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8기 기자단! 이번에는 벨기에 언론이다! - 벨기에《De Standaard》아넬린 기자와 나눈 통일 이야기!

 

 완연한 여름 날씨로 무더운 요즘,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가만히 누워있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요. 이런 와중에도 김가현, 김지민, 정유진 세 기자는 지난 6월 14일, 취재로 분주한 주말을 보냈답니다.

 

△《De Standaard》 인터넷 홈페이지/출처 : http://www.standaard.be/

 

 바로 <2015 해외언론인 개별초청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을 방문한 벨기에 유력일간지 《De Standaard》 국제부 소속 아넬린 드 그레프(Annelien De Greef) 기자와의 인터뷰 때문이었습니다. <2015 해외언론인 개별초청사업>은 해외 유력 언론인을 초청하여 한국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을 취재하고 보도하게 하는 사업으로,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파하고 국가위상을 제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입니다. 같은 사업의 일환으로 전에 네덜란드에서 칼라인 기자가 방문했었죠! 그 기사는 여기서(클릭클릭!) 볼 수 있습니다.

 아넬린 기자는 ‘대한민국과 북한의 실제적 통일 가능성’을 소재로 심층취재에 나섰다고 하는데요. 한국 젊은 세대의 통일과 북한 인식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가 오갔던 현장을 지금부터 김가현, 김지민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김가현 기자(21)/서강대 정치외교학     △김지민 기자(20)/성균관대 사회과학계열    △정유진 기자(21)/상명대 경영학

 

 

 ◆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그대들은 누구인가요?


 아넬린 기자를 만난 것은 종로 3가 모처의 스터디룸! 자리에 앉아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서는 곧바로 열정적인 인터뷰가 시작되었습니다. 아넬린 기자는 기자단이 내민 명함을 받아들고는 “기자단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다”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아넬린 기자 : ‘대학생 기자’인 여러분은 정확히 어떤 신분인가요? 대학생인지 아니면 기자로서 일을 하는 건지 궁금합니다. 

 김가현 기자 : 제가 말씀드릴게요.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은 통일부에서 1년 주기로 모집하는 기자단입니다. 국내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에게 지원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대학생 기자단이라고 불리고 있어요. 통일부에서 낸 공고를 보고 관심 있는 학생들이 자기소개와 통일 콘텐츠를 담은 서류를 제출하면 거기서 1차적으로 당락을 가르고, 2차로 면접을 통해 최종 선발하는 방식으로 충원하고 있어요.

 아넬린 기자 : 1년 동안 활동하시는 건가요? 

 김가현 기자 : 정식 기자로 활동하는 건 1년이에요. 그 이후로는 명예기자 신분으로 1년 정도 더 활동할 수 있습니다. 

 아넬린 기자 : 기사는 어디에 게재가 되는 건가요? 

 김가현 기자 : 통일부에서 운영하는 공식 블로그에 취재한 내용이나 전문가 인터뷰 혹은 북한지식을 기사 형태로 담아 포스팅하게 되어있습니다.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부터 진정해야 한다며 마음을 가다듬고 있었던 김가현 기자가 대답에 나섰습니다.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에 대한 궁금증을 푼 아넬린 기자는 왜 세 기자가 통일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를 물어보며 질문을 이어나갔습니다.

 

 

 ◆ 왜 하필 통일인가요?

 아넬린 기자 : 왜 통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

 김가현 기자 : 사실 초등학교 도덕시간에 북한과 통일에 대해 배울 때만 해도 별로 관심이 없었어요. 요즘은 어떨지 몰라도 제가 기억하고 있는 통일교육내용은 “우리와 북한은 한민족이니까 통일을 해야 한다” 정도의 당위적인 내용이 대부분이었거든요. 그러다가 우연히 중학교 때 텔레비전에서 북한 영화를 소개하는 것을 보게 되었어요. 영화라는 예술을 통해 국가에 헌신하는 인간, 전쟁을 하기 위해 가져야 할 자세 등을 강조하고 있는 아주 이상한 영화였죠. 그걸 계기로 북한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통일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았어요. “지금 별 문제없이 잘 살고 있는데 꼭 통일해야 하나?”는 생각이 강했어요. 그런데 북한에 대해 알아가다 보니 ‘개인’이 없는 현실의 비참함과 어려운 삶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 분들을 위해서, 또 더 안전하고 부강한 나라에서 살기 위해서는 통일이 꼭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어요. 그래서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하기로 결심했고, 지금은 이렇게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김가현 기자의 말을 찬찬히 듣고 있었던 아넬린 기자가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졌습니다.

 아넬린 기자 : 통일이 되면 문제점도 많을 것 같은데요. 북한의 경제력 등을 보면요. 이런 것들이 두렵지는 않나요? 

