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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남한학생만 공부하니? 북한학생도 공부한다!

우리나라는 해외에 어느 국가보다 교육열이 높기로도 유명합니다. 조기교육, 영어교육, 사교육 열풍으로 인하여 그 심각함이 사회적 이슈로도 대두 될 정도입니다. 중ㆍ고등학교 시절, 아마 열에 아홉은 한번쯤 과외를 받아보았을 것 입니다. 그런데 저기 이북 땅에서도 우리나라와 같이 교육열풍이 분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교육이념과 대입제도와 과외현상에 대하여 알아볼까요?

<출처: http://www.imagebase.net/People/reader>

◈ 북한 교육의 이념

사회주의 교육의 목적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주성과 창조성을 가진 공산주의적 혁명의 인재로 키우는 것"(북한교육체계, PSCORE 인권ㆍ통일)으로 인민들을 공산주의 사상으로 무장시키면서 과학지식과 건강한 체력을 갖도록 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입니다. 이에 따라 설정된 교육원리는 조선노동당에 대한 충성심을 높이고 주체사상에 대한 신념과 투철한 혁명성을 갖게 하며 모든 사람들이 11년제 의무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차종환 외 2명, 『이것이 북한교육이다』, 나산출판사)입니다. 북한 교육의 특징 중 가장 눈여겨봐야 할 것은 수령 독재 우상숭배에 대한 교육이라는 점, 과학 기술을 강조하고 있으나 여전히 정치과목이 우선시 된다는 점 그리고 조직과 군사에 익숙해지는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특징들을 놓고보면 북한에 존재하는 모든 학교는 사회주의 혁명의 산물로, 학생들은 선군혁명의 후비대라는 결론을 낼 수 있습니다.

◈ 북한의 대입제도

과거 북한에서는 ‘과거추천방식’이었지만 1991년부터는 부정입학을 막기 위하여 ‘대학추천을 위한 예비시험’제도를 도입하였습니다. 북한에서 대학에 들어갈 때 예비시험, 대학별 고사, 내신성적이 잘 나와야 한다는 것은 우리와 비슷하지만, 예비시험 성적과 희망대학을 고려해서 교육당국이 결정한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보입니다.  예비시험은 10~11월 사이로 시험과목은 혁명역사, 국어, 수학, 영어, 화학, 그리고 물리이며 이는 중학교 졸업생 전원을 대상으로 실시됩니다. 예비시험 응시생 중 20%만 합격하고 이후 대학별 본 시험을 응시하게 된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중학교 졸업 후 바로 대학교에 진학하는 학생은 대충 10%정도로 학자들은 예상하고 있으며 높게 잡아야 20%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이 2008년도에 약 83.8% 의 높은 비율을 보여준 것과는 확연히 대조되는 현상입니다.

그렇다면 예비시험에 합격한 학생들이 선호하는 대학은 어디일까요? 우리나라의 경우 최고 대학교는 명실상부 서울대학교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북한에서 가장 좋고, 인기있는 대학교가 김일성종합대학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김일성종합대학보다 김책공업종합대학에 진학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으며 선호도 역시 훨씬 높다고 합니다. 아마 외국어, IT계열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김책공업대학의 순위가 높아진 것으로 보여집니. 그러나 세부적으로 분석하면 또 다른 결론이 도출됩니다. 학과별로 보았을 때  인문ㆍ사회과학 분야-김일성 종합대학, 자연과학-평양이과대학, 공과-김책공업종합대학 그리고 어학은 평양외국어대학입니다. 

