민간도 이에 대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3만명 탈북민도 끌어 앉지 못하면서 어떻게 북한과 통합될 수 있을까?

 

독일의 경우 외부 국가의 승인이 없으면 절대 통일이 될 수 없었던 곳.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럴 필요가 없다. 만일 남북한이 통일한다고 할 때 손 딱 들고 반대할 국가가 있는가?

 

통일을 하는데 있어서, '좋다, 통일해라.' 하지만 분명히 그 때 조건을 내놓을 것이다. 중국 사람은 한반도를 자기네 세력으로 보고 있고 미국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미리 네 국가들에 대한 협의를 해놔야 할 것이다.

 

사회

지금 그 협의가 잘 진행되고 있지 않는 건 바로 여성의 통일에 대한 역할이 없기 때문 아니겠냐.

▷ 남은 두 주제에 대한 의견 제시와 토론은 (3)부 기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의견이 나왔기에 더욱 흥미로웠던 토론이었습니다. 저희도 토론 과정을 지켜보면서 독일 통일에 대해서도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되거나, 앞으로 여성 기자로서 어떠한 역할을 해나갈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시간도 가졌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위의 토론 과정에서 현인애 연구위원이 말씀하신 '희생'이라는 단어를 듣고 자극을 받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나만의 이익을 좇아오고만 있는 것이 아닐까, 시대적 사명이라는 것을 저버리지 않을 순 없지 않은가. 하는 고차원적인 고민도 해볼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물론, 토론과 '여성'을 논한다는 포럼의 취지를 생각해 보았을 때 토론자의 절반이 남성이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래서인지 토론의 주제가 통일 자체에 대한 논의에 더욱 오래 머물게 되었다는 점을 살펴볼 때 약간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여성이 무엇을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심층적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 여성에 대한 많은 연구나 논의가 진행되기 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느꼈습니다. 동시에 포럼을 통해서 통일과 여성이라는 주제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만큼은 절실히 느끼게 된 것 같기에 이에 의의를 두고 싶습니다.

더~ 흥미로운 주제, 더~~ 놀라운 배울거리. 김다혜, 추재훈 기자가 정리한 (3)부에서 쭉 이어집니다! 확인하러 꼬꼬! Go!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