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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영화로 보는 북한 ⑦] 독일-북한의 이산가족 이야기, 다큐멘터리 영화 <사랑, 약혼, 이별(Verliebt, Verlobt und Verloren)>

  [영화로 보는 북한]의 일곱 번째 시간으로 돌아온 양다혜 기자입니다! 지난 9월 8일 남북 적십자 실무진들이 만남을 가져 이틀 간의 협상 끝에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를 했습니다. 10월 20일~26일에 금강산에서 상봉을 하기로 하였고, 9월 9일에 1차 후보자 500명이 선정되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당 창건 70주년을 맞이하여 위성 발사를 구실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지에 대해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발사 여부에 따라 힘들에 이뤄낸 지난 8·25합의는 물론 남과 북의 관계가 다시 악화되고, 이에 따라 예정되었던 이산가족 상봉도 무산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은 지난 2014년 12월 이후 정말 오랜 시간 뒤에 열리는 행사인데요, 1차 후보자 선발 경쟁률만 해도 132.6대 1로 매우 치열합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산가족 등록자 중 사망자가 63,921명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을 생각하며 독일과 북한의 이산가족의 사연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사랑, 약혼, 이별>(Verliebt, Verlobt und Verloren)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사랑, 약혼, 이별>(Verliebt, verlobt und verloren)은 지난 6월 25일 독일에서 개봉한 재독 한인 영화감독인 조성형 감독 작품입니다. 이는 그녀의 '고향 3부작' 다큐멘터리 영화 시리즈 중 하나로, 동독 여성과 북한 유학생의 사랑 그 후 47년이라는 이별의 시간담았습니다.

 

 

사연의 주인공인 독일인 레테나 홍

 

 

그리고 북한인 홍옥근씨입니다.

 

 

 

1955년 독일의 예나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던 독일인 여대생(레테나 홍)은

북한에서 온 유학생 청년(홍옥근)과 사랑에 빠집니다.

 

 

 

이렇게 '독일인 여성 - 북한 남성 커플'은 아들 둘 낳고 행복한 나날을 보냈고

1960년에는 정식으로 결혼 했습니다.

 

 

 

그러나 1961년, 남편 홍옥근씨는 당의 명령을 받고 북한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재회를 약속한 둘은 머나먼 거리와 그만큼의 그리움을 지닌 이별을 하게 되고

독일에 남겨진 아내 레테나 홍씨는 홀로 두 아들을 키우며 살아갑니다. 

 

 

 

이별 후 그들은 서신을 주고받으며 연락을 했지만 1963년 연락을 끝으로 더 이상 소식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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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1989년 그녀는 친구들로부터 남편이 북한에서 과학자로 살아가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됩니다!

남편과의 재회를 위해 한국 중앙일보사에 연락을 하기도 했지만,

북한에 있는 남편과의 만남이 성사되기에는 여러 가지로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독일 언론에 그녀의 사연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독일 정부, 독일 적십자 등이

독일과 북한의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했고,  2008년 7월 평양에서 무려 47년 만에 남편과 다시 만나게 됩니다!

 

 

 

재회의 기쁨도 잠시, 아내와 자식들을 다시 만날 날만을 기다리던 홍옥근씨는 2012년 9월 4일 생을 마감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그녀는 이제 나이 지긋한 할머니가 되었고

 

 

아들도 중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故 홍옥근씨를 그리워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독일-북한의 이산가족 이야기, 이들만의 사연이 아닙니다."

 

 

영화에는 레테나 홍-故 홍옥근 부부 말고도 두 가족의 이야기가 더 소개되며,

이외 비슷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 나옵니다.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동독 여성-북한 유학생 부부는 수십 쌍이 넘게 존재한다고 하는데요.

 

 

이별의 아픔을 간직한 당사자들과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없는 자녀들은

함께 모여 각자의 사연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리움을 달래고 있습니다.

함께 평양을 여행을 가서 직접 만나보지 못한 아버지의 삶의 자취를 그려보기도 했습니다.

 

 

 "2015년 현재의 시점에서 이산의 아픔을 말합니다."

 

 

조성형 감독은 무려 6년 동안이나 독일-북한 가족들의 곁에서 이들의 사연을 담아냈습니다.

 

 

조 감독은 "영화에 나온 분들도 (한국사람처럼)이산가족의 아픔을 평생 가지고 사셨던 분들이에요.