한국에서는 수능시험이 예상외로 나오지 못하는 경우 재수, 삼수 그리고 n수를 합니다. 그러나 북한은 이를 허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예비시험이나 본시험에 탈락해 대학에 가지 못하는 남학생들은 군대에 가고 여학생들은 직장에 배치됩니다. 그렇지만 약 3년이 지나면 다시 대입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의 개인교습

북한의 교육 체제에 대해서 이해를 했으니 이번에는 과외 활동에 대해 알아보도록 합시다. 남북한에서 사용되는 ‘과외’란 단어는 서로 개념 자체가 다릅니다. 우리나라에서 과외는 학교교육과정인 공교육과 병행을 하며, 주 목적은 ‘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이고 확대하자면 ‘더 좋은 직장을 갖기 위하여’로 볼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 과외는 개인교습으로 부르며, 과거 과외활동의 목적은 “혁명인재의 양성과 노력동원을 위한 조직활동”(차종환 외 2명, 『이것이 북한교육이다』, 나산출판사)입니다. 즉, 소년단원, 청년동맹과 같은 조직생활을 통해 혁명투사, 정치활동가로 키우기 위한 생산활동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의 과외는 북한에서 개인교습으로 불리며, 과외에 대한 본질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북한의 사교육 비용은 월 30~50달러 로 한국의 평균 과외비가 30~50만원인 것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북한에서는 이 금액이 근로자의 한달 월급 정도입니다. 결코 싸지 않은 금액이기 때문에 북한에서는 소수 엘리트층의 자녀만 개인 교습을 받고 있습니다.

사회주의의 이념에 따라 사교육이라는 것 자체는 불법이나 북한에서 사교육이 성행하는 이유는 고난의 행군시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북한은 원래 전면 무상교육을 주장해왔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 쌀조차 귀한 고난의 행군 시기부터 교과서, 학용품 등 교육에 필요한 물품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게 되었고 학교 당국은 공교육비에 대한 부담을 학부모에게 전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게다가 교원들의 경우, 96~97년도에 식량배급이 중단되고 월급이 연체되어 생계에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교육 이외에 아무런 생산기반을 가지고 있지 않게 된 교원들은 직접 돈을 벌어와야 했고 많은 교원들이 과외를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북한에서 ‘과외붐’이 일어난 이후 그들의 형편은 넉넉해졌다고 합니다.

또 다른 이유는 북한에서 횡행하는 부정행위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비시험으로 제도가 바뀐 이후에도 권한남용, 학연ㆍ지연, 뇌물 등을 이용한 부정입학은 근절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보통 부정입학은 대학교 학장이나 시험장 간부들에 의해 이뤄지는데 뇌물은 최소 300달러에서 최대 1000달러까지 오고 간다고 한 탈북민의 증언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 돈을 줄 바에야 조금 더 저렴한 차선택인 과외를 학부모들이 택하게 된 것입니다. 즉, 돈이 필요한 교원들과 더 좋은 대학에 저렴한 가격으로 보내려는 학부모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직 교사가 과외를 하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보통 대학생, 대학원생이 많이 과외를 가르치는데 북한에서는 교원, 가끔은 대학교 교수까지 개인교습을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일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도 대학원생과 대학생도 과외를 하곤 합니다. 북한 대도시에서 과외를 받는 학생은 20~30%에 이르는 것으로 보아 한국 못지 않은 과외 열기가 북한에서도 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책을 읽고있는 인민학교 학생들, 출처: http://www.dailynk.com/english/read.php?cataId=nk03100&num=9056>

최근 북한의 경제는 장마당에서 이뤄지는 물물거래 등으로 인해 자본주의적 성격을 띈다고 합니다. 교육부분 역시 많은 부분 우리와 같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엘리트 층에 한정되어 있지만 북한에 몰아친 사교육 열풍과 대입을 위한 학부모들의 투자는 현재 많은 한국 학생들이 걸어온, 그리고 걸어가는 길과 많이 닮아있습니다. 이처럼 흡사한 현상도 미래에 남북한이 통일이 되면 어떻게든 이질감이 느껴질 때가 올 것입니다. 그때를 위해서라도 현재 북한 교육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자료출처

- 통일연구원, 『주간통일정세』, 분류기호: 2011-46, 2011년 11월 15일
- 차종환 외 2명, 『이것이 북한교육이다』, 나산출판사, 2009
- 名門大 가려고 근로자 한 달치 월급의 高額 과외받아, <월간조선>, 2012/12, http://monthly.chosun.com/client/news/viw_contentA.asp?nNewsNumb=201212100025&ctcd=H&cPage=1 (2013/03/27)
- "북한교육체계" PSCORE 인권ㆍ통일,2009.April 14, 2013. March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