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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기자단/쫑알쫑알 수다방

[스크랩]4대강 한강, 끝에서 끝까지 탐험해 볼까요?

 

 

4대강 한강, 끝에서 끝까지 탐험해 볼까요?

 

날씨 좋고 바람 선선하게 부는 날이면 한강 가서 놀다 올까?”라고 불쑥 이야기를 꺼내고 싶어집니다. 탁 트인 경관과 거대한 물줄기 앞에 서서 강바람을 맞으면 그 동안의 근심 걱정이 싹 날아가는 기분입니다.

<물살을 가르며 시원하게 나아가는 유람선>(사진 : 한국관광공사)

 

 

그런데 여기서 깜짝 퀴즈! 한강의 시작점과 끝, 그리고 정확한 길이를 아시는 분이 있으신가요? 한민족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한강은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을 보듬어 왔지만, 있어야 할 곳에 있다는 그 든든함에 너무 기댄 탓인지 한강을 제대로 아는 분이 그리 많지 않더군요. 부모님의 성함을 한자로 쓰려고 하니 통 기억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겠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한강 탐험!

든든한 단백질 공급원과 서바이벌 나이프를 굳이 챙기지 않더라도, 저와 함께 한강의 끝에서 끝까지 탐험을 떠나실 수 있습니다. 한강의 시작점과 진정한 한강이 만들어지는 곳, 그리고 한강이 끝나는 곳까지 딱! 포인트를 짚어 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 우리도 한강 가서 놀다 올까요?

 

물이 펑펑나오는 샘, 검룡소

보통 샘물은 퐁퐁 솟아오른다는 표현을 씁니다. 하지만 강원도 태백시 창죽동 금대봉 아래에 있는 검룡소에 이런 약한 표현을 쓰는 건 적절하지 않습니다. 514km에 달하는 한강의 발원지로서 하루에 2000~3000톤의 물을 펑펑쏟아내고 있기 때문이지요.

검룡소는 1987년 국립지리원에서 한강의 최장 발원지로 공식 인정된 곳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이전에 이곳은 그저 전설로만 떠도는 곳이었습니다. 서해에서 용이 되기 위해 이곳까지 찾아온 이무기가 수양을 쌓으며 마을의 가축을 잡아먹었고, 격분한 마을 사람들은 이무기를 작살로 죽이고 검룡소를 메워버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전설이 정말 맞았는지, 1986년 복구하기 전까지 이곳은 흙으로 메워져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혹시 이무기의 흔적도 어딘가에 남아있을까요!

<검룡소 입구에 적혀 있는 이무기의 전설>(사진 : 한국관광공사)

 

이곳에 가는 길은 두 가지 코스가 있습니다. 1 코스는 태백시 창죽동에 위치한 검룡소 주차장에서 출발해 금대봉 길로 들어가고, 2 코스는 38번 국도를 타고 가다 추천역 근처에 있는 두문동재나 싸리재에서 하차해 대덕산을 거쳐 금대봉 길로 들어갑니다. 특히 금대봉과 대덕산 사이의 계곡은 환경부에서 자연생태계보전지역으로 선정했기에, 2 코스로 가시면 희귀 식물들도 많이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그렇게 수 킬로미터를 걸어 검룡소에 도착하게 되면 먼저 그 소박함에 놀라고, 다음으론 이곳에서 그 거대한 한강이 시작된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됩니다. 우리 생각에는 장엄한 폭포라도 있어야 모양새가 살 것 같은데, 검룡소는 조그마한 샘일 뿐이니까요.

 

<이 작은 샘에서 한강이 태어난다> (사진 : 연합뉴스)

 

이곳에 서있으면, 시작은 미약하여도 끝은 창대하리라는 구절이 떠오릅니다. 이 작은 물줄기가 514킬로미터를 굽이굽이 흐르며 온갖 시련을 겪은 끝에 서해에 힘차게 도달하는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의 삶도 끊임없이 전진할 수 있고, 그 끝에서 노력한 만큼의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그 전진이 중간에 막힌다면, 그건 그저 전진하는 걸 포기했을 때뿐이겠지요. 장애물이 생기면 돌아서 전진하는 물줄기를 떠올리며, 막힘 없이 힘차게 나아가야겠습니다.

 

한강이 이름을 부여받는 곳, 영월 선암마을

아마 선암마을이란 지명을 듣고 어디서 들어 봤는데?’ 하신 분들이 있으실 겁니다. 입소문으로만 유명하던 이곳이 정말 유명해진 계기가 바로 ‘1 2의 촬영지였기 때문이니까요. 그 방송을 보지 않으셨다면, 이번 기회에 저와 함께 이곳을 둘러보세요.

