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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남북한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의 동화는 어떤 점이 다를까?

남북이 분단된 지 60여년이 훨씬 넘어간 지금까지, 남과 북은 서로 다른 이념과 제도의 차이로 말미암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이질감이 심화되어왔습니다. 특히 인간의 내면세계를 의도적으로 변화시키는 교육에 있어서도 남과 북은 서로 다른 이념 체계로 인하여 사회 구성원들의 가치관과 의식까지도 변화시켜 남과 북의 이질성은 더욱 더 심화되어온 것 같습니다. 하지만 2000년 6월 15일 역사적인 남북공동성명을 발표한 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지금까지 활발한 교류도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시대적 조류에 부응하여 민족구성원들이 한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시키는 일에 앞장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오늘은 분단 고착이 가져온 남북한의 이질성을 극복하고 동질성을 회복하는 일의 하나로 국어과의 문학 영역 중에서 그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합니다. 사실 오늘의 주제를 ‘문학’으로 잡은 것은 여러 이유가 있기 때문인데요. 첫 번째 이유는 현재 제가 대학에서 국어국문학과를 전공하고 있기 때문에 문학에 깊은 관심이 있기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문학이 본질적으로 인간을 연구하고 참된 인간성을 회복하는 데 주력하는 창작 예술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남북한 문학의 비교 분석을 통하여 한민족이 지금까지 보였던 상호 불신을 지양하고 서로에게 신뢰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도 의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남북한 초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동화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살펴보고자 하는데요. 제 생각에, 남북한 동화가 어떤 특징을 가지며, 동화를 구성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인 주제, 소재, 인물 유형 등이 어떤 유사점과 차이점이 있는지를 비교해본다면, 남북한 동화가 상호 보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통일에 대비한 동화 교육의 기초 자료로도 활용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우선, 남북한 초등학교 교과서의 동화를 비교해보기 전에 먼저 현행 남북한의 교육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이 자료는 교육과학사에서 나온 ‘초등 국어과 교육론’이라는 책에서 얻게 되었는데요. 남한의 제7차 국어과 교육과정은 국어과의 성격을 ‘한국인의 삶이 배어 있는 국어를 창의적으로 사용하는 능력과 태도를 길러, 정보사회에서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국어 생활을 영위하고, 미래 지향적인 민족의식과 건전한 국민 정서를 함양하며, 국어 발전과 국어 문화 창달에 이바지하려는 뜻을 세우기 위한 교과’로 규정한 반면, 북한 국어 교육의 성격은 ‘김일성의 언어사상, 문예사상으로부터 출발해서 언어교육을 강화하며 문화 예술을 혁명과 건설에 적극 동원할 것에 대한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관철하는데 이바지하는 학과목’으로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남북한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전래, 창작 동화들은 결국 근본적인 교육과정의 차이점에서 출발했음을 알 수 있는데요. 이러한 점을 참고하면서 동화 작품들을 주제별, 주요 등장인물별로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글을 쓰기에 앞서, 강남대학교 교육대학원에 재학하였던 이동백씨의 논문과 교육도서출판사에서 나온 ‘인민학교 1학년~4학년 국어교과서’와 교육부 자료실에 있는 ‘초등학교 1학년~6학년 1학기 국어 교사용 지도서’가 많은 도움이 되었음을 밝힙니다. 그 밖에 을유문화사에서 나온 ‘북한의 문학’이라는 책도 참고자료로 활용하였습니다.

우선 전래동화를 주제면에서 살펴보았을 때, 남한은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가치인 ‘권선징악과 충효, 보은, 조상의 해학과 슬기’가 담긴 작품이 전체 작품에서 69.23%(18편)을 차지하였고, 북한의 전래동화는 ‘자주정신과 자위정신’을 강조하고, 구성원들간의 상호 ‘우정과 우애’를 강조한 작품이 55.55%(5편)로 주류를 이루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주요 등장 인물면에서는 남한의 작품 중 ‘사람’이 69.23%(18편)로 가장 많았고, 북한의 작품에서는 ‘사람’과 ‘동물’이 각각 44.45%(5편)로 가장 많았습니다. 하지만 조사하는 과정에서 의외의 점을 발견하기도 했는데요. 북한의 인민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전래동화 중에서는 주제에 빗대어 내면적으로라도 사회주의 찬양과 김일성 부자 찬양 등 이데올로기적인 작품이 수록되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점을 보아, 민족의 동질성 회복에 있어서 전래동화의 앞으로의 역할에 대해 큰 기대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전래동화를 이어 남북한의 창작동화를 살펴보았는데요. 우선 남한의 창작동화 81편 중 주제별로 분석을 해보았을 때, ‘우정과 우애’를 주제로 한 작품이 18.52%(15편)로 가장 많았고, ‘자기 발전’이 17.28%(14편), ‘효, 경, 가족애’가 13.58%(11편), ‘행복’이 12.34%(10편)로 우리 전통사회의 가치 윤리인 ‘효, 경, 애’를 바탕으로 이웃을 사랑하고, 자기 발전 속에서 개인의 삶의 행복을 추구하는 주제를 담은 작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반면에 북한의 창작동화 36편 중 ‘반미, 반제국주의’, ‘사회주의 찬양, 김정일 찬양’ 등 이념적인 요소를 지닌 작품이 17편(42.22%)을 차지하고 있어서, 이 사실을 통해 남북한의 동질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 부분이 특별히 개선되고 극복되어야 한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주요 등장인물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남한의 창작동화 중 가장 많이 나타나는 주요 인물은 ‘사람’이 42편(51.85%), ‘동물’이 23편(23.40%)으로 나타났으며, 북한의 창작동화도 남한과 같이 ‘사람’이 20편(55.55%), ‘동물’이 14편(38.89%)으로 남한과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다만, 남한이 ‘무생물’이 9편(11.11%), ‘초현실적 존재’가 5편(6.17%)으로 나타난 반면, 북한은 ‘초현실적 존재’가 1편(2.78%), ‘무생물’은 1편도 수록되지 않아 남한이 현실적인 등장인물과 아울러 비현실적인 등장인물도 많이 등장시키고 있음을 알 수가 있었고, 상대적으로 북한은 비현실적 작품 수록에는 관심이 적음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현행 남북한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동화를 비교하며 이야기를 해보았는데요. 제가 이 기사를 쓰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그동안 남북 분단으로 말미암아 정치, 경제, 사회, 문화면에서 이질감이 심화되어 왔지만, 이러한 시대적 조류에 부응하여 우리의 교육도 이질감을 해소하고, 동질성을 회복하는데 해결점과 모색 점을 찾아야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동화는 지식 습득을 목적으로 읽혀지는 것이 아니라, 아동들에게 마음껏 꿈과 상상의 날개를 펼 수 있도록 마련된 장르인데요. 이런 면에서 앞으로 동화 문학을 중심으로 한 남북한의 통합된 국어과 교육과정을 마련한다는 것은 우리 민족의 동질성 회복과 이데올로기의 극복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오늘도 통일된 우리 남북의 모습을 상상해보며, 남북한의 통합된 문학을 기대해봅니다!


<참고>
-초등학교 1학년~6학년 1학기 국어 교사용 지도서: 교육부 자료실
-인민학교 1학년~4학년 국어교과서: 교육도서출판사
-북한의 문학: 을유문화사
-남북한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동화 연구: 이동백, 강남대학교 교육대학원 논문

<사진>
-통일교육원(http://www.uniedu.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