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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로 가는 길

독일의 월드컵우승 역사와 브라질월드컵 우승의 의미

독일 월드컵 우승 통일


 4년마다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는 전 지구인들의 축제인 월드컵!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이 지난 7월 14일(한국시간), 독일대표팀이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를 꺾고 4번째 우승컵을 조국의 품에 안기며 끝났습니다. 독일의 월드컵 4회 우승은 브라질의 5회 우승 다음가는 대단한 기록입니다. 그러나 이전에 독일이 기록한 3번의 우승은 독일이 동-서로 분단되어 있던 시절, 서독이 이룬 우승이라는 것을 아십니까? 

그래서 독일의 이번 우승은 통일 이후 이룩한 첫 우승이라는 점에서 더욱 더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서독의 월드컵 첫 우승부터 2014년 브라질월드컵 통일독일의 우승까지 그 기록을 되짚어보았습니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서독의 월드컵 첫 우승

 

1954년 스위스 월드컵

▲ 1954년 스위스 월드컵 결승전에서 격돌한 서독과 헝가리

 1954년 대회에 출전한 서독에게 아직 국제 무대는 낯설었습니다. 세계 2차 대전에서 패배한지 불과 9년, 패전의 여파로 동독과 서독으로 분단된지 5년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당시 조별리그 2조에 배정받은 서독은 1차전에서 터키를 4대1 완파하며 기분좋은 출발을 하지만 사흘 뒤, 당시 세계 최강 헝가리에게 3대8 으로 완패를 당합니다. 그러나 터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7대2로 다시 한번 터키를 완파하며 8강 진출에 성공합니다. 

이후 제네바에서 열린 8강전, 서독은 유고슬라비아와의 일전에서 2대0으로 승리하며 4강에 안착합니다. 막스 모를로크, 헬무트 란 등 골잡이들을 앞세워 예선전부터 거침없는 골잔치를 벌인 서독은 바젤에서 열린 4강전에서 오스트리아마저 6대1로 대파하며 사상 첫 결승 진출에 성공합니다. 당시 서독의 결승 상대는 예선에서 서독을 8대3으로 무릎 꿇린, 이전까지 32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온 '무적의 마자르 군단' 헝가리였습니다. 그러나 독일은 2골을 먼저 내주고도 침착하게 2골을 넣으며 2대2 동점을 만들었고, 이후 경기 종료 6분 전 헬무트 란의 결승골로 3대2로 헝가리를 꺾으며 우승을 거머쥡니다.

 당시 서독 국민들은 전쟁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패전으로 인한 상실감과 무력감, 분단으로 인한 좌절감과 슬픔으로 서독의 분위기는 아직 무겁기만 했습니다. 그러나 조국이 패전 이후 국제 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이뤄내며 국민들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안겨주었으며 국가 분위기 전환에도 큰 역할을 했을 만큼 서독의 월드컵 첫 우승은 독일 현대사에 큰 한 획을 긋는 대사건이었습니다. 


2  1974년 서독 월드컵. 서독의 월드컵 두 번째 우승

1974년 서독 월드컵

▲ 1974년 서독 월드컵에서 우승한 뒤 우승컵을 거머쥐고 환호하는 독일 대표팀

 1974년 대회는 서독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서독은 본선 1라운드에서 1조에 배정되었고 동독, 칠레, 호주와 한 조에 편성되었습니다. 1차전에서 칠레를 1대0, 2차전에서 호주를 3대0으로 가볍게 꺾으며 다음 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은 서독은 마지막 경기에서 첨예하게 이념 대립 중이던 동독과 맞붙게 됩니다. 분단된 두 국가 간의 경기라는 점에서 큰 상징성을 갖는 이 경기에서 서독은 동독에게 0대1로 패배합니다. 

이후, 본선 2라운드에서 2조에 편성된 서독은 유고슬라비아를 2대0, 북유럽의 강호 스웨덴을 4대2 그리고 이변의 주인공 폴란드를 1대0으로 꺾으며 3연승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본선 2라운드 조1위 자격으로 결승전에 진출한 개최국 서독은 당시 '요한 크루이프'와 '토탈 사커'를 내세워 세계 정상급 전력을 자랑하는 네덜란드와 맞붙게 됩니다. 경기 시작 1분이 지난 무렵 패널티킥 선제골을 허용하며 흔들리던 서독은 이후 브라이트너의 동점골과 전반 종료 직전 게르트 뮐러의 결승골에 힘입어 네덜란드를 2대1로 꺾고 20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데 성공합니다.

 당시의 서독은 첫 월드컵 우승을 했던 1954년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라인 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제 성장을 통해 세계적인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했고 동독을 멀찌감치 앞서 나가며 이념 전쟁에서도 승기를 잡은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EC(유럽공동체)를 이끄는 서유럽의 강자로 국제적 위상이 한껏 높아져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2년 전에 뮌헨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서독의 분위기는 상당히 자신감에 차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거둔 우승은 서독 국민들에게 자긍심과 자신감을 고취시켰으며 이는 당시 서독의 상승세를 잘 보여주는 사건이었습니다.


