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하게, 위대하게 : 만들어진 공화국영웅

북한에서 공화국영웅이란 국가 안보에 기여하고 사회주의 체제 발전에 공헌한 자에게 수여되는 최상급의 명예 칭호입니다. 이 칭호는 훈장과 표창장이 함께 수여됩니다. 그런데 최근 이경심이라는 인민보안부 교통지휘국 지구대 대원에게 공화국 영웅 칭호가 수여되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인민보안부는 우리나라의 경찰청과 비슷한 북한의 기구로 이경심은 '네거리 초소' 라고 불리는 곳에서 근무하는 교통 경찰입니다. 신호등이 부족한 북한에서는 차량 통행량이 많은 주요 네거리 중심에서 여성 교통 경찰이 배치되어 직접 교통 지휘를 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5월 4일 그에게 공화국 영웅칭호와 국가훈장 제1급을 수여하기로 결정했으며, 6일에는 노동당 입당, 7일에는 인민보안부에서 영웅칭호를 수여하는 의식까지 대규모로 진행했습니다. 이처럼 파격적인 대우를 받은 이경심은 22세로 2008년 인민보안부에 입대하여 현재 중위 계급을 달고 있습니다. 이경심에 대한 파격 대우는 계속 되었습니다. 지난 5월 13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와 함께 평화봉화예술극장에서 조선인민내무군 협주단의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그런데 이 공연에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은 이경심도 함께 참석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경심이 어떤 이유로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게 되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서는 9일 '선군시대 수령 결사옹위의 모범을 따라 배우자' 란 제목의 사설에서 '리경심은 불의의 정황 속에서 혁명의 수뇌부 안전을 결사 보위했다' 며 치켜세웠습니다.

 

국내의 여러 매체는 이경심이 김정은이 타고 있던 차량을 사고 위험에서 구해낸 것이다, 김정은에 대한 암살시도를 막은 것이다 등의 추측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매일경제에서는 지난 5월 13일 기사에서 '리경심이 거리에 설치된 김씨 일가의 선전판에 발생한 화재를 막았기 때문에 공화국 영웅이 되었다' 는 뉴포커스의 기사를 인용했습니다.

지난 5월 23일 북한의 조선중앙TV에서는 선군시대가 자랑하는 영웅교통보안원이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했습니다. 이 방송에 나온 출연자들은 모두 이경심의 평소 행실을 칭찬하며 그를 따라 배우자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이유가 어떻든 북한에서 공화국 영웅 칭호와 훈장을 받으면 큰 혜택을 받는다고 합니다. 이경심은 지난 5월 23일 방송에 출연하여 김정은으로부터 고급 주택을 선물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방 안에는 북한에서 얻기 어려운 최신 컴퓨터, TV, 침대, 선풍기 등이 갖춰져 있습니다.

 

이렇게 은밀하게, 위대하게 공화국 영웅이 된 이경심은 앞으로도 '네거리 초소' 에서 근무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영웅은 단 한 사람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지 않습니다. 북한 내부사회를 정치적으로 선동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화국 영웅 이경심. 그는 한 사람만을 위한 희생이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거짓 영웅을 만드는 불행한 사회의 첫 장인지도 모릅니다.

 

사진출처

사진 1 :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3/05/09/0200000000AKR20130509092900014.HTML?from=search

사진 2 :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3/05/13/0200000000AKR20130513032300014.HTML?from=search

사진 3 : http://blog.donga.com/nambukstory/archives/56632

 

참고자료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3/05/09/0200000000AKR20130509092900014.HTML?from=search

http://unibook.unikorea.go.kr/?sub_num=141&recom=V&idx=2013-05-23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3&no=370351

http://app.yonhapnews.co.kr/YNA/Basic/article/ArticlePhoto/YIBW_showArticlePhotoPopup.aspx?contents_id=PYH20130524019700013&from=sea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