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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탈북 아이들의 꿈을 심어주는 <무지개 학교>

 

탈북 아이들의 꿈을 심어주는

 


북한이탈주민 사회가 남한에 뿌리 내린지 10년이 되었다. 해마다 입국 추이도 증가하지만, 특징적인 것은 여성의 비율이 2002년을 기점으로 남성 입국자수를 초월하기 시작했고 전체의 78%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이는 북한이탈주민 자녀들의 수도 증가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탈북 아동들은 북한에서 영․유아기의 영양 결핍으로 신체발육 부진을 겪었고, 북한 경제 악화로 인해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했다. 북한에서 탈출해 비보호 지역인 중국 및 제3국을 유랑하면서 겪은 온갖 수난들, 가족과 헤어져 살면서 느끼는 심리적 불안은 어린 나이에는 감당하기 힘든 것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고비를 넘긴 이들에게 남한사회는 또 다른 고비나 다름없다.


서울 북부 하나센터(공릉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탈북자들이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과 함께 탈북아동을 위한 <무지개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무지개 학교는 탈북 가정에 속해 있는 아동들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탈북 가정과 다문화 가정에서 자라나고 있는 아동들은 전반적으로 한국어를 습득하고 사용하는 부분에 있어서 남한 아동들에 비해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실제로 무지개학교 입소 아동 중에는 한글을 전혀 모르거나 제3국어를 한국어보다 훨씬 유창하게 하는 아동들이 전체의 30% 정도에 해당된다.

 

 

 

 ▲ 탈북 아동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는 선생님들


무지개학교를 담당하고 있는 백혜란(사진 오른쪽) 사회복지사는 “부모님들이 일하러 가면 혼자 방치되어 컴퓨터만 하는 아이들도 많아요. 아이들을 둘러싼 환경에서 마음의 문을 닫고  열지 않을 때가 제일 어렵지만 교육을 통해 점차 친숙해지면서 교사를 신뢰하고, 힘든 이야기도 서슴없이 할 때는 힘도 생겨요. 학생들 중에는 따뜻한 밥이 그립다는 아이들도 있을 만큼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다.”고 설명했다.


무지개 학교는 이러한 아동들의 특성을 고려해 수준에 맞는 학습지원과 정서적 안정을 위한 각종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운영시간을 연장하여(저녁 8시 30분 까지) 나이트 케어(night care)도 실시하고 있다. 학부모들도 맞벌이 혹은 한 부모 가정으로 그동안 아동들이 혼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매우 환영하고 있고 아동들도 긴 시간동안 공부하며 피곤해 하지만 전에 비해 만족스럽게 생활하고 있다.


무지개 학교에서 주안점을 두고 집중적으로 진행하는 수업은 개인별 학습 수준에 맞는 1:1 학습 지도이다. 개별아동들의 학습 수준에 맞춰 국어, 수학 중심으로 가르치는 한편 취약한 과목들도 집중 지도하고 있다. 신규 아동의 경우 학습 누적해소를 위해 특별 지도를 실시하고 있다.


집중 교육 다음으로 중시하는 것은 학생들의 정서 및 심리적 안정을 위한 교육이다. 이를 위해 독서치료와 예체능교육 프로그램들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독서지도는 주 1회 전문 강사를 활용하여, 아동 추천 도서 중 선택하여 함께 읽거나, 독서지도 교사가 읽어 준 후, 내용의 전말에 관련된 문제를 풀어서 글 이해력을 높이고, 자신의 느낌을 작문 또는 발표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성화 수업과 함께 특별 문화 활동도 적절히 배합해 진행하고 있다. 문화 기행 및 야외활동을 장려해 남한문화를 체험하고, 문화적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시대의 흐름에 맞는 문화체험을 선정하여 체험한다.


또 아이들의 특성을 고려해 개별적인 관리에도 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선생님들은 자신이 담당한 아동의 학습상태와 성격 및 특이사항을 파일에 기록하여 다음 선생님이 기 그 기록을 참고하여 아동에게 학습 지도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아동이 재학 중인 학교와 지속적인 교류 및 간담회를 개최하여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교사와 부모가 자녀들의 학습 및 정서 상태를 공유하고 문제 해결 및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부모간담회도 운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문 강사를 활용하여 자녀를 올바르게 키우기 위한 지침과 방법을 학습하고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무지개 학교는 자원봉사자들이 주축이 되어 운영되고 있다. 현재 대학생과 고등학생으로 구성된 8명의 자원봉사자 선생님들이 탈북 아동들을 가르치고 있다. 아이들 특성상 개별적인 교육에 초점을 두고 학년별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하루 프로그램이 끝나면 당일 담당했던 아동의 특성과 학습 태도에 대해 공유하고 새로운 비전도 제공한다. 또한 자원 봉사자들이 직접 겪은 다양한 체험 및 애로 사항을 공유하며, 개선점을 건의하고 봉사자들을 위로하여 향후 봉사가 더 효과적으로 원활하게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한다.


이처럼 서울북부 하나센터는 탈북 아동들의 사회적응에도 특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정 계층에 대한 폭넓은 지원보다는 가족 중심의 포괄적인 지원으로 남한 사회 적응을 돕고, 남북의 차이도 줄여가고 있다. 특히 탈북 아동들의 올바른 성장은 남과 북을 있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남북 사회를 모두 경험한 청소년들이기에 남북 조화의 밑거름으로 성장하여 미래 통일 한국의 당당한 주역으로 거듭날 수 있는 큰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이진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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