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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기자단/쫑알쫑알 수다방

남과 북의 말, 通하였느냐


안녕하세요, 미국에서 소식전하는 상생기자단 4기 이지명입니다(^0^)/ 특파원이 된 것 같아 기분이 무척이나 새로운데요. 오늘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국경일인 '한글날'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2010년 여름날에 찍었던 사진이네요 @ 광화문 광장 :) 

 

 

광복 이후 국토가 분단되면서 남과 북은 서로 다른 이념과 정치체제를 가지게 되었는데요. 이러한 '이념의 차이'에서 온 '단절'은 역사와 뿌리를 함께하는 민족언어 이질화의 궁극적인 배경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남한은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북한은 사회주의 이념을 수용하여 각기 다른 세계관과 제도를 바탕으로 한 언어관을 견지하게 되었는데요. 북한은 유물론과 기능적 관점의 언어관을, 남한은 이성주의적 관점의 언어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에 북한은 '사회주의 건설과 혁명의 힘있는 무기'라는 그들의 말대로 언어를 의사소통의 도구로 보았으며, 남과 북은 서로 다른 언어 정책을 수립해 왔습니다. 




한은 사회주의 종주국인 소련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그들의 언어 이론과 언어관을 수용하였는데요. 그 바탕에서 사회주의 국가 건설에 필요한 새로운 언어를 만들고 기존의 어휘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였습니다. 사회주의 이념을 빠르고도 광범위하게 전파시키고 동시에 그 체제를 굳건히 다지기 위해 새로운 세계관을 반영하는 사회주의 용어가 필요했던 것이죠. 그리고 광복 이후에는 종주국이자 동맹국인 소련과 국으로부터 이념과 관련된 직접차용어와 번역차용어가 수입되었습니다. 

 

한편 한은 민족어의 보존과 개선이라는 관점에서 일재의 잔재를 청산하고 외국어나 비표준적인 말을 순화하여 보급하려는 것에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또한 미국을 비롯한 서구 자본주의 국가의 영향으로 영어 중심의 외국어와 외래어가 대량으로 들어와 쓰이게 되었는데요. 이는 제 2차 세계대전 이후의 냉전 구도로 재편된 세계 질서의 흐름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후의 독일의 경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남과 북은 독자적으로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 사용함으로써 언어적 차이는 더욱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언어를 생산하는 방식도 달랐습니다. 남한은 한자에 많이 의존하였고, 북은 순수 고유어에 의존하였는데요. 북한의 경우 정치, 군사, 과학, 기술 용어나 김일성 부자에 대한 충성심을 나타내는 말에는 한자어를 많이 썼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언어정책!

                 

 시기별로 어떻게 실시되었을까요?


 

북한은, 남한의 민간 주도형과는 달리 정부 주도형 언어정책을 실시하였는데요. 정치적, 혁명적 도구로써 언어 정책을 수립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 1기(1945~63년) : 언어 정책의 형성기 


이 시기의 언어 정책은 해방 후 민족의 역사적 현실에서 나온 자연스러운 사업으로 볼 수 있는데요. 소비에트 언어학의 도입과 인민경제 계획과 맞물려 민족어교육의 강화, 문맹퇴치, 한자폐지, 어휘정리 사업이 이루어진 시기로 조선어문연구회의 활동이 두드러지게 부각되었습니다. 북한의 언어학은 소비에트 언어학의 영향을 받기는 했으나 규범문법의 성향을 띤 전통적 연구방법을 유지하면서 독자적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즉, 주체적 언어사상이 단순 서구 언어관을 도입한 것이 아닌 북한의 실상에 따른 것임을 말해줍니다. 

 

제 2기(1964~83년) : 언어 정책 전개기


1950년대 도입한 김일성의 주체사상은 1960년대 후반기에 이르러서 전반적인 기반을 확립하였는데요. 바로 이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혁명전통의 계승은 주체적 언어발전을 가져오게 하였는데요. 북한은 1960년도 이후 김일성의 주체사상에 입각한 언어이론의 출발을 가시화하였습니다. 이 시기에는 고유어에 근거한 주체적인 언어, 그리고 사회주의 건설을 위한 힘있는 무기로서 활용될 수 있는 언어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 그 바탕을 견고히 다지는 시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 3기 (1984~94년) : 김정일 주체사상에 입각한 언어 정책 형성기


이 시기에서는 김정일의 언어 이론을 바탕으로 하는데요. 대체로 김일성의 주체사상 및 언어 정책을 계승하며, 특히 1960년 김정일 담화들을 당 기관지에 게재하고 다수의 북한 학자들이 그에 대해서 논문을 씀으로써 김일성의 뒤를 이어서 김정일 우상화 정책을 펼쳐나갔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제 4기 (1997~현재) : 김정일 주체사상에 입각한 언어 정책 전개기

 

제 4기인 현 시기는, 이전의 시기와 맥락을 같이 하고 있는데요.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결부시켜 그 민족적 특성을 보존하고, 민족의 자주 발전과 민족의 무궁한 번영을 추구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후계자 김정은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저작물들도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김정일의 '우리식 사회주의'를 바탕으로 언어정책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우리말과 북한말,

                    

  소리는 달라도 뜻은 하나 ?

