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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개천절은?

 

개천절, 북한에서는 어떻게 바라보나?

   우리나라에서 개천절을 기리는 제천의식은 먼 옛날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부여의 영고, 예맥의 무천, 마한과 변한의 계음, 고구려의 동맹, 백제의 교천, 신라와 고려의 팔관회 등의 제천행사가 있었으며, 이외에도 고려시대 이후 마니산의 제천단, 구월산의 삼성사, 평양의 숭령전 등에서 각각 건국 시조 단군에 대한 숭배 의식을 거행해 왔다고 한다. 이후 1909년 나철에 의해 경축일로 제정하고 행사를 거행하였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는 음력 10월 3일을 개천절로 정하였다. 그러나 음·양력 환산이 어렵고 10월 3일이라는 기록이 소중하다는 의견에 따라 1949년 10월 1일 ‘국경일에 관한 법률’을 제정·공포하여 양력 10월 3일을 ‘개천절’로 정하여 경축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개천절을 공휴일로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90년대 중반 이후 단군릉이 개관하면서, 매년 개천절이 되면 단군릉에서 ‘단군제’라는 제사를 지내고 기념행사를 진행한다.

 

10월 3일 개천절에 단군릉에서 참배하는 모습

 

   북한에서는 1948년 사회주의 정권 수립 이후 단군을 신화적 인물로 평가해왔다. 1960년대부터는 마르크스의 사회발전 5단계설에 따라 고조선을 ‘고대 노예제 사회’로 보면서 고조선이라는 국가가 시작되었다고 파악하였다. 이후 1993년 10월 평양시 강동군에서 단군의 무덤을 발굴했다. 단군릉 발굴을 주관했던 북한 사회과학원이 단군과, 그 부인으로 추정되는 유골을 발견했다고 밝힌 이후부터 단군이 실존인물이라는 시각이 굳어지게 되었다. 북한이 1983년 1월 발행한 ‘백과전서’에는 단군신화에 대해 “고조선의 건국신화”라고 설명하고 있고 개천절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따라서 이러한 믿음이 자리잡은 것은 오래된 것이 아닌 셈이다. 이에 대해 고조선-고구려-고려-조선-북한으로 이어지는 체제 정통성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고 한다.

   

  우리 민족이라면 단군신화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환인의 아들 환웅이 태백산 신단수 아래로 내려와 나라를 다스릴 때,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 곰과 호랑이에게 쑥과 마늘을 주면서 백일동안 동굴에서 생활하라고 하였는데 호랑이는 포기하고 곰은 웅녀가 되어 환웅과 결혼하여 단군을 낳았으며 바로 이 단군이 고조선을 세웠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단군신화에 대해서는 남과 북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매년 단군릉에서 치르는 개천절 행사도 이 단군신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단군을 둘러싼 인식과 그 범위, 해석에 있어서는 북한과 우리나라 학계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국내의 종교계 등 여러 단체 사이에서 합의되지 않은 상태다. 앞으로 인식의 차이를 좁혀나가야 하겠지만, 사실여부에 대한 지나친 논쟁 때문에 개천절이 지니는 의미가 변색되지는 않아야할 것이다. 우리에게 개천절이 정말 의미가 있는 것은 단군을 둘러싼 사실 여부보다는 먼 옛날부터 행해졌던 제천행사와 단군신화에 대한 믿음 등으로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었고 고유한 정서를 공유해왔다는 것 자체가 아닐까? 여기서 더 나아가서, 특히 앞으로 통일시대의 민족적 통합에 있어서 개천절의 의미는 더욱 빛날 것이라고 생각된다. 남과 북이 함께 개천절을 맞이하는 그 날이 오기를 바란다.

  

참고자료

 

  

 

 해당 기사는 2010/10/3, 교육부문 베스트에 선정되었습니다. 많은 관심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