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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북에서 온 억척엄마 선희씨'로 보는 북한이탈주민들의 삶


 


안녕하세요. 8기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의 백상민입니다. 통일부(2016)에 따르면 201512월말 기준으로 28,795명의 북한이탈주민이 입국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이탈주민이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05%에 불과하지만 사회적 영향력은 점차 확장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이탈주민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70%에 육박합니다. 2만 명의 북한이탈여성들이 남한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지요.

  지난 130, KBS프로그램 동행에서는 혼자 자녀들을 부양하고 있는 북한이탈여성의 이야기가 방영되었는데요. 북에서 온 억척 엄마 선희씨라는 이름으로 방영된 이 방송에서는 생계를 위해 남자들도 힘들어하는 수산물 배송업무을 하고 있는 안선희씨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우리 사회에서 살아가는 북한이탈여성의 대표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처럼 생계를 위해, 자신의 부양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북한이탈여성의 모습을 KBS프로그램 동행-북에서 온 억척 엄마 선희씨를 통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북에서 온 억척 엄마 선희씨의 삶


  수산물 유통업체에서 근무하는 안선희씨는 작은 단칸방에서 큰 딸, 작은아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여성입니다. 남한사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모습이지만 그녀에겐 북한에서 내려온 북한이탈주민이라는 특별함을 갖고 있습니다. 매일 무거운 물건을 배송하는 일은 평범한 남성들도 쉽게 감당하기 힘든 작업이지만 그녀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계속 버티고 있습니다. 열심히 일하다보면 거래처도 늘어나고, 앞으로 통일되면 더욱 큰 미래를 꿈꿀 수 있으리라 기대하면서 어려운 현실을 버티고 있는 것이지요.

 


 북한이탈주민들이 겪는 어려움, 주거와 교육, 그리고 양육문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것이 있다면 우선 주거문제입니다. 그녀는 단칸방에 화장실과 부엌을 함께 사용하는 고시원, 4평 남짓한 작은 방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양육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소음들이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옆방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불평을 듣기도 합니다. 자녀들이 마음껏 뛰어놀지 못하는 작은 주거공간은 선희씨 가족이 겪고 있는 가장 큰 불편사항으로 보였습니다.


  또 다른 문제가 있다면 교육과 양육문제입니다. 북한에서 탈북할 때 그녀는 아이들을 중국에 둔 채 먼저 남한으로 입국하였습니다. 최근 들어 중국 당국의 경비가 삼엄해진 까닭에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남한으로 입국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그녀가 선택한 것은 우선 먼저 자신이 남한 사회에 정착하고, 중국에 남아있는 가족을 데리고 오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녀의 딸인 수정이는 한국말보다 중국어에 더욱 익숙해졌습니다.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한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는 수정이는 중학생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기초적인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었습니다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인해 수정이는 같은 또래의 다른 학생들이 배우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습니다이와 더불어 생업을 위해 항상 밖에서 일하는 선희씨는 오랜 시간을 아이들에게 투자하지 못하는 양육문제를 겪고 있었습니다. 특히 그녀가 밖에서 근무하는 동안 아이들은 방과 후에 작은 단칸방 안에서 남은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근무하는 배송업의 특성상 아이들과 놀아줄 시간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통계자료로 살펴보는 북한이탈주민들의 현실


  이러한 모습들은 비단 선희씨 가족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북한이탈주민들의 보편적인 문제로 볼 수 있는데요. 통일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49월말 기준 북한이탈주민의 생계급여 수급률은 32.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최저 생계수준에서 살아가는 주민이 10명 중 3명에 이르는 것이지요. 이뿐만 아니라 경제활동 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56.6%, 실업률은 6.2%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는 같은 해 우리나라의 공식 실업률인 3.5%에 비해 2.8%나 높게 나타난 것입니다. 경제활동인구뿐만 아니라 비경제활동인구의 실업률까지 포함한다면 더 높은 수치가 나올 것은 분명합니다.


  또한 북한이탈주민들이 북한에 거주할 당시의 직업군도 대체로 노동자 혹은 무직부양이 약 8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문직에 종사한 주민이 2%에 불과한 것과 대비되는 부분입니다. 특히 가부장적인 전통이 남아있는 북한의 문화적 특성에 따르면 여성의 전문직 종사비율은 더욱 낮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에 따라 남한 사회에서 북한이탈여성들이 참여할 수 있는 직업군도 범위가 한정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처럼 생계문제에서 어려움을 겪는 북한이탈주민들은 주거, 교육, 그리고 양육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입니다. 주거환경, 언어적 차이, 그리고 상대적으로 낮은 노동환경 등은 북한이탈주민들의 남한 사회 정착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사회적응을 위한 각층의 노력과 지원이 지속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개선될 부분이 많은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보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도 북한이탈주민들이 남한 사회에서 적응하고자 하는 이유는 바로 통일을 향한 기대와 희망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선희씨의 대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앞으로 통일이 된 이후에 더욱 나아질 삶과 미래를 기대하며 힘든 하루를 버티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통일에 관심을 가져야하는 것도 통일이 단순히 영토의 통합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누군가에게는 꿈과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 속에 북한을 향한 우리 국민의 감정은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북한이탈주민을 향한 관심도 점차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북한이탈주민들은 남한 사회 적응에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될 것입니다. 물론 이들을 위한 적절한 정책과 지원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북한이탈주민들을 향한 작은 관심과 배려라고 생각됩니다. 지금부터 북한이탈주민과 더불어 통일에 대해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지금까지 제8기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의 백상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