  

우리말

북한말

우리말

북한말

돌연변이

갑작변이

괜찮다

일없다

반비례

거꿀비례

헤어드라이어

머리건조선풍기

거북이

거부기

연필심

연필알

다이빙

뛰어들기

노크

손기척

소프라노

녀성고음

권투글러브

주먹장갑

핸드백

손가방

라디오

라지오

아이스크림

얼음보숭이

도넛

가락지빵

박치기

골받이

대중가요

군중가요

뮤지컬

가무 이야기

문장

글토막

슬리퍼

끌신

모자이크

쪽무늬그림

버라이어티쇼

노래 묶음쇼

로션

기름 크림

각선미

다리매

블라우스

양복적삼

원피스

외동옷

투피스

동강옷

드라이클리닝

화학세탁

기성복

지은옷

엑세서리

치레거리

외출복

나들이옷

잡곡밥

얼럭밥

야간경기

등불경기

채소

남새

판정승

점수이김

레코드

소리판

연타

살짝공

개고기

단고기

오프사이드

공격어김

접영

나비헤엄

표준어

문화어

골키퍼

문지기

장인

가시 아버지

스파이크

순간타격

고뿌

작전타임

순간휴식

물구나무서기

거꾸로서기


 

우리속담

북한속담

빈 수레가 요란하다

물은 깊을수록 소리가 없다

갈수록 태산이다

갈수록 심산이다

작은 고추가 맵다

고추는 작아도 더 맵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젊어서 고생은 금 주고도 못 산다

 

 


通 했나요! 참 재미있는 표현들이 많죠? 하나씩 비교해가면서 몇 단어 정도는 익혀두면 어떨까요? 머지않아 쓸모가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 외래어의 경우에는 한글로 바뀌면서 조금 억지스러운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독창적이고 정겹기도 한 것 같습니다.   

 

남북한 언어 이질화 극복을 위한 노력의 결실

남북공동집필 '겨레말큰사전'


이렇듯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벌어지는 남북한 언어는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역사의 산유물이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언어차이, 언어장벽' 의 문제는 지금의 세대 뿐만 아니라 통일 이후세대와 극복해야할 과제이며 우리 모두의 숙제입니다. 저는 이번 기회를 통해 '겨레말큰사전'도 함께 소개해 드리자합니다. 어떤가요? 여러분께 조금은 생소한가요! 아 그런것이 있다는 것은 알았는데 이름은 모르셨다구요? 괜찮습니다. 하지만 이 기사를 읽으신 후에는 꼭 기억해주세요 :)  

 


남과 북이 공동으로 추진하여 남북의 언어적 차이를 극복하는 최초의 우리말 사전분단과 지역과 사람 사이의 경계를 넘어서는 겨레말큰사전은 

 

 



겨레말큰사전은 남한의 표준국어대사전과 북한의 조선말대사전에 실린 어휘를 단순히 합치는 데 그치지 않고 재검토를 통한 민족어의 발전적 미래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겨레말큰사전은 1989년 평양을 방문한 문익환 목사가 남북통일국어사전의 필요성을 제기한데에 김일성 주석이 동의하면서 시작되었고, 김일성주석의 유훈작업으로 겨레말큰작업으로 집필작업을 진행해왔습니다. 사전집필은 ㄱ,ㄴ,ㄷ 순으로 항목을 정한 후 남북이 각자 정한 항목을 맡아서 한 후에 남한이 맡은 것은 북한이 검토하고, 북한이 맡은 것은 남한이 검토하면서 재검토 과정을 거치며 만들어지는데요. 1년에 4번, 분기별로 북한이나 중국 등지에서 만나서 합의안을 도출하였지만 2010년 남북관계가 경색된 이후로는 교류가 지속되지는 못한 상태라고 합니다. 2013년 완성을 향해 꾸준히 진행되어야 할 사전편찬 뿐만아니라 정치, 사회, 경제 전반의 남북관계가 합의점을 찾고 힘차게 나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