그래서 저는 한국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꼈고 또 이분들 생애에서

한국 사람이 무언가 좋은 일을 해주면 좋지 않을까 해서… (영화를 만들게 되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레테나 홍은 "이미 잘 알고 있는 이야기인데도 완성된 영화를 보니

여러 장면에서 또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것을 떨칠 수 없었어요."라고 전했습니다.

 

 

영화를 본 관객 요한나 가세는 "당사자들과 개인적으로 관계가 없고 이 일과 전혀 관계가 없는

정치적인 힘을 가진 자들이 어떤 결정을 내린다는 것을 정말 잘못된 일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냉전과 분단으로 인한 비극..."

 1952년부터 북한은 동독으로 학생들을 유학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동독의 북한 학생 교육은 '사회주의 국제연대'의 일환이었습니다. 북한뿐 아니라 중국, 베트남 등에서도 동독으로 학생들을 보냈습니다. 동독이 이토록 북한 학생들의 교육을 지원해준 것은 당시 '반미'의 모범이던 북한에 지원을 하며 국제적인 위상을 높이려고 한 것 이었습니다.

 동독으로 보내진 북한 유학생들에게 자유는 없었습니다. 지시한 전공을 공부해야 했으며, 성취도와 생활 모습에 따라 당에게 혼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1953년에 동독에서 공산주의 체제에 저항하는 시위 열렸습니다. 이후 1956년에 북한 유학생이 서독으로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이후 1961년까지 총 20명의 북한 유학생이 서독으로 도주했습니다.

 1960년이 지나서 북한은 동유럽과 소련의 수정주의 이데올로기를 막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1963년부터는 동독의 부인과 북한의 남편 사이의 편지를 비롯한 일체의 연락을 금지시켰습니다. 그렇게 이산가족들이 생겨났고 레테나 홍 처럼 남편과 이별하고 홀로 자녀를 기르며 살아가는 여성들이 늘었습니다.

 이는 냉전과 분단으로 인한 비극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부부의 인연과 부모 자식 간의 천륜을 끊어 놓은 냉전의 칼날은 잔인하고 무심했습니다. 동독-북한의 이산가족 문제는 공통적으로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국가 사이에서 벌어진 아픔이기에 그 슬픔이 더욱 깊게 느껴집니다.

 얼마 전 이산가족 상봉이 확정되었다는 기사에 달린 일부 댓글들이 저의 마음을 찔렀습니다. "이산가족 상봉을 해서 얻는 것이 없다.", "이산가족에게는 미안하지만 우리는 아쉬울 것이 없다."는 내용의 댓글들을 다수 발견 할 수 있었습니다. 이산가족의 고령화가 계속되어 현재 42.3%가 80~89세인 상황입니다. 그런데 힘겹게 성사된 이산가족 상봉의 기회는 불투명하고, 국민들의 관심과 분위기도 시들해져만 갑니다.

  지난 며칠, 우리민족의 대명절인 추석 동안 우리는 가족들과의 만남, 이야기, 웃음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마음을 졸이며 북쪽에 있는 가족을 그리워하고 있을 이산가족들도, 우리가 누린 행복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 참고 자료

- 글 : <사랑, 약혼, 이별(Verliebt, Verlobt und Verloren)> 작품 소개 사이트(http://www.verliebtverlobtverloren.de/#film

YTN 글로벌 코리안 (http://tvcast.naver.com/v/520596) /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 이산가족 등록현황(~'15.8.31)

[온에어 추석특집 카드뉴스]추석 연휴 속 그림자#2 - 이산가족

[한겨레21] 이동기의 현대사 스틸컷, "북한 남편을 47년간 기다린 동독 할머니, 이들뿐이 아니었다."

- 사진 : <사랑, 약혼, 이별(Verliebt, Verlobt und Verloren)> 작품 소개 사이트(http://www.verliebtverlobtverloren.de/#film

YTN 글로벌 코리안 (http://tvcast.naver.com/v/520596)

[다큐클래식] 레나테 홍 할머니의 망부가-다시 봅시다 (https://www.youtube.com/watch?v=tEAAPl6CDU8#t=540)

[한겨레21] 이동기의 현대사 스틸컷, "북한 남편을 47년간 기다린 동독 할머니, 이들뿐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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