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함께하는 희망 내일, 2014 북한이탈주민 취업박람회의 현장 속으로!

 

 5월 14일, 통일부가 주최하고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남북하나재단)이 주관하는 북한이탈주민 취업박람회가 대구 엑스코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박람회는 북한이탈주민의 성공적인 취업과 안정적인 지역정착을 위해 대구경북 지역 30여 개 기업이 참여했으며 대구경북 지역에 거주하는 북한이탈주민들이 박람회장을 찾아 일자리를 찾고, 현장 면접도 함께 보기도 했습니다. 특히 본 박람회는 통일부가 주최하고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경찰청, 중소기업청 등 다양한 정부기관이 참여하여 기업과 탈북민 간의 연계를 높일 수 있도록 협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북한이탈주민이 취업하기를 원하는 기업체 상담과 면접이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이력서 사진촬영과 인화코너, 정보검색코너를 마련하여 탈북민의 취업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또한 네일아트와 메이크업 시연 등 취업관련 부대행사를 통해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 박람회가 열린 엑스코 전경▲ 박람회 입구 ▲ 이력서를 쓰는 사람들

 ▲ 참가기업 채용정보▲ 각 기업의 부스들▲ 채용정보를 살피는 사람들▲ 정보검색코너와 부대행사


이날 참가한 북한이탈주민들은 그동안 어려웠던 취업의 꿈을 이루려는 열의와 우리나라의 취업 시장의 방향을 알고 싶다는 열정으로 가득 찬 모습이었고, 기업 측 채용담당자들 역시 좋은 인재를 기다리는 기대에 찬 눈빛이었습니다. 저는 박람회에 참가한 북한이탈주민과 기업채용담당자, 그리고 주최 측인 통일부 담당 사무관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지금부터 그 내용을 소개하겠습니다!


 

 -북한이탈주민 순희, 현숙, 혜란 씨-

Q. 한국, 대구에 정착하시게 된지 얼마나 되셨고, 어떤 계기로 박람회에 참가하시게 되었나요?

 제 고향은 자강도 희천이고 2011년에 대한민국에 오게 되었으니 이곳에 정착하게 된지 햇수로 3년째 접어들고 있네요. 평소에 취업 정보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마침 하나센터에서 취업 박람회가 열린다는 연락이 왔고, 오늘 박람회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한국에 온지 벌써 10년차 되었습니다. 함경북도 회령에서 왔고요. 저는 한국 사회의 기업 문화나 고용제도에 대해 알고 싶어서 이번 박람회에 참가하게 되었어요.

 저는 여기에 정착하게 된지 8년이 되었습니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서 이 기회에 좋은 일자리를 찾고 싶다는 생각에 이렇게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그 동안의 구직 경험이나 취업 경험과 현재 종사하는 직업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취업 경험은 많죠. 생산직에서도 많이 근무했었고, 의류나 음식 관련 서비스업종에도 종사했었습니다. 지금은 대학교를 다니면서 공부하고 있어요. 열심히 공부해서 좀 더 좋은 곳에 취직도 하고 이곳 생활에 잘 정착해나가야겠지요.

 되는대로 일을 했어요. 식당 보조 일도 많이 했고, 생산직 일도 해봤지요. 어떤 직종이어도 괜찮으니 이번 박람회에서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저 같은 경우는 38살에 하나원을 졸업했어요. 늦었다면 늦은 나이죠. 그래서 5년 안에 내 이름을 건 식당을 차리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하고 사회로 나오게 되었어요. 처음으로 하게 된 일은 한 식당에서 주방보조로서의 일이었어요. 그런데 탈북자여서 세상물정을 모른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처음 나온 월급이 일하기 전에 합의를 봤던 금액과는 30만 원 가량 차이가 나더라고요. 참 서럽고 속상했습니다. 그렇게 여러 식당을 다니면서 일을 했어요. 그런데 열심히 사니까 정말 기회가 오더라고요(웃음) 우연한 기회로 한국에 온지 4년 만에 음식점을 차리게 된 것입니다. 물론 처음에는 빚 감당이 안돼서 너무 힘들었지만 저 나름대로의 서비스 개발에 힘쓴 결과, 3달도 안돼서 그 빚을 다 갚게 되었어요. 지금은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안될 만큼 인기 있는 음식점이 되었답니다.


