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2013년 북한은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2013 북한 신년사 분석

남북공동선언을 존중하고 이행하는것은 남북관계를 전진시키고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근본전제
모든 경제 사업은 생산을 적극 늘리며, 인민 생활을 안정ㆍ향상시켜야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조선중앙TV를 통해 신년사를 발표했습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육성을 통해 신년사를 밝힌 것은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기 전인 1994년 이후 19년만입니다. 그동안 북한은 조선노동당의 기관지인 '노동신문'과 군 기관지인 '조선인민군',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기관지인 '청년전위'를 통해  '신년공동사설'을 게재해 왔습니다. 이러한 발표는 김일성 주석의 행동을 모방하는 일련의 행동들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번 신년사는 조선중앙TV에 1월 1일 9시에 방영이 되었으며, 각 기관지에도 실리게 되었습니다. 2012년의 공동사설에서는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으로 인해 1면에 신년사설이 실리지 않았지만, 올 해에는 1면에 김정은의 사진과 함께 신년사 전문이 게재되었습니다.

  이번에 신년사에서는 남북관계의 증진을 위한 남북공동선언의 이행, 경제분야 상태 개선이 주요 골자입니다. 이번 신년사 발표는 예년에 비해 특별한 내용이 추가 되지 않았으나 몇가지 특징적인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① 2013년 신년사의 구성

  지난 2012년 신년공동사설은 김일성 사망 다음 해인 1995년 신년공동사설처럼, 김정일에 대한 애도와 함께 영도 업적을 언급하는 것으로 시작하였습니다. 그 후 김정은 중심의 결속을 강조하며 2011년을 평가하고 당해 과제 제시 순으로 구성하였습니다.

  2013년 신년사는 기존의 구조와 유사하되 김정은 제1위원장의 육성 발표를 고려하여 몇 가지 부분이 달라졌습니다.


구성

내용

특이사항 

인사말

인민군 장병 → 인민 → 동포형제

'그리운 동포 형제' 표현

2012년 평가·김정일 애도

2012년은 김일성ㆍ김정일의 업적의 결과

 

2012년 업적 나열

광명성 3호 발사 성공, 열병식 개최
자연재해 극복
희천 발전소·단천항 완공
평양시 정비, 교육제도 정비

김정일의 영도와 당/군/민의 노력의
업적이라 평가

김일성ㆍ김정일 계승 다짐

'사회주의강성국가', '강성국가' 건설

'선군' 표현의 제한적 사용

2013년 과제 제시

'경제강국 건설' - 로켓 발사 성공과 결부
 ▶ 석탄·금속 공업 강조
 ▶ 인민 경제 향상
 ▶ 농림축산업과 경공업에서 생산 강조
 ▶ 과학기술 발전
 ▶ 경제지도와 관리 개선

"우주를 정복한 그 정신, 그 기백으로 경제강국 건설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가자"

'정치ㆍ군사적위력' 강화
 ▶당과 인민의 혼연일체 강조
 ▶ 정치사상 강조
 ▶ 군력강화와 군기·국방공업 강화

과거 당의 영도를 중요시 하였으나
올해는 당과 인민의 관계 강조

 '사회주의문명국 건설'
 ▶ 문화분야 확충
 ▶ 평양시 개발
 ▶ 사업기풍 개선
 ▶ 당 조직 역할 강화
 ▶ 근로단체 활동 주문

예년과 유사

 '통일을 위한 남북관계 개선'
 ▶ "조국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야"
 ▶ 남북공동선언의 존중과 이행 촉구
 ▶ 세계 여러 국가들과 친선협조관계 확대

북핵 문제 및 북미 관계 언급 없음


② 어휘 빈도별 분석

  2012년 이전까지 강조되었던 '강성대국'에 대한 구호가 완전히 사라진 것이 특징입니다. 2010년 16회, 2011년 19회가 언급된 북한의 목표였던 '강성대국'이라는 용어는 2012년에 이르러 '강성부흥', '강성국가'라는 표현으로 대체되어 '강성대국' 이라는 용어는 5회 등장하였습니다. 그러나 2013년 김정은의 신년사에서 '강성대국'이 완전히 사라지고, 그 자리에 '강성국가'라는 표현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총 12회 언급된 '강성국가'는 '사회주의강성국가건설'의 용어와 함께 등장하였습니다.

  또한 '선군'이라는 용어가 17번 등장했지만 매우 제한적으로 사용되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김정일 시대에는 모든 면에서 선군의 용어와 함께 실질적인 행동을 요구했다면, 올해 신년사에서는 정치적 술어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군을 우선시 한다는 직접적인 언급 보다는 '선군의 길을 흐르게 하여야 한다', ''선군조선의 존엄을 세우자'는 등의 수준에서만 언급되었습니다. 이는 '선군'이라는 용어의 사용 비중 자체와 그에 담긴 의미 자체가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경제'가 24회 언급되면서 단일 주제로는 가장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특히 경제는 로켓 발사의 성공의 정신과 기술과 연관되어 여러차례 언급되었습니다.

  '통일'이라는 단어는 총 22번 언급되었습니다. 그 중 11회는 '조국통일'이라는 주제로 북한에서 주장하는 목표로 제시되었고, 나머지 11회가 남북관계가 언급된 부분에서 나왔습니다. 특히 '통일'의 단어가 언급될 때는 '자주'라는 단어가 많이 조합되는 경향성을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최근 3년에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로 보았을 때 유의미한 분석은 ① '강성대국'이라는 담론이 '강성국가'의 담론으로 변경되는 수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 ② 2013년에는 북한의 내부 경제를 되살리려는 북한 사회 각 분야의 동원이 예상 된다는 점 ③ 남한을 비롯한 세계 각국을 언급하면서 대외적인 행보를 할 개연성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③ 신년사 영상 분석

  이례적으로 TV방송을 통해 신년사를 밝힌 김정은은 김일성의 리더십을 따라하려는 경향성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김일성이 신년사를 할 때의 복장과 머리모양을 모방하고, 주변 배경도 유사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일성과 구별되는, 지난 해 4월 15일에 한 최초의 연설과 유사한 행동들을 보였습니다. 시종일관 고개를 숙이고 신년사를 낭독하는 자세와, 톤은 낮지만 다소 격앙되고 숨이 가빠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비언어적 행동에서는 몸을 숙였다 폈다하며 다소 불안해 보이는 행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연설 중간 중간에 노동당 청사가 자주 비춰지는 것으로 보아 김정은의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청사 안에서 했을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신년사는 노동당 깃발을 배경으로 노동당 마크가 새겨진 연단에서 행해졌으며 약 21분간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영상이 24군데서 조악하게 편집되는 모습을 보였으며, 중간에 삽입된 박수소리가 어색하게 들리는 등 기술적으로 낙후된 모습도 관찰되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신년사는 종래의 '신년공동사설'과 부각되는 특별한 내용은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 1위원장이 이례적인 연설을 통하여 남북화해와 통일에 대한 내용을 거듭 언급한 만큼 2013년에는 한반도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상으로 상생기자단 5기, 통일 소믈리에 정찬형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