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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로 가는 길

북한이탈주민 정착도우미 일일체험! : 새로운 세상에의 첫 발을 지켜보며

한국에 온 북한이탈주민, 그 이후는?

 

  북한이탈주민들은 한국으로 오자마자 우선 하나원에서 12주 간의 교육을 받는다. 하나원에서 교육을 수료하고 나면, 전국의 각 지역으로 거주지를 배정받아 살게 된다.(하나원 관련 기사 링크 - 「정준호가 떴다! 그가 하나원에 간 까닭은? <하나원 10주년 기념식>」http://blog.daum.net/mounification/8767499)

  하지만 북한이탈주민이 한국에서 산다는 것은 단순히 정부로부터 살 집과 생활비를 제공받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스스로의 생활을 일구면서 사회와 맞닥뜨리고 직접 부딪혀야 하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이전에 살아왔던 환경과는 너무나 다른 사회 환경에 적응하는 데서 많은 부담이 생기는 탓에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겪기도 한다.

  바로 이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것이다.

 

  부산의 몰운대사회복지관에서는 지역에 정착하는 북한이탈주민들에게 정착도우미 및 정주도우미 지원사업을 제공한다고 한다. 정착한 지 1년 미만의 북한이탈주민에게는 ‘정착도우미’ 서비스를, 1년 이상의 북한이탈주민에게는 ‘정주도우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지역 주민들이 직접 나서 북한이탈주민들에게 남한 생활 정착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일상생활 적응을 도우며 심리적 안정까지 지원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주도우미 활동을 상생기자단이 직접 일일체험 해 보았다. 

 

 

 

 

 

 

  마침 복지관에서는 전날 하나원에서 퇴소한 북한이탈주민 두 분의 신병인수를 받았다고 한다. 막 부산에 온 이들은 앞으로 살 집에 짐을 풀고, 당분간 초기 정착을 도울 정착도우미를 소개받았다고 한다. 오늘은 북한이탈주민 두 분에게는 부산에서의 둘째 날. 행정 업무를 처리하기로 되어 있다.

 

 

 

           오전 9:00 사하경찰서

 

  전날 신병인수를 받은 북한이탈주민들은 오늘 경찰서에서 상담을 받아야 했다. 1시간 정도면 끝날 줄 알았던 상담이 예상보다 꽤 오래 걸렸다. 오늘 도움을 받을 북한이탈주민들은 상담이 끝나고 나서야 만날 수 있었다. 임상현 씨(가명·43)와 김일우 씨(가명·37). 처음에는 꽤나 기자를 경계하는 것 같아보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기자와 친해지려 먼저 말을 걸기도 했다.

  ‘그런데 경찰서에서 왜 상담을 받지?’ 의아해하는 기자에게 담당자분은 북한이탈주민 두 분이 신변보호담당관으로 지정된 형사와 상담을 받았다고 말했다. 신변보호담당관은 앞으로도 신변보호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부터 취업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많은 도움을 준다고 한다. 누구나 형사라는 말을 들으면 으레 움츠러들기 마련인데, 신변보호담당관은 공적으로 정해진 임무보다는 담당 북한이탈주민들과 인간적으로 친하게 지내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연고 없는 낯선 땅에 처음 온 사람들에게 누군가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오전 11:00 동사무소

 

  근처 동사무소에서 두 분의 주민등록신고서를 작성하고 인감을 신청했다. 동사무소의 규모가 작아서 신청하는 즉시 주민등록번호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며칠을 꼬박 기다려야 한다. 주민등록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휴대전화를 만드는 등의 사소한 행정도 아직은 할 수가 없다. 다음 주 화요일에 주민등록번호가 발급되면, 그때서야 주택계약이나 수급자 신청 등의 행정을 할 수 있다.

 

  

 

 대한민국 주민으로 신고합니다!

 

 

 

 

           오후 12:00 점심 식사

 

  오전 내내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어느새 점심 시간이 되었다. 두 분의 입에 맞을 음식이 무엇일지 고민하다가 북한에서는 주로 무엇을 먹는지 물어보았다. 두 분은 북한에서는 옥수수빵, 강냉이 국수 등을 자주 먹었다며 북한에서의 음식을 추억했다.

  한국에서 생활하게 되는 북한이탈주민들은 특히 남한의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고생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북한의 음식에 비해 너무 달아서 먹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 날 저녁에 두 분을 위해 푸짐하게 준비해놓았는데, 김일우 씨(가명)는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서 부산에서 식사를 거의 하지 못했다고 한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다가 결국 근처 식당에서 냉면을 먹었다. 두 분 모두 면류를 무척이나 좋아한다며, 담당자분과 기자에게도 면을 좋아하는지 물었다. 냉면이 나오자, 다행히도 두 분은 입에 맞는다며 금세 한 그릇을 비웠다.