Q. 북한이탈주민이 한국에 정착하기에 힘든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문화적 차이가 참 많아요. 예를 들면 북한은 고유어를 사용하는데, 대한민국은 외래어를 너무 많이 쓴다는 점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많죠. 또 외래어도 참 비슷하게 느껴지는 단어들이 많더라고요.(웃음) 한 예로 앵글(angle)과 앵클(ankle)이랄까요. 그래서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메모할 수 있도록 항상 수첩을 가지고 다녀요. 그 문제 말고도 명절이나 생일날이 되면 가족이나 친지도 없이 혼자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서럽고 쓸쓸해요. 그렇지만 지금은 대구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가고 싶지 않네요. 제2의 고향이 되었어요.(웃음)

 저는 딱히 힘든 점은 없었어요. 그냥 지금의 생활이 다 좋아요.

 저는 온 지가 10년이 다 되어가니까 이제는 음식이 입에 맞는데, 처음에 이곳에 와서는 음식이 적응이 안 되어서 고생 했어요. 음식에 뿌리는 소스들과 조미료, 음식에 많이 얹어먹는 치즈 등 입에 맞지 않는 음식들이 어찌나 많던지요. 그런데 지금은 정말 맛있어요(웃음)


Q. 북한이탈주민들의 취업활동의 개선을 위해 어떤 점이 변화되어야 한다고 보시나요?

 저는 우리 탈북민의 의식이 변화되어야할 것 같아요. 아무래도 탈북민이다보니 취업에서의 혜택이 좀 더 주어지기도 하는데, 이것만을 이용, 의존하고 노력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렇다보니 한 직종에 끈기 있게 일하는 사람도 드물죠. 대한민국 사람들을 보면, 한 분야에서 끈기 있게 일해서 그 분야에서 전문적인 달인이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 점이 항상 아쉽더라고요.

 저는 순희씨 의견과는 반대되는 의견이에요. 우선 지적한 점은 탈북민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에요. 개인의 성격차이일 뿐이죠. 다만 북한에서 왔기 때문에 그 점이 두드러지게 보일 뿐이에요. 선입관이 문제인거죠. 저는 오히려 우리 북한이탈주민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하고 싶습니다. 같은 언어를 쓴다고는 하지만 타국이라면 타국인 곳에서 혼자서 살아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에요. 대한민국 국민들이 우리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선입관을 거두어주신다면, 탈북민도 사회의 일원으로서 당당히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취업활동의 개선 역시 이루어지겠지요.


Q. 앞으로의 계획과 끝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 있으신가요?

 우선 오늘 박람회에서 마음에 드는 좋은 일자리를 찾고 싶네요.

 우선 1년 계획은 열심히 공부해서 자격증도 따고, 좋은 일자리에 취업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10년 후에는 이름 석 자를 건 가게를 차리고, 15년 후에는 내 집 마련을 하는 것이 저의 최종적인 꿈이에요. 오늘 박람회에서는 취업 동향이나 전망과 같은 정보들을 많이 얻어 가야겠습니다.

 


 

-통일부 통일정책실 정착지원과 김창수 사무관-

▲ 통일부 통일정책실 정착지원과 김창수사무관

Q. 어떤 계기로 박람회를 주최하게 되었습니까?

A. 북한이탈주민들이 취업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고, 안정적으로 대한민국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거점 지역마다 주최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박람회는 특히 통일부가 주최하고 북한이탈주민의 취업과 관련된 다양한 정부기관이 후원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습니다.


Q. 주최기관의 담당자로서 북한이탈주민들의 취업활동을 살펴보았을 때 안타까웠던 점은 무엇입니까?

A. 북한이탈주민들은 대체로 열심히 일을 하지만, 열심히 일하는 것에 비해 장기근속율이 적은 편입니다. 그 점이 참 안타까웠는데, 앞으로 북한이탈주민들이 장기근속을 늘려나가게끔 신경을 써나갈 계획입니다.


Q. 박람회의 추진방향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우선 박람회를 시작하기 전, 이번 박람회의 목표인 북한이탈주민의 취업률 제고를 최우선으로 하여 사전 구인기업과 구직자를 조사하고 매칭상담을 실시하였습니다. 또한 사후관리를 위해 재단의 취업지원센터의 상담사와 북한이탈주민들을 연계할 예정이며, 취업박람회의 효과 제고를 위해 취업에 필요한 다양한 교육과 문화 활동 지원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예정입니다.  


Q. 박람회의 향후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A. 이번 대구박람회는 부산박람회(4.30)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된 행사였는데, 우리 통일부는 븍한이탈주민 취업박람회를 올해 전국적으로 4회 더 개최할 예정입니다. 7월 2일에는 대전충청지역 박람회가, 9월 24일에는 광주전라지역 박람회가, 10월 29일엔 서울지역 박람회가, 11월 19일에는 경기인천지역 박람회가 열릴 예정이니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주)삼성팩 인사 채용 담당자 형곤 씨, 새암누리 통일예술단 향숙 씨-

▲ (주)삼성팩 인사채용담당자 김형곤씨

Q. 어떤 계기로 이번 박람회에 참여하시게 되었나요?

 작년에 저희 공장에 북한이탈주민 한 분이 취업하셨는데, 그 분이 일을 참 잘하셨어요. 그래서 북한이탈주민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게 되었고, 직접 고용노동부를 찾아가 북한이탈주민을 좀 더 고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상담 받다가, 마침 대구에서 취업 박람회가 열린다는 말을 듣고 참석하게 되었지요.

