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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기자단/톡톡바가지

북한출신 대학생의 직업세계 인식은 어떨까?

안녕하세요! 상생기자단 5기 박찬미입니다.

우리나라에 입국하는 북한이탈주민은 2000년 이후로 그 수가 급증하여 2011년 12월 기준으로 북한이탈주민의 입국자수가 23,100명을 넘어섰습니다(통일부, 2011). 북한이탈주민의 규모가 갈수록 증가함에 따라 이들의 남한사회 정착을 위한 정부와 민간 차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관련 정착을 위한 정부와 민간 차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관련 정책과 연구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북한이탈주민이 남한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남북 간의 사회통합과 남북 주민 간의 소통을 추구하는 분위기 조성을 미리 마련하고 통일시대를 대비해 나간다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도 합니다.

북한 이탈주민의 남한사회 정착의 핵심요소는 취업지원을 통한 경제적 자립으로 관련 정책과 연구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실제로 이들의 직업 활동 수준은 동일시기 남한주민과 비교하여 열악한 실정입니다. 대한적십자사(2007)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이탈주민이 남한사회에서 당면한 가장 큰 어려움은 취업능력 부족(35.8%)이라고 합니다. 즉, 북한이탈주민은 처음 입국 당시 남한사회에 대한 희망을 안고 들어왔지만 취업능력 부족으로 인해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갖지 못하여 새로운 삶의 터전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북한에서는 직업이 당성과 출신성분에 기초한 사회부문별 노동력 배치계획에 따라 선택이 아닌 배치의 개념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여기서 북한주민은 직업선택의 자유 없이 어떤 부분에 취업하든지 당의 직접적인 통제와 지시를 받는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를 통해 북한이탈주민들이 공산체제하에 살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여 어떤 일을 해본 경험이 적다는 것을 알 수가 있는데요. 이러한 수동적인 특성은 북한이탈주민이 남한사회에서 자신의 진로를 계획하고, 직업을 선택하는데 있어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이탈주민은 긴장과 경쟁이 없고 공평한 분배가 이루어지는 집단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모든 면에서 끊임없이 경쟁을 하고 그에 따른 결과의 차이를 인정하는 남한사회에서 취업을 하고 직장을 유지하는 데 그만큼 어려움을 느낀다고 합니다. 더욱이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힘들게 양성된 많은 고급인력들이 제대로 직업을 갖지 못함으로써 청년실업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갈수록 증가하는 북한출신 대학생들은 더 큰 난제를 겪을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습니다.

올해 숙명여자대학교 여성인적자원개발대학원에 재학했던 최귀옥씨의 논문에 따르면, 북한출신 대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남한 대학생들보다 쉽게 대학에 들어가기는 하지만 북한이탈주민이라는 특수신분으로서 대학생활적응과 취업준비 등에 어려움이 많다고 합니다. 이들의 다수는 남북한의 상이한 교육체계와 탈북으로 인한 학업의 공백을 경험함에 따라 대학의 수업을 따라가는데 필요한 학업의 기본능력, 영어능력과 같은 자원의 부족으로 대학생활의 적응을 힘들어 한다고 하는데요. 또한 그들 자신의 관심영역이나 적성 등을 고려하여 진로를 결정하는 탐색과정을 가져보지 못한 채 대학에 진학하였기 때문에 대학생활 중에 진로문제로 어려움을 경험하며 장기 휴학 및 실업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북한출신 대학생들은 졸업 이후에도 사회진출에 대한 어려움을 스스로 극복하지 못한 채, 취업의 현실 적응에 실패하거나 좌절하며 사회진출이 지체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북한출신 청년의 실업문제와 같은 사회정착과 관련된 문제들을 야기할 소지를 안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오늘은 북한출신 대학생들의 희망직업과 직업기대의 특성을 파악하여 이야기하고, 북한출신 대학생의 노동시장 일반에 대한 인식과 취업준비 활동에 대한 연구 결과를 통해 오늘날 북한출신 대학생들의 직업세계 인식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하는데요. 이번 기사를 통해서 적절한 진로교육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면, 북한출신 대학생들에게 직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선택하고 취업준비를 잘 할 수 있는 기틀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북한출신 대학생을 대상으로 연구하고 파악했던 분은 앞서 말했던 최귀옥씨인데요. 본 연구는 북한출신 대학생 중 연구표집이 100여 명에 한정되었기 때문에 연구결과를 전체 북한출신 대학생의 결과로 일반화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약 천여 명의 북한출신 대학생 중에서 10%의 표집대상자를 선정하여 양적연구를 수행하였기에 그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 설문조사는 2012년 4월에 실시하였으며, 총 응답자가 114명이었습니다. 설문지는 희망직업 영역에 9문항, 노동시장에 일반에 관한 인식 영역에 5문항, 취업준비행동 영역에 6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설문 응답자의 성별, 학년별, 연령대별로 직업세계에 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성별, 학년별, 연령대별로 일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었습니다.