 김가현 기자 : 현재 한국사회 내에서만 해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통일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경제적으로 보면 넓은 시장이 개척되면서 규모의 경제가 발달할 수 있을 것이고요. 좀 더 이상적으로는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국가로서 한국의 역할이 확고해질 거예요. 가장 중요한 건 당장 북한으로부터의 핵과 미사일 위협 그리고 전쟁의 불안이 사라질 것이라는 거예요. 통일은 사회 전반적으로 한층 고도화된 담론이 발달할 수 있는 기회, 사람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어서 통일담론과 한국사회를 주제로 몇 차례의 질문과 답변이 오고갔습니다. 아넬린 기자는 통일과 한국정치 간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졌고, 기자단은 이에 답했습니다. 이어서 아넬린 기자의 심층보도 주제인 ‘통일의 실제적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 통일, 현실인가요, 꿈인가요?


 아넬린 기자 : 앞으로 통일이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꿈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한국인들에게 통일은 현실성이 있는 일인가요? 

 정유진 기자 : 통일연구원에서 한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통일이 될 것인지 안 될 것인지, 된다면 언제 된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조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자료를 보면 사람들이 대부분 통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통일이 될 시점은 30~40년 뒤로 꽤 먼 일이라고 생각하더라고요. 사실 저도 비슷한 의견이에요. 통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만큼 통일이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못해서인 것 같아요. 통일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해지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아넬린 기자 : 시간이 너무 지나면 불가능해진다고 생각하진 않나요? 

 정유진 기자 : 그런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요. 제 할아버지만 해도 실제 분단의 아픔을 겪으셨는데, 지금 젊은 세대들은 직접적으로 광복과 분단을 경험하지 못했잖아요. 그래서 관심도 줄어든다고 생각해요. 분단을 피부로 느꼈다면 좀 더 관심을 가지고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부를 할 텐데 이제는 그런 상황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시간이 너무 지체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가현 기자 : 통일은 꿈과 현실 사이에서 애매모호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북한이탈주민만 보아도 ‘먼저 온 통일’이라고 해서 한국정부는 여러 가지 지원을 하고 있어요. 이분들이 사회에 잘 정착하면 그게 통일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런 거죠. 이번에 취임한 홍용표 통일부 장관도 하나원에 방문을 해서 “맞춤형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통일부 조직도에서 통일 후의 법제나 시스템을 연구, 구상하는 팀이 있는 걸 본 적이 있어요. 이 경우를 보면 통일은 현실이죠. 한국정부와 한국 국민들은 통일이 올 거니까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은 분명 하고 있어요.

 하지만 거기에 “그럼 그게 언제인데?”라는 의문이 더해지면 통일의 꿈같은 측면이 도드라져요. 남북관계가 하루아침에 분위기가 바뀌는 현실에서는 “나 살아생전에 하겠어?”, “언젠가는?” 같은 애매모호한 답이 나올 수밖에 없잖아요. 그러니까 통일은 현실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시기를 점칠 수가 없기 때문에 현실로 인식되지 못하는 애매모호한 경계에 걸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유진 기자와 김가현 기자의 고심 어린 답에 아넬린 기자는 눈을 반짝이며 물었습니다.

 아넬린 기자 : 젊은 사람들은 통일에 관심이 없다고 하셨잖아요. 갑자기 생각난 질문인데, 그럼 지금 세대의 주요 걱정거리는 무엇인가요? 

 김가현 기자 : 흠, 아무래도 취업이라고 생각해요. 

 정유진 기자 : 사실 제가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취업 스펙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기자단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보니, 다른 대외활동보다 전문성도 있는 활동이고, 통일에 정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취업을 위한 활동을 하다가 통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저 같은 경우가 또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 세대 간 통일 인식은 어떤가요?


 이어 아넬린 기자는 “세대 간 통일 인식에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며 질문을 이어나갔습니다. 이미 탑골공원에서 통일에 대한 기성세대의 생각을 취재하고 왔다는 아넬린 기자에게 김가현 기자가 “수업 시간에 교수님께 들은 이야기”라며 답변을 시작했습니다.

 아넬린 기자 : 통일에 대한 세대 간 의견차가 심한가요?


 김가현 기자 : 전공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해주신 이야기예요. 어느 광복절에 벌어진 신기한 현상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시위할 수 있는 광장에 한쪽은 태극기가 휘날리고 군복을 갖춰 입은 나이 지긋한 분들이 정부에 북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반대편 한쪽에서는 남북관계의 진전을 이루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구호를 외치는 시위를 했던 적이 있대요.

 아넬린 기자 : 나이 드신 분들 중에도 통일에 찬성하는 분들이 계시죠?

 김지민 기자 : 네. 물론이죠. 지난달 <통일박람회 2015> 당시 통일부 정책홍보 부스에서 일을 했었어요. 관심을 갖고 방문하는 사람 중에 학부모와 함께 온 어린 학생, 대학생도 많았지만 어르신들도 오셔서 책자 가져가시고 이런저런 거 물어보시기도 하셨어요. 광화문 광장 전체에도 연령대별로 다양한 분들이 박람회를 즐기고 계셨고요.

