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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북한의 '비대칭 위협'이 뭐야? ②

 

[이 글은 경기대학교 공공정책학과 전병규 님의

2008학년도 논문 “한국군의 정신전력 결정 요인”을 인용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

 

 

북한의 비대칭 위협 그 두 번째 : 정신적 비대칭

 

 

정신전력의 차이

 

개념의 등장

 

1973년 2월 20일 박정희 대통령은 국방부 연두순시에서 “전쟁의 승패는 병력이나 장비의 우월보다도 정신전력에 좌우되므로 모든 부대의 정신전력 수준을 끌어 올려야 한다”고 지시, ‘정신전력’ 용어가 처음으로 등장하였다.

 

 

의미의 변천

 

한국군의 정신전력 개념은 시대에 따라 다르게 정의되어 왔다.

1973년 초에 ‘정신전력’이란 용어가 최초 사용된 동년에 육군본부는 '정신전력이란 휘하 장병이 지휘관의 의도적 요구에 가장 가깝게 사고하고 행동하는 상태 또는 그 정도'로 정의를 내리면서 정신전력을 강화하는 데는 지휘관이 그 주체가 되어야 하며 지휘관 자신이 정신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정신전력과 지휘통솔과의 연계성과 함께 모색하였다.[각주:1]

 

1977년 국방부는 ‘모든 장병이 지휘관을 핵심으로 굳게 협력하여 드높은 군인정신과 확고한 신념으로 부대임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조직화한 무형전력’으로 정의하였다.[각주:2]

 

1983년 국군정신전력학교는 ‘모든 장병이 투철한 군인정신의 바탕 위에 지휘관을 중심으로 굳게 뭉쳐 부여된 임무를 능동적으로 완수할 수 있는 조직화된 의지력’으로 규정하여,1977년에 국방부의 정의를 일부 보완하였다. 1998년 국방부는 다시 내용을 보완하여 ‘모든 장병이 지휘관을 중심으로 투철한 군인정신,엄정한 군기,충천된 사기,공고화된 협력으로 부여된 임무를 능동적으로 완수할 수 있는 조직화된 전투의지력’을 정신전력으로 정의하고,군인정신,사기,단결,군기를 그 구성요소로 규정하였다.[각주:3]

 

 

정신전력의 특성

 

정신전력 특성을 논하기 앞서 전력에 대한 개념을 먼저 알아본다. 전력은 유형전력과 무형전력으로 구분할 수 있다.[각주:4] 유형전력은 병력, 무기, 장비, 물자 등 형체를 가지고 있는 군사력의 제 요소들에 의해서 갖추어진 전투능력이다. 무형전력은 군인이 전투에서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인간으로서 발휘할 수 있는 육체적 정신적 능력과 내재적 가치가 결합된 총화로서 형태는 없으나 분명히 그 실체와 가치가 존재하는 힘이다.

 

<그림 1>은 정신전력과 운용전력 및 기술전력 그리고 유형전력 간의 관계도를 그린 것이다. 유형전력을 포함한 것은 병력을 비롯하여 장비나 물자도 사람이 움직이기 때문에 포함하였다. 국방부 정신전력 지도지침서에는 무형전력의 요소인 기술전력, 운용전력, 정신전력 간의 관계를 나타냈으나 <그림1>처럼 이 글에서 정신전력은 운용전력과 기술전력 그리고 유형전력의 교집합으로 본다. 결국 정신전력은 무형전력의 한 요소이지만 모든 전력과 연관되어 그 중요성을 말해 주고 있다.

  

 

 

 

 

 

 

<그림 1> 정신전력 관계도

 

 

 

남북한 정신전력 차이 

 

위 그림에서 정신전력은 운용전력과 유형전력과 기술전력의 집합체라고 표현하고 있다. 본인은 개인적으로 정신전력에 기술전력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기술전력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군 복무기간을 꼽는다.

 

남·북간 군 복무기간을 비교하면 북한의 경우 특무상사:정년퇴직시까지, 상사:정년퇴직시까지,중사:(직업군인 및 일반직)15년-20년, 하사:15년-20년, 상급병사:10년, 중급병사:10년, 하급병사:7년, 전사:7년이다. 북한의 가장 짧은 7년의 군 생활도 우리나라의 가장 길다는 공군의 복무기간보다 세 배 이상 길다.

 

한 장비를 얼마나 잘 다룰 수 있는지 숙련도를 따지면 북한군과 남한군이 비교가 될까. 여러 수치로 전투 성능을 따지면 대한민국의 주력 전차 K2 흑표가 북한군의 주력 전차 T-62 천마호보다 2배 이상 좋다고 한다. 하지만 성능이 2배라 하여 전투 능력까지 2배인 것은 아니다. 전차를 다루는 병사의 기술전력, 즉 정신전력이 큰 변수다. 전쟁 시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그 첨단 장비를 훈련을 1-2년 밖에 받지 못한 병사가 투입되어 북한의 베테랑 군인과 맞서게 되는 수도 있다.

 

미국도 중국도 막을 수 없는 무기

 

지금까지 물질적 비대칭 위협과 정신적 비대칭 위협에 대해 알아보았다. 전자의 경우 가장 우려할 만한 비대칭이 바로 핵무기 였을 것이다. 하지만 우방국가인 미국이 북한에 대하여 핵 억제력(Nuclear Deterrent Force,  상대방이 보복 공격을 우려해서 핵 선제공격을 단념하도록 만드는 핵전력을 말하는 것으로 사실상의 핵무기를 의미함)가지고 있으며, 북한의 우방인 중국도 북핵에 대해 '만일 대한민국에 핵 공격을 할 시 중국에 공격한 것과 같은 대우를 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므로 실질적으로 핵무기가 날아오는 일은 없다고 안심해도 될 것이다. 하지만 미국도 중국도 막을 수 없는 북한의 진짜 무기가 있다. 바로 공갈 협박이다.

 

정치체제의 차이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를 정치이념으로 채택하고 있는 국가다. 국가의 주요 사항은 국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어 결정된다. 북한은 이를 교묘히 이용할 수 있다. 한 사안에 대해서도 이해관계가 저마다 다른 관계로 여론이 갈리는 것이 현실이다. 여론의 주체인 국민은 투표권이 있고 따라서 정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분명한 권력집단이다. 북한이 원하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로 하여금 전쟁에 대한 불안을 자극(공갈 협박)해, 남한 내 갈등을 유발함으로써 자신들의 도발에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이러한 것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국민들의 성숙함이다. 아무리 외부에서 동요를 만드려 수를 쓰더라도 초연히 옳게 분별할 수 있는 능력, 현 시점에서 필요하지 않을까.

 

 

 



  1. 육군본부,『정신전력 강화법』장교교재Ⅶ,(서울:육군본부,1973),p.14-18. [본문으로]
  2. 국방부,『정신전력 지도이론과 실제』,(서울:국방부,1977),p.8. [본문으로]
  3. 국방부,『정신전력 지도지침서』(서울:국방부,1997),pp.31-33. [본문으로]
  4. 국방부(1998),pp.24-27.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