첫째, 희망직업에 관한 인식에서 북한출신 대학생은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고용의 안정성’을 염두하고 희망직종을 선택하는 비율이 높았습니다. 남한 대학생은 30대의 비율이 높지 않은 반면, 북한 출신 대학생들 30대의 비율이 높았습니다. 대학 진학 전에 남한사회에서 일을 한 경험이 있는 30대 북한출신 대학생들은 대학졸업 후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고 싶어 하는 경향이 사회경험이 적은 20대 북한출신 대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

둘째, 북한출신 대학생의 일반 노동시장에 관한 인식에서 성별비교에 따르면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현재 본인의 전공학과의 취업기회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여학생들이 간호학과 같은 취업률이 높은 전공학과에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업의 직원채용과정에서 외모, 신체조건에 대한 차별’을 더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셋째, 북한출신 대학생의 취업준비 행동에 대한 성별 비교 결과, 남학생이 여학생에 비해 ‘취업준비 시 남한에 있는 가족의 걱정 및 기대감에 대한 부담감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북한사회의 가부장적인 가치관의 영향으로 보입니다. 또한 여학생은 남학생에 비해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더 많이 인식하고 취업준비를 돕는 정책에 포함되기를 원했습니다.

학년별 비교에 따르면 ‘취업준비 시기’를 저학년은 ‘3학년 1학기’를, 고학년은 ‘졸업 후’를 가장 많이 선택하여 차이를 보였습니다. ‘취업준비 시 고민이나 문제’에 대한 질문에서는 본격적으로 취업준비 활동을 시작하는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나이’가 취업에 걸림돌이 된다고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취업준비 활동의 경험’에서도 취업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고학년이 저학년에 비해 ‘인턴십을 통한 취업준비 경험’이 높았습니다. ‘취업준비를 돕기 위한 필요 정책’중에서 ‘컴퓨터 활용능력을 높이는 특별강좌 개설’에 대한 정책 역시 고학년이 상대적으로 그 필요성을 높게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연령대별 비교에 따르면 ‘취업준비 시 고민이나 문제’에 대한 질문에서 20대보다 30대가 상대적으로 직업능력을 갖추어도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인식하는 비율이 높았습니다. ‘나이’ 역시 20대보다 30대가 취업에 걸림돌이 된다고 인식하는 비율이 높았습니다.

 

 

남한 대학생이 인식하는 취업에 가장 큰 장애요인은 ‘영어실력과 경력 부족’이었는데요. 설문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북한출신 대학생들도 취업준비 관련 어려움으로 ‘영어실력’을 높은 비율로 꼽았으며, 남한 대학생들과 경쟁상대가 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북한출신 대학생들은 취업준비능력을 갖추었더라도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남한사회에 있다’고 인식하였으며, 이것을 취업의 장애요인으로 파악하였습니다. 한편, 남한 대학생들과 북한출신 대학생 모두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업 준비 시 외모와 신체적인 부분으로 차별과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였습니다.

졸업 후 희망직업을 통하여 받고 싶은 월급(초봉)에 대해서는 남한 대학생들은 취업연령이 가까워짐에 따라 높은 취업 장벽과 일자리 부족 등과 같은 현실과 부딪히면서 스스로 눈높이를 낮추어 희망연봉을 하향 조정하는 경향이 뚜렷한 반면, 북한출신 대학생들은 취업준비를 본격적으로 하는 고학력이 될수록 더 많은 월급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나 차이를 보였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최귀옥씨의 연구 결과를 보아, 앞으로 북한출신 대학생의 취업을 위한 진로교육은 북한출신 대학생 스스로가 자신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남한사회의 직업세계의 이해와 경험을 바탕으로 저학년 때부터 취업을 계획하고 필요한 직업정보를 수집하면서 체계적으로 취업준비활동을 진행하는 것을 핵심내용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세부적인 진로교육 방안으로는 ‘자신에 대한 이해가 병행되는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북한출신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졸업생과 재학생의 연계를 통한 취업지도, 학년별 진로상담 및 취업지도, 체험식 취업지도를 실시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산, 관, 학의 네트워크를 통한 인턴십 등의 취업기회를 확대하고 취업능력향상을 위한 진로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앞으로 이러한 점들이 조금씩 보완되어 북한출신 대학생들의 취업에 큰 도움을 준다면 너무 유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모든 북한출신 대학생들을 응원합니다!

<정보>
-북한출신 대학생의 직업세계 인식에 관한 연구(2012): 최귀옥, 숙명여자대학교 여성인적자원개발대학원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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