 저희 단체는 취업을 못하는, 그렇지만 예술분야에 재능이 많은 북한이탈주민을 위해 만든 영남권 최초의 북한 예술단입니다. 취업하기 힘든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해 이번 박람회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아무래도 특수한 직업이다 보니 이 분야에 재능 있는 사람이 많이 지원해 주었으면 좋겠네요.


 

Q. 지금껏 취업시장에서 북한이탈주민들의 취직이 어떤 편이었나요?

 사실 저희 회사만 보더라도 북한이탈주민에 대해서는 잘 몰랐어요. 그런데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우연히 저희 공장에 들어오신 북한이탈주민 한 분이 일을 스스로 찾아서 하려고 하고, 동료 직원들과 융화도 잘 되시는 좋은 분이셔서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좋은 인식이 새롭게 생겼네요. 오늘 박람회를 통해서 그분처럼 좋은 분들이 더 저희 회사에 오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래도 대다수의 북한이탈주민이 전문 지식이나 기술이 없기 때문에 취업하기가 힘든 편이었지요. 그런 점에서 이렇게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취업박람회가 열렸다는 것에 대해 주최, 주관 측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 새암누리 통일예술단 채향숙씨

Q. 북한이탈주민 직원과 함께해서 인상 깊었던 일화나 상담 및 면접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가끔 나오는 북한 사투리가 참 재미있어요. 빨리 말씀하시면 못 알아들을 때가 종종 있기도 합니다. 그래도 같은 민족의 동질감을 느낄 수 있어 편하더라고요. 그나저나 오늘 박람회에서 남자 8분을 꼭 뽑아 회사로 데려가려했는데 생각보다 남자 분들이 잘 안보이시네요. 그렇다고 선발 인원을 남자 분들에 국한시키는 것은 아니고.(웃음) 오늘 상담을 하셨던 여자 분들도 좋으신 분이 많던데요?

 상담과 면접을 진행하면서 느낀 것은, 우리 북한이탈주민들은 일을 하고자하는 열망은 넘치지만 기술이 없다보니 다른 회사들에는 선뜻 도전하지 못하고, 그래서 저희 예술단에 ‘이 일이라도 해볼까?’ 하는 호기심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물론 무용이나 노래에 소질 있는 분들이 지원하는 경우도 많고 저희도 이 분들에 대해서는 눈여겨보고 있지만, 이 분들에 비해 호기심만으로 지원하는 사례가 더 많은 것 같다는 점이 안타깝네요.


Q. 귀사에서 원하는 북한 이탈주민의 인재상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그런 기준을 따로 만들어놓지는 않아요. 일에 대한 의욕이 있고, 성실히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가능합니다.

 물론 무용이나 노래의 기량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인성입니다. 저희는 예술로써 봉사하는 사람인데 인성을 갖추지 못한다면 좋은 예술을 만들어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요?

 회사 본사가 안성이라 경기지역에서 열리는 북한이탈주민 취업박람회에도 참석할 예정입니다. 여러 차례의 북한이탈주민 취업박람회를 통해서 저희 회사는 앞으로 꾸준히 북한이탈주민들을 채용하려 합니다.

 저희 예술단을 통해 대한민국 사회에 북한에 대해 알리고 싶다는 것이 첫 번째 계획이고, 예술단을 통해 북한이탈주민의 일자리를 해결하고 싶다는 것이 두 번째 계획입니다. 지금 저희는 북에서 못했던 하고 싶은 무용과 노래를 하고 있기에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저희와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이 상담과 면접을 받고 새암누리 통일예술단에 들어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첫 인터뷰라 긴장했지만 흔쾌히 답변해주신 여섯 분 덕분에 무사히, 재미있게 인터뷰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김순희 님, 최현숙 님, 박혜란 님, 김창수 님, 김형곤 님, 채향숙 님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 6명이 현장 취업이 되었고, 총 면접 인원 356명 중 128명이 면접에 합격했다고 합니다. 합격하신 모든 분들께 축하 인사를 드리며, 이를 계기로 북한이탈주민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점점 안정적인 정착을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앞으로 각 지역별로 4차례 더 이루어질 북한이탈주민 취업박람회에서도 좋은 소식이 이어지길 기대해봅니다.

 이상 제7기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서민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