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이질적인 두 개의 집단이 하나로 합쳐지는 것으로 '통합(統合)'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두개의 집단이 영토적, 경제적, 정치적으로 통합이 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통일이란 외부적, 내부적 통합의 결정체이다. 정치, 경제, 사회적인 통합이 외부적인 통합이라면 문화적인 통합은 내부적인 통합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하나의 공동체에 살고 있다는 의식과 가치의 '문화적통합' 이 이루어졌을 때 진정한 통일이 되는 것이다.
현재 남북한은 이미 분단된지 6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우리는 수 천년 동안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공유하는 '같은' 사람들 이었지만 지난 60년간의 분단은 우리를 '다른' 사람으로 만들었다.
물론 이질적인 정치, 경제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제도'적으로 통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화적인 통합은? 문화적인 통합은 단기간의 제도의 통합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문화적 통합은 서로간의 끊임없는 교류와 소통이 병행 되어야만 이룰 수 있는 점진적 통합이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을 너무 모른다. 정치적, 경제적 상황이야 언론이나 북한이탈주민등을 통해서 접할 수 있지만, 북한 사람들의 문화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별로 없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훗날 남한과 북한이 통일이 된다 할지라도 내부적인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아 큰 혼란을 겪을 것 이다. 독일 메르켈 총리는 "아직 통일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며, 아직까지도 동서독 국민들의 내부적인 통합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물론 그동안 우리가 노력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지난 10년간 우리정부는 북한과 다양한 루트를 통해 '문화적 접촉'을 시도 하였다. 그간의 노력에 힘입어 2000년대 초에는 우리나라 가수들이 평양으로 날아가 콘서트를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우리식 문화는 북한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었다. 지난 2005년 평양에서 콘서트를 열었던 국민가수 조용필은 "그간 우리의 대중 가수들이 평양무대에 섰지만 북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것은 쉽지 않았다."며, "우리가 공유할 수 있는 노래가 없어 노래 선곡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2003년 당시 평양의 공연장에서 베이비복스의 공연을 관람했다고하는 북한이탈주민 이은숙씨는 "‘이선희님까지는 좋았어요. 그런데 신화, 베이비복스의 공연이 이어지자 객석은 얼음이 됐었죠. 당시에는 꽤 큰 문화적 충격이었어요. 문화적인 교류가 전혀 없다보니 너무 거부감이 들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비단 공유 할 수 없는 문화는 '노래'만이 아닐것이다. 의.식.주등 여러분야에 대해서 우리는 궤(軌)를 달리하고 있다.
동ㆍ서독간의 통일은 순식간에 찾아왔다. 물론 그 전에도 서로간의 교류가 있었지만 통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고르바초프가 개혁정책(1986) 을 실시하면서 부터다. 이후 독일이 통일(1990) 될 때까지 시간은 4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우리의 통일도 소리없이 찾아올 수 있다.
문화적 통합은 남북한이 단기간의 합의를 통해 이끌어 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바로 우리가 지금부터 점차적으로 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북한을 보다 열린 자세로 바라보자. 그들이 처한 상황과 그로 인한 문화적인 차이를 거부하지 말고 수용하자. 서로간의 의식과 가치를 이해할 수 있게 될 때, 급변하는 상황 속 우리가 받을 충격 또한 완화 될 것이고 진정한 통일을 이루게 될 것이다.
* 다음 기사부터는 서로간의 문화를 비교해보고 북한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통일부 상생기자단 4기
최영훈 기자
(justine127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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