 

이곳은 무엇보다도 여러 곳에서 모인 물줄기들이 진정한 한강으로 거듭나는 장소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동강과 서강이 영월을 지나며 합쳐지며 남한강이란 이름을 부여받기 때문이지요. 선암마을은 그보다 앞서 서강의 지류인 주천강과 평창강이 합쳐지는 곳으로, 서강이 동강과 만나기 전 몸집을 불리는 곳입니다.

선암마을에는 바로 명승 제75한반도 지형이 있습니다. 특히 한반도 지형은 한반도를 그대로 축소해 놓은 것처럼, 기본적인 외양에 더해 동고서저란 지형까지 완벽하므로 인기가 높습니다. 오랜 세월에 걸친 모래톱의 퇴적이 낳은 기적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 보면 혹시 조상님들이 몰래 만든 거 아니야?’란 생각이 나올 정도니까요. 이곳은 아이러니하게도 주민마저 오랫동안 무심히 지나치고 있었는데, 주민 이종만 씨가 우연히 발견해 외부에 제보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이곳을 감상하는 전망대가 있는 오간재를 종만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니 재미있습니다.

또 이곳에서는 한반도 지형을 한 바퀴 둘러보는 코스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영월군은 2009년부터 뗏목 체험장을 열어 매주 토, 일요일과 휴일에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름 피서철에는 매일 운영하기도 한다니 한번 가볼 만하겠죠? 요금도 1인당 뗏목이 500, 나룻배가 천 원이니 부담 없습니다. 그렇게 배에 오른 관광객은 평창강 물줄기가 만들어 놓은 한반도 지형의 동해안을 출발해 서해안까지 1km 구간을 왕복하게 된답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생겼다는 것을 눈으로 확실히 알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지요. 대동여지도를 만드신 김정호 선생이 이곳을 보았다면 여기 집을 짓고 사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기여차 구성진 노래가 들리는 듯한 사공들의 노젓기> (사진 : 연합뉴스)

 

선암마을 한반도 지형으로 가시는 길은 중앙고속도로 신림 IC에서 88번 지방도로 영월, 주천 방면으로 가신 후 주천 사거리에서 영월 방면으로 우회전해 한반도지형 방면으로 가시면 됩니다. 차에서 내려 600미터쯤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오니, 그곳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우리나라를 마음껏 감상하세요.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한반도를 볼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곳에서 막삶은 뜨끈한 강원도 옥수수를 한 입 베어 물 수 있다면, 한반도를 다 가진 것 같은 유쾌함을 만끽하실 하실 거에요.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 남북이란 꼬리표를 떼는 곳, 두물머리

두물머리는 이미 각종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지만, 우리가 갈 곳은 즐비한 카페들 쪽이 아니라 양수대교 아래에 있는 진짜 두물머리입니다. , 여기까지 온 방법을 다른 분들께도 알려 드려야겠죠? 이곳에 차로 오는 방법은 서울에서 강변북로를 타고 구리를 지나 양수대교를 지난 지점에서 두물머리이정표를 따라 내려오면 됩니다. 전철로 오려면 청량리역에서 양수역까지 오시면 되고, 버스로 오려면 청량리에서 167번 버스를 타고 종점인 양수리에서 내리면 됩니다. 게다가 양수역에서 두물머리는 약 2.5Km 정도밖에 되지 않으니 자전거로 씽씽 달려올 수도 있답니다. 이렇게 오는 방법이 다양하니, 꼭 한번 방문해보세요.

 

<서울을 떠나 두물머리에서 호젓함을 즐기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우리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이곳이 두 개의 큰물이 만나 한강을 이루는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선암마을에서 이름을 얻어 달려온 남한강과 금강산에서 내려온 북한강이 감동의 상봉을 이루어내며 남도 북도 없는 진정한 한강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여기선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란 시가 문득 떠오르네요.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과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이렇게 한 소절 읊고 나서 두물머리를 다시 바라보니, 남한강과 북한강이 꼭 결혼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곳이 원래 나루터였다는 사실을 혹시 아시나요? ‘에이~ 이렇게 큰 팔당댐이 있는데 무슨 나루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댐이 생기기 전 이곳은 강원도와 충청도, 서울 뚝섬과 마포나루를 이어주던 마지막 정착지로서 매우 번성했습니다. 비록 지금은 빈 배만 육지에 오도카니 남아 그때의 풍경을 짐작하게 할 뿐이지만, 한때 수많은 배가 오가며 떠들썩했던 이곳을 잠시 상상해보는 것도 괜찮겠지요. , 저기 서 있는 400살 먹은 느티나무는 그 모습을 모두 지켜보았겠지요.