 취재 중 하나센터를 방문할 예정이라는 아넬린 기자는 이어 이산가족이나 북한과 접점이 있는 가족이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김지민 기자와 김가현 기자가 각자 북한에서 남한으로 온 지인들의 이야기를 해주었고, 아넬린 기자는 의사소통의 차이는 없었는지, 문화적으로 이질적인 부분은 없었는지 자세한 질문을 이어갔습니다.

 

 한 시간 가량 침착하면서도 숨 가쁜 질문과 대답이 오가고, 아넬린 기자는 “이제 충분히 알았다”며 미소 지었습니다. 기자단은 이에 놓칠세라 역질문에 나섰습니다.

 


 ◆ 기자단도 궁금해요!

 김가현 기자 : 저희가 질문해도 되나요? 오기 전에 《De Standaard》에 대해서 찾아봤는데, 벨기에 내에서도 외교나 국제정치 분야에서 객관적이고 날카로운 기사를 낸다고 평이 나있다는 걸 봤어요. 기자님 개인적인 얘기기도 하지만, 왜 한국과 한반도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취재를 오셨는지, 그리고 벨기에에 돌아가면 취재내용이 어떻게 기사화될 지 궁금해요.


 아넬린 기자 : 일단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 답을 드리자면, 우리 신문사는 어떤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기사화해서 독자들이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것을 최고 지향점으로 삼고 있어요. 그 방향으로 기사화될 겁니다. (앞서 인터뷰 도중에 나왔던 한국정치와 남북관계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으셨는지, 기자단에게 이런 말을 남겼어요.)
 이제 첫 번째 질문에 답해 드릴게요. 저는 EU 출신으로서 어렸을 때이긴 하지만 독일 통일을 지켜봐왔어요. 그 영향을 받은 것도 있죠. 그리고 국제부 기자이기 때문에 모든 국제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에요. 그중에서도 한국 통일은 '불가사의한'(mysterious), 신기한 문제잖아요. 분단된 지 5, 60년이 넘었는데 큰 변화가 없고, 북한 체제 자체가 이상한데도 불구하고 분단이 유지되고 있고요. 그런 이유로 관심을 갖고 취재를 왔습니다.
 

 

 김지민 기자 : 이제까지 어떤 장소에서 어떤 사람을 취재하셨나요? 취재일정 전체를 꿰뚫는 소재가 있다면요?
 

 아넬린 기자 : 한국에는 한반도 정세와 통일에 대해 많이 배워가려고 왔어요. 일정은 아주경제신문 측에서 수고해주셨고요. 오늘은 탑골공원에서 어르신들과 인터뷰를 했어요. 거기서도 세대 간 통일에 대한 의견 차이에 대해 이야기를 했어요. 여러분과 나눈 이야기와 비슷한 내용이 나왔어요. 남은 일정동안엔 DMZ도 방문하고, 세종연구소 교수님도 만나고, 하나센터에도 방문할 예정이랍니다.

 

 평소 세계 지리와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정유진 기자는 취재 전부터 벨기에라는 국가 자체에 대한 호기심으로 들떠있었는데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벨기에에 대해서 질문에 나섰습니다. 그중에서 특히 세 가지 언어권(프랑스어, 네덜란드어, 독일어)으로 분리되어 있는 벨기에 사회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언어는 문화를 반영하고, 문화는 언어를 반영하는 상호작용의 관계”라며 운을 뗀 정유진 기자의 말에서 지금 많이 달라진 남북한의 이모저모가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기자단과 아넬린 기자, 의사소통을 도와주신 차은화 통역사 그리고 이번 사업을 위해 여러모로 힘쓰고 계신 아주경제 김소현 기자는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벨기에 언론에 뜰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의 모습이 정말 기대되지 않나요?

 

 

 약속이 있어 부득이하게 먼저 돌아간 정유진 기자를 뒤로 하고 김가현 기자와 김지민 기자는 짧게나마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고, 부족했던 부분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첫 외신 인터뷰인지라 긴장됐고, 하고 싶었던 말을 다 하지는 못했지만 더욱 담대해졌다는 김지민 기자의 소감이 정말 흐뭇했답니다. 이 자리에 김명종 기자까지 합세해 앞으로 이어질 기자단 생활의 각오를 다지기까지 하며 즐거운 저녁시간을 보냈습니다.

 

 저희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은 앞으로도 뜨거운 현장의 열기, 알고 싶은 ‘그 이야기’를 보다 자세하고 생생히 전해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번 인터뷰를 위해 고생해주신 아주경제신문 김소현 기자님, 인터뷰 내내 매끄러운 의사전달을 도맡아주신 차은화 통역사님 그리고 한국으로 취재하러 오신 아넬린 기자님을 비롯한 모든 분께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여러분의 공감 하나가 통일부기자단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글 내용에 공감하셨다면, 공감을 꾸욱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