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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로 가는 길

북한이탈주민, 이렇게 대해주세요

 

 

▲ 탈북 청소년과 '평화 줄넘기" - 한겨레

 

혹시 여러분은 한 번이라도 북한이탈주민을 만나본 적이 있으신가요?

 

 통일부 상생 기자단이란 이름을 달고 약 8개월이 넘는 시간을 활동하는 동안, 저는 북에서 온 학생들을 만날 기회가 몇 번 있었습니다. 무섭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던 북한이탈주민과의 첫 만남은 제게는 설명할 수 없는 강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TV에서만 접할 수 있던 북한 특유의 억양을 직접 듣게 되니 낯선 느낌부터 들더군요. 그리고 말투에서 느껴지는 딱딱한 분위기에 괜시리 겁을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총살', '김정일'과 같은 단어를 아무렇지 않게 웃으면서 말하고, '실제로 저런 일이 있었다고?'란 생각이 들 정도로 열악한 군대에서 10년간 복무 이야기 등.. 하나부터 열까지, 저에게는 낯설고 부담스러운 대화 주제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각자 살아온 방식과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대화 주제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처음 만난 사람일지라도 그렇게 낯설지는 않았습니다. 이제는 한 분, 두 분 만나오면서 그때의 두려움은 사라지고 익숙해졌지만 혹시라도 북한이탈주민을 만나게 될 여러분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북한이탈주민, 이렇게 대해주세요.>라는 주제로 이야기 나눠볼까 합니다.

 

* 이 내용은 탈북 청소년들을 가르치는 '한꿈학교'의 한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 탈북 청소년의 일반적 특성

 

- 이기적 본성

- 책임 회피 성향

- 결손 가정이 많음

- 학습의 공백기가 평균 10년 정도

- 연령대가 높은 편

- 감수성 풍부

- 낮은 자존감

- 도움에 의한 스트레스

- 남한 사람들과의 부적응

- 문화적, 경제적, 교육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

   우리가 당연하다 여기는 것들을 누리고 살아본 적이 없음

 

 탈북 청소년들은 어릴 때부터 생존을 위해 살아왔기 때문에 이기적 본성이 강하다고 합니다. 가정안에서 특정한 지위를 갖는 여러분들에 비해 혼자 생활한 시간이 많아 책임감이 부족한 경우도 많습니다. 의료 환경도 낮고 남자들은 노역에 끌려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버지 부재 가정이 80% 이상이며 북한이탈주민이 된 이후에도 부모님이 병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들은 북한에서 제대로 학업을 마치지 못했기 때문에 대부분은 초, 중학교를 다니지 못하였으며 18살이지만 기본적인 맞춤법이나 계산 등이 초등학생 수준인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생각해볼까요? 현재 여러분들이 겪고 있는 나름의 학업적 고충은 무엇일까요? 바로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영어공부를 하였지만 막상 외국인 앞에 서면 작아지고 자신감이 없어지는 것일텐데요. 탈북 청소년도 똑같습니다. 북한이탈주민이라고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이나,  문화적 이질감 때문에 이 사회에서 어울리지 못한다고 하는데요. 만나는 사람들마다 '잘 적응하고 있는지', ' 자본주의 사회는...' 혹은 '힘내라..' 등의 말만 하다보니 좀처럼 이 사회와의 거리를 좁히는 것에 큰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탈북 청소년들은 어릴 때부터 산과 들을 접하며 살았기에 도시에서만 자란 이 곳 학생들에 비해 문학적 소양이 풍부하다고 합니다.

 그들은 '압록강만 건너오면 천국이 기다리고 있겠지'라는 희망 하나로 이 땅을 찾아온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천국'이란 생각만으로 도착한 이 사회에선 의지할 벗 하나 없이 자신을 이방인으로만 바라보는 사람들로 인하여 황량함만 남았다고 하네요.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는 어린 아이라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해가 더해갈수록 북한이탈주민의 수는 증가할텐데 그들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조차 하고 있지 않는다면, 통일의 문은 결코 열리지 않겠지요. 첫 만남은 누구나 어색하겠지만 나와 다른 억양, 다른 추억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동등한 입장으로 북한이탈주민을 바라보는 자세를 가져 보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