 

<세 그루의 느티나무가 형제처럼 얽힌 느티나무> (사진 : 한국관광공사)

 

또 이곳은 말죽거리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권상우가 출연했던 영화 제목에도 나오지요. 그렇다고 이곳에 잔혹한 전설이 있다는 건 아니고, 사람은 느티나무 아래에서 쉬고 말은 죽을 먹으며 쉬는 곳이라고 해서 말죽거리랍니다. 그럼 우리도 잠깐 쉬었다 가 볼까요? <세미원>은 수많은 연꽃과 항아리 분수를 보며 심신을 정화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고, <석창원>은 조선 시대의 온실을 축소 복원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곳입니다. <두물머리 애벌레 생태학교>에서는 나비와 각종 곤충뿐 아니라 살아 있는 양서류, 파충류 등도 함께 감상할 수 있어, 아이를 데리고 가면 훌륭한 학습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두물머리는 물안개와 나루터, 수많은 수양버들 등 강가 마을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기에 많은 사람이 사랑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이곳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한강이 만들어지는 곳이기도 한다는 사실을 먼저 떠올려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확실히 기억하셨으면, 이제 마지막 장소로 출발!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강화도 연미정

한강의 동쪽 끝부터 걸어온 이 여행도 벌써 마칠 때가 되었습니다. 슬슬 종착역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안 그래도 넓은 한강이 더더욱 넓은 바다와 만나기 위해 마지막 힘을 내고 있는 모습을, 전망 좋은 곳에서 응원해주고 싶어집니다. 제가 또 좋은 장소를 알아 왔으니 그리로 가시죠.

강화군 강화읍 월곶리에 위치한 연미정은 우선 강화대교 건너 우회전한 후 강화인삼센터 주차장 앞을 지나 철조망을 따라 4km가량 떨어진 민간인 통제구역까지 가야 합니다. 그곳에 있는 월곶 군부대검문소에서 신분증을 제출한 후 올라가면 초소 바로 옆에 월곶돈대가 있고, 그 안에 연미정이 있습니다. 이곳은 북한의 개풍군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이런 절차가 필요하며, 개풍군을 촬영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출입통제선 안에 있는 연미정> (사진 : 한국관광공사)

 

왜 이런 수고를 감당하면서 이곳에 와야 하냐고요? 이곳에 서는 순간, 우리는 이런 번거로움을 거치는 수고를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이곳은 한강과 서해가 날것으로 한데 어우러지는 모습을 가장 생생하게 내려다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작가 김훈은 <언니의 폐경>에서 노을이 지는 가운데 한강이 서해로 흘러가는 그 모습을 숨 막히도록 아름답게 묘사했는데, 이곳에서 직접 바라보면 그 묘사로도 다 채워지지 않을 만큼의 풍경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두 갈래의 물줄기 모양이 제비 꼬리와 같은 곳에 지어진 정자라 하여 연미정이라 이름 붙여진 이 정자에서는 온 세상이 하나가 됩니다. 동쪽에서 흘러온 한강이 이곳에서 서해와 만나고, 남쪽에서 온 사람들은 이곳에서 북쪽을 바라보며 북한이 우리와 한반도를 공유하는 사이란 걸 실감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곳을 한강이 끝나는 곳이라 생각한다면 낙조를 떠올리며 우수에 젖을 수 있을 테고, 한강이 더 큰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중이라고 생각한다면 내일의 일출을 떠올리며 입가에 웃음을 지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어느 쪽에도 정답은 없겠지만, 둘 중 선택하라면 전 후자를 택하고 싶습니다. 흐르는 물에는 멈춤도, 소멸도 없다는 것을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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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안개 자욱한 한강 하구> (사진 : 한국관광공사)

 

한강 탐험을 여기서 마치기 전에 토막 지식 하나 더 이야기하겠습니다.

한강의 옛날 이름은 아리수입니다. , 우리가 수돗물 이름으로 알고 있는 그 아리수 말이지요. 아리수란 말은 고구려 광개토대왕이 남긴 비문에 나온 말로, 크다는 순우리말 아리와 물을 뜻하는 한자어 합해진 말입니다. 조상님들의 눈에도, 우리의 눈에도 한강이 거대하게 비치긴 매한가지였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삼국시대 때부터 지금까지, 한강은 한반도 최고의 요충지로 자리 잡을 수 있었겠지요.

 

한강은 늘 그 자리에 있었지만, 그렇기에 그 소중함을 더욱 절실히 깨달아야 합니다. 한강에 많은 것을 받아왔기에, 이제는 우리가 한강을 관리하는 것으로 갚아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한강을 거닐었고, 그 시작과 끝을 보며 한강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한강을 안다는 것, 그것은 한강을 진심으로 사랑하기 위한 첫걸음일 테니까요.

 

 

 

   

 

출처 : 신뢰받고 품격있는 대한민국  |  글쓴이 : 코리아브랜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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