  마침 우리가 찾았던 냉면집에서는 전국 팔도에서 소문난 함흥냉면, 평양냉면, 진주냉면의 맛을 전부 조합한 냉면이라고 선전하고 있었다. 남한이나 북한이 음식이나 식성까지도 무척이나 다르지만, 이렇게 통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 12:40 다대포수산시장

 

  가전제품을 사러 가던 중에 길목에 위치한 다대포수산시장에 잠깐 들렀다. 수산시장을 구경할 겸 기분도 전환할 겸 다 같이 시장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생선을 판매하시는 아주머니들과 아저씨들이 생선 좀 사 가라며 억센 사투리로 여기저기서 우리들을 불렀다. 이렇게 활기차다 못해 정신없기까지 한 시장 풍경이 두 분에게는 무척이나 놀랍고도 흥미로운 것 같았다.

  수산시장 바로 옆에는 바닷가가 바로 붙어 있어 고깃배가 몇 척 묶여 있고 갈매기들이 날아다니는 게 보였다. 바닷가에서 두 분은 서로에게 장난도 치며 무척 즐거운 모습이었다.

  두 분 다 예전에 바닷가에서 살았다고 하면서, 그래서 특히 부산에 정감이 간다고 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었을 때 창으로 바닷바람이 들어오는 것이 너무나 좋았다고 했다. 낯선 곳에서의 첫날인데도 그 덕분에 불편한 느낌이 가셨던 모양이다.

  남과 북, 사실은 같은 땅과 같은 바다를 끼고 있는 하나의 나라인 셈이다.

 

 

 

 

 

넘치는 시장의 생동감! 활기찬 대한민국 삶의 현장!

 

 

 

 

 

 

 

             오후 1:00 가전제품매장

 

 가스레인지, 전자레인지 등은 하나원에서 나올 때 지급이 되었지만, TV, 냉장고, 에어컨 등의 가전 기구는 북한이탈주민들 스스로가 직접 고르고 장만해야 한다. 북한이탈주민 두 분은 처음 ‘자기 것’을 가진다는 생각에 들뜬 것 같아 보였다. 하지만 가진 돈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너무 비싼 가전제품은 살 수 없다. 두 분 역시 처음엔 화면도 크고 근사하게 생긴 신제품을 둘러보다가, 가격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다른 것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북한이탈주민들로서는 ‘소비’라는 것을 체험하는 기회이기도 한 것이다.

 두 분은 직원에게 많은 설명을 들으면서도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2명이 살면 냉장고가 어느 정도로 커야 할지, 큰 냉장고와 작은 냉장고에서 각각 전기세는 얼마나 나오는지 이것저것 물어보면서도 쉽게 이해가 잘 되지 않는지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앞으로는 스스로의 힘으로 살림을 꾸려야 하는데, 전기세며 각종 세금 제도가 복잡해서 이해하기 어려우니 무척이나 답답한 것 같았다.

 특히나 두 분은 휴대전화에 많은 관심과 궁금증을 보였다. 휴대전화를 싸게 구입하는 방법에 대해 아는 바를 몇 차례 설명해주었지만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두 분 역시 한국의 휴대전화는 요금제나 기기 보조금 등의 제도가 너무 복잡해서 이해하기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북한이탈주민들이 제도를 잘 알지 못한 채 쉽게 휴대전화를 장만하는 것을 염려해 하나원에서도 ‘공짜폰’을 주의하라며 단단히 당부를 했다는 것이다.

 초등학생들도 개인 휴대전화를 갖고 다니고 누구나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와 인터넷을 많이 접하는 요즘의 실정에 비춰보자면 너무나 낯선 모습이다. 그만큼 두 분이 이전에 살던 곳과 앞으로 살아야 하는 곳의 환경이 완전히 바뀌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모르는 것 투성이더라도 움츠러들지 않고 계속해서 남들에게 묻고 이해하며 받아들이려 애쓰는 두 분의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두 분은 이제 막 용감하고도 조심스러운 첫 발을 내딛은 셈이다.

 

 

 

 














어떤 냉장고를 살까
. 자본주의를 배워가는 중

 

 

취재를 마치며...

 

  두 분은 주말에는 직접 돌아다니며 동네 구경을 해볼 계획이라고 했다. 낯선 곳에서 새로운 삶을 완전히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까? 하지만 한 핏줄이라는 따뜻한 도움의 손길이 있는 한, 새로 터전을 잡은 이곳이 완전히 낯선 곳만은 아닐 것이다. 지금 두 분은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생활 방식을 열심히 배우고 익혀나가는 중이다.

 

 

  북한이탈주민이 한국에서 새롭게 삶을 사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 막연하게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착도우미 활동을 하면서 그들의 고충을 직접 눈으로 보아 알 수 있었다. 북한이탈주민들이 사소한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은 고충을 겪음을 새삼 알게 되었다.

  북한이탈주민정착도우미는 북한이탈주민이 앞으로 거주할 지역의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데 의의가 있다. 단순히 제도상의 겉보기용 정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사소한 일상까지 직접 도와줄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이탈주민들의 실제적인 생활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통일이 되었을 때 남한의 사람들과 북한의 사람들이 가장 많이 부딪히는 부분은 다른 무엇도 아닌 일상생활일 것이다. 그때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한 민족으로서의 우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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