3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서독의 월드컵 세 번째 우승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 아르헨티나와의 전에서 맞붙은 서독 대표팀결승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은 '서독'이 출전한 마지막 국제대회입니다. 그 해 10월3일 동독과 서독이 독일연방공화국으로 통일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대회에서 서독은 유고슬라비아와 콜롬비아 그리고 UAE와 조별리그 D조에서 만났습니다. 서독은 유고슬라비아를 4대1, UAE를 5대1로 대파하였고 콜롬비아와 1대1로 비기며 2승1무로 16강에 손쉽게 진출합니다. 로타어 마테우스와 위르겐 클린스만 등 걸출한 선수들이 이끄는 서독은 16강에서 네덜란드를 2대1, 8강전에서 체코를 1대0으로 꺾으며 4강에 안착합니다. 

4강에서는 잉글랜드를 만나 1대1로 맞서며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부차기에서 4대3으로 꺾고 3대회 연속 결승 진출이라는 대업을 달성합니다. 이후 로마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서독은 후반 40분 안드레아스 브레메의 결승골 덕분에 아르헨티나를 1대0으로 꺾고 3번째 우승을 달성합니다.

 1990년은 서독을 비롯하여 독일 국민들에게 여러모로 특별한 해입니다. 서독은 자신들의 마지막 국제대회 출전에서 3번째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하였고, 1989년 11월 3일 동-서 냉전의 상징이던 베를ㅊ린 장벽의 붕괴 이후 가속화된 동-서독 통합이 1990년 10월 3일 독일연방공화국 수립으로 성과를 맺었기 때문입니다. 독일 국민들에게 1990년 월드컵 서독의 우승은 2차 세계대전 패전의 책임으로 분단된 동독과 서독의 41년만의 통일을 축하하는 거대한 축포가 아니었을까요?


4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독일'의 네 번째 우승 그리고 '통일독일'의 첫 번째 우승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월드컵 우승컵을 쥐고 우승을 자축하는 독일대표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독일연방공화국' 대표팀 즉 통일 독일 대표팀은 첫 우승을 기록합니다. 조별리그 G조에서 가나와 미국 그리고 포르투갈과 격돌하게 된 독일은 포르투칼을 4대0, 가나와는 2대2 그리고 미국에는 1대0 승리를 거두며 2승 1무의 성적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합니다. 16강에서 북아프리카의 강호 알제리와의 접전 끝에 2대1 승리를 거두며 8강에 진출했으며 8강에서 '뢰블레 군단' 프랑스를 1대0으로 꺾으며 4연속 4강 진출을 달성합니다. 4강전은 독일의 탄탄한 조직력과 막강 화력을 유감없이 뽐낸 경기로, 12년만의 우승을 노리던 개최국 브라질을 7대1로 완파하며 결승 진출에 성공합니다. 결승 상대는 1990년 월드컵에서 독일에 0대1로 무릎 꿇으며 준우승에 그친 아르헨티나였습니다. 리오넬 메시를 앞세운 아르헨티나는 28년만의 우승에 도전하였으나 연장 후반, 마리오 괴체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24년 전과 마찬가지로 0대1 패배를 기록하였고 독일은 네 번째 우승컵을 거머쥐는데 성공합니다.

 동-서독 대표팀이 독일 대표팀으로 통합된 이후, 94년 월드컵과 98년 월드컵에서 연속으로 4강 진출에 실패하며 주춤하지만, 21세기 들어 루디 푈러, 위르겐 클린스만, 요하임 뢰프로 이어지는 명감독들이 이끌며 독일대표팀은 국제무대에서 예전 서독 대표팀의 위용을 되찾는데 성공합니다. 더군다나 동독 출신은 물론이고 폴란드, 터키 등 외국 이민자 2세 등으로 이루어진 독일 대표팀은 그 어느 나라보다 탄탄하고 끈끈한 조직력을 선보이며 독일의 4번째 우승이자 통일 독일의 첫번째 우승을 달성하였습니다.


   남북단일팀이 월드컵에 함께 서는 날을 꿈꾸며

▲ 남북단일팀 출전시 사용되는 한반도기

 독일의 월드컵 우승은 공교롭게도 독일의 국운 상승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습니다. 독일의 첫 우승은 '라인 강의 기적'의 신호탄으로 상징되며 두 번째 우승을 이룬 이듬해인 75년에 서독은 G6의 일원이 됩니다. 세 번째 우승을 한 1990년은 독일이 통일을 이룬 역사적인 해이며 2014년 현재 독일은 경제위기를 굳건히 버텨낸 EU의 지도자 국가로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독일이 그랬듯이 남북한도 빠른 시일 내에 통일을 이루어 통일 한국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고 남북단일팀을 구성하는 날이 다가올 것입니다. 통일 이후 빠르게 비상하는 통일 한국에서 남북단일팀이 월드컵에서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두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게 될 미래가 정말로 기대됩니다. 지금까지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7기 최대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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