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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로 가는 길

초등학교 통일교육이 나아가야할 방향

 

 

 

초등학교 통일교육이 나아가야할 방향

 

 

이수배(제주 한동초등학교 교장)

 

 

초등학교 통일교육의 중요성

 

6․25전쟁이 일어난 지 59년이 됐다. 분단이 장기화됨에 따라 남북간 격차 및 이질성 심화, 통합과정에서 야기될 비용과 혼란 등 통일의 후유증에 대한 우려 때문에 사회 일각에서는 통일문제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대두하고 있다. 특히, 통일문제에 대한 청소년들의 무관심은 상당히 우려할만한 수준이다. 분단의 고통을 경험하지 못한 청소년들은 ‘북한이 못사는데 통일하면 우리만 손해 아니냐?’라며 통일의 필요성을 부정하기도 한다.

 

초등학생의 경우에도 청소년들처럼 통일문제에 대한 무관심 및 부정적 인식은 마찬가지이다. “항상 도덕책 맨 마지막 단원인 통일문제. 별로 재미도 없고, 항상 똑같은 얘기만 해서 지루하다.”, “통일이 되면 우리까지 가난해져서 싫다.”라고 말하는 아이들을 볼 때면 학교 통일교육 책임자로서 걱정도 되고 책임도 느끼게 된다.

 

초등학교에서의 통일교육은 통일에 대한 관심 고취 및 바람직한 통일관을 가르칠 수 있는 공식적인 최초의 교육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아울러, 초등학생들은 비판적 사고력과 분별력이 아직은 미흡하기에 그들을 대상으로 하는 통일교육은 더욱 신중히 실시해야 한다. 초등학생의 경우, 비판적으로 걸러내는 능력이 약하기 때문에 초기에 어떠한 콘텐츠를 보여주느냐가 사고 내용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통일교육의 문제점

 

많은 교사와 교장․교감들은 초등학교 통일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통일시대의 주역이 될 우리 어린이들이 통일문제에 대해 적극적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통일문제에 대한 어린이들의 관심을 획기적으로 제고하고, 통일의지를 함양하기 위해서는 교육내용 및 방법, 관리․지원체계 등의 측면에서 아직도 개선해나가야 할 문제점들이 많은 실정이다.

 

우선, 교육내용적인 측면을 살펴보자. 분단 이후 세대들은 민족사적 당위성보다는 구체적으로 그들에게 어떤 이득을 가져다줄 것인지 등의 현실적 이유에서 통일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느낀다. 초등학생들 또한 예외가 아니다. 통일이 되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혜택과 이점 등의 긍정적 측면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 쓰이는 통일교육 교재의 경우, 통일의 당위성만 추상적인 수준에서 집필되어 있어, 초등학생들의 개인적 관심사나 생활과 연계된 내용이 다소 미흡하다. 그 결과, 교사들이 학생들이 통일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긍정적 인식을 갖도록 지도하는데 애로점이 있다.

 

교육방법적인 측면에서의 문제점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학교에서는 교사 중심의 강의식, 주입식 교육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어 학생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초등학생들을 흔히 N세대(net-generation)라고 한다. 그만큼, 초등학생들은 현대 문명의 이기에 흠뻑 젖은 감성세대이기 때문에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방법이 매우 중요하다. 강의․설명식 위주 통일교육 방법으로는 N세대인 초등학생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다양한 동영상 자료, 현장체험 등 다양한 학습방법들을 활용해야 교육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학교 차원에서는 학교장이 확고한 국가관을 가지고 통일교육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 주는 역할을 담당해야 하나 여건상 어려움이 많다. 다양한 통일교육 프로그램 선정 및 행사, 체험학습 등에 대하여 학교장이 재량권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도 크지 않다. 아울러, 학교장이 통일교육에 대한 뚜렷한 의지가 없다면 현실적으로 일선 학교에서 통일교육 활성화를 기대하기란 매우 어렵다.

 

정부 차원의 지원에도 문제점이 존재한다. 정부는 통일교육 관련 자료 및 교사들의 교육경험들이 상호 활발하게 공유될 수 있도록 통일교육 주체간 네트워크를 구축, 지원해주어야 하나 아직 이러한 기능이 미약한 실정이다.

 

초등학교 통일교육이 나아가야할 방향

 

초등학생들에게 통일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고 통일을 준비하는 역량을 키워주기 위한 통일교육의 개선방향을 제시하면 대체로 다음과 같다.

 

우선, 초등학생들에게 북한 주민은 우리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할 동포이며 한민족임을 인식시켜야 한다. 아울러, 우리나라가 원래 하나의 국가였으나 국제적 요인과 내부적 요인에 의해 분단국가가 되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또하나 중요한 것은 자유민주주의적 평화통일의 가치관이다. 평화통일을 원칙으로 하여 우리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시키고 민주 시민의 자질을 함양하는 방향으로 지도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교육 방향을 염두에 두면서 최대한 개인의 일상생활과 연계된 아이템을 활용해야 한다. 예를 들면 북한 어린이들의 생활상에 대한 소개, 통일 후 북한지역으로의 여행이나 북한 친구를 사귀는 일 등 초등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해야 한다.

 

교육 방법에 있어서는 어린이들이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들을 활용해야 한다.

 

초등학생들의 발달 수준 및 관심과 흥미도, 인지도를 감안하여 눈높이에 맞는 통일교육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이념의 문제를 다루는 이론적인 통일교육에서 벗어나 직접 체험을 통해 머리로도 생각하고 가슴으로도 느낄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초등학교에서의 통일교육은 학생들이 스스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데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초등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플래시 애니메이션, 웹카툰, 게임 등을 활용한 사이버 통일교육 또한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학생들이 다양한 사이버 교육자료를 접하게 하되, 교육 효과를 기대하려면 면밀하게 짜여진 전․후 학습활동들을 통해 교육자료 안에 담겨있는 주제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초등학생들이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등에 담긴 내용을 능동적으로 생각해 보고 ‘자기화’할 때 자칫 ‘수동적’ 학습에 머무르기 쉬운 사이버 교육의 약점이 보완될 것이다.

 

관리․지원체계에 있어서 통일교육 교사들의 전문성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교사들에게 다양한 통일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통일교사 연구회’ 등의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최신자료를 제공하고, 교사간 교류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사들의 전문성 못지 않게 학교장들의 통일교육에 대한 확고한 의지도 학교 통일교육의 성공을 가늠하는 관건적 요소다. 통일교육이 일회성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전개되려면 학교장이 앞장서서 통일교육 내용을 교육과정에 반영시키고 통일교육의 중요성을 학부모, 학생, 교사들에게 전파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학교장들의 통일교육 의지 함양을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학교장들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 연수 및 자료 제공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정부 차원에서 우수 학교 통일교육 사례 등을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학교장 및 교사들을 격려할 필요가 있다. ‘통일교사 연구회’와 같은 오프라인 네트워크 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간 등 온라인 네트워크를 활용, 이러한 교장 및 교사들의 통일교육 노하우 등을 공유하게 하는 것도 학교 현장에서 통일교육 열기를 확산시킬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