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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이야기/정책 돋보기

북한이탈주민의 '취업', 무엇이 문제인가

 

 

- 북한이탈주민들의 사회적응을 위한 선결조건 '취업' -

 

 

4기 통일부 상생기자단

남혁진 기자 (apollon_nhj@hanmail.net)

 

 

 

▣ 북한이탈주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문제 '직업'

 

 

 최근 남한의 젊은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취업'이다. 자신의 미래를 좌우하게 될 직장을 잡는 것만큼 어렵고, 민감한 문제가 또 있을까? 고민주(26세/취업준비생)씨는 "지금까지 공부하고 노력 한 만큼 높은 연봉과 좋은 복지가 마련된 직장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취업난에서 시간을 벌기 위해 유학이나 대학원 진학을 하는 친구들도 많다"고 말한다.

 

 이렇듯 남한의 젊은이들의 가장 큰 고민인 '취업'. 비단 남한의 젊은이들만의 문제일까? 그 표본이 많지 않다고 하더라도 북한에서 남한으로 넘어와 새로이 터를 잡은 새터민들에게 있어서 '취업'은 '새로운 삶의 색'을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다. 이홍규(45세/북한이탈주민)씨는 "북한이탈주민이라는 신분이 심각한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 남한에 내려와 많은 나이에 직장을 구하려니 솔직히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며 "탈북자들 중에서는 생계급여 등 지원금 지급이 중단될까 우려하여 직업을 적극적으로 찾지 않는 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북한이탈주민 2만명 시대인 현 상황에서 북한이탈주민들의 직업교육과 취업 및 직장 내 차별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이에 북한이탈주민들의 취업 및 직장 내 대우에 대한 현황을 알아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북한이탈주민 취업, 그 현황에 대하여

 

 보편적으로 북한이탈주민의 정착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 정치사상적 ▲ 경제적 ▲ 심리적 세 가지 차원의 교육과 지원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그 중 가장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바로 ‘먹고 사는 것’에 대한 지원 즉, 경제적 지원이다. 경제적으로 자립의 기반이 마련되어야 나머지 두 가지 차원의 적응이 안정되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제적 자립을 하기 위해서는 ‘취업’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남한 정부의 북한이탈주민 지원 정책이 ‘보호’로부터 ‘자립’으로 전환되고 있는 추세 속에서 많은 탈북자들이 취업이나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탈북자 수가 2만 명에 가까워지고 있음에도 이들이 경제, 사회적으로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실증조사가 발표되었다. ‘북한인권정보센터’의 분석에 의하면 경제활동이 가능한 북한이탈주민들 중 평균적으로 50.1%~55% 정도의 사람들이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 되었다.

 

 또한 취업한 사람들의 고용형태를 보아도 정규직(24%), 임시근로자(27.9%), 일용근로자(47.7%)로 정규직보다는 임시근로자나 일용근로자의 불안정하고 임시적인 고용형태로 취업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거기에 남녀의 비율도 차이가 났는데 경제활동가능인구 중 남성은 50.1%가 무직 상태였지만, 여성은 70.1%가 무직이었다. 따라서 탈북 여성들의 취업이 탈북 남성들에 비해 취약한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인천 남동구 논현동에 거주하는 북한이탈주민 박성호(가명/38세/취업준비중)씨는 "면접보러 갔는데 연평도 이야길 하면서 안 쓴다고 말하더라"며 "북한의 도발이 있을 때마다 북한이탈주민을 보는 인식이 나빠지고, 그런 것 조차도 취업에 있어서는 큰 장애물이 된다"고 토로했다.

 

 또한 더욱 상황을 암울하게 만드는 것은 많은 북한이탈주민들이 정부의 지원금을 탈북하는데 드는 돈을 갚는데 쓰는 경우가 많으며, 기초생활 수급자의 혜택을 받기위해서 취업을 회피하는 경향까지 있다는 점이다.

 

 

 

▣ 북한이탈주민 취업의 구체적 문제점

 

 

 이렇듯 현재까지 남한에서 북한이탈주민들의 생활은 생각보다 긍정적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그들이 가지는 취업문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는 취업률의 저조다. 능력의 부족, 부적응, 사회의 잘못된 인식 등 어떠한 이유에서건 북한이탈주민들이 남한에서 제대로 된 직장을 갖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직업을 구하지 못하거나, 단순 노무 종사자로서 일을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두 번째 문제는 불안정한 고용 형태다. 취업이 된 북한이탈주민들의 상황도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다. 대부분의 북한이탈주민들이 비정규직이거나 임시 근로직, 일용직 등의 형태로 근무하고 있었다. 이는 언제는 해고를 당할 수도 있으며 소득 수준 역시 매우 낮음을 의미한다.

 

 세 번째는 개선의 여지가 충분한 부분이다. 바로 북한이탈주민들이 취업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는 부분이다. 김형설(29세/취업준비생)씨는 "사실 탈북대학생들의 경우는 조금 양호하지만 나이가 있는 분들이 취업 정보를 얻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듯 하다"고 생각을 밝혔다. 북한이탈주민들이 취업에 대한 정보를 얻는 루트에도 문제가 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북한이탈주민들이 친구나 친지들에게 얻거나 민간단체를 통해서 취업정보를 얻었다. 또한 특이한 점은 가장 많은 비율이 벼룩시장 등의 무가지에서 취업정보를 찾았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취업 형태 중 일용직 근로자들이 높은 비율을 차지한 원인을 파악 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건강, 연령, 근로조건 불일치, 수급자 혜택, 경력 등의 조건 불일치 문제다. 막상 취업을 하려고 하는 북한이탈주민들도 경력이나 능력의 부족, 근무조건 불일치, 건강관리, 연령제한 등의 조건이 걸려 취업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정부차원의 교육과 제도 개선을 통한 방법이 아니면 해결이 어려울 듯 보인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분위기에도 문제가 있다. 앞선 인터뷰에서 언급되었듯 북한이탈주민들에 대한 남한 사회의 분위기 역시 취업에 큰 장애요소다. 취업 장애요소를 묻는 질문에서 17.8%의 북한이탈주민들이 남한 사회의 편견과 차별로 인해 취업을 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속적인 캠페인과 사회단체들의 노력으로 서서히 개선을 해나가야 할 사안이다.

 

 

 

 

 

 

▣ 직업은 단순히 '돈'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이렇듯 북한이탈주민들의 직업은 생각보다 중요한 문제이며, 탈북자의 수가 점차 늘어남에 따라 앞으로 더욱 중요한 문제로 대두될 것이다. 따라서 실효성이 있는 정부의 교육과 제도의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렇지만 무작정 정부의 개선만을 바라고 있을 수는 없다. 정부 측의 입장에서도 모든 북한이탈주민에게 무한한 지원을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이탈주민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 북한이탈주민들에게 장기적이고 꼭 필요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정부차원의 제도적 개선과 ▲ 최근 보완되고 있는 직업적성교육, 기초소양교육, 자격증교육 등의 실무적인 교육이 진행되야 하며 ▲ 지자체와 사회단체들의 캠페인으로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사회적기업들에서 북한이탈주민 고용의 비중을 늘리는 등의 노력이 병행되야 한다. 거기에 ▲ 북한이탈주민들 스스로 공부와 노력을 통해, 수급자 혜택에 기대기보다 스스로 삶을 영위해 나가려는 노력이 더해져야 할 것이다.

 

 직장은 단순히 돈을 벌기위한 것이 아닌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신이 특정 역할을 함에 따라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깨닫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중요한 과업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는 직장에서 북한이탈주민들과 함께 선의의 경쟁을 하고, 서로 협동하며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