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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이야기/정책 돋보기

제36대 류우익 통일부장관 이임사

1.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통일부 직원 여러분!


이제 저는 장관직을 떠나

33년 공직생활을 마감합니다.

뒤돌아보니

동서남북으로 돌아다니면서

꽤나 분주하게 살았습니다.

나라로부터 입은 은혜가 크고 깊은 데 비해,

이룬 공은 변변치 못한 것 같습니다.


본래 우둔한 데에다

스스로 갈고 닦은 學德이 부족했기 때문인 줄 압니다.

그럼에도

큰 허물을 짓지 않고 물러나게 되었으니,

모든 것이 하늘이 돕고 여러분이 밀어주신 덕분일 것입니다.


저는

나라와 집안이 다 어렵고 힘들었던 시절에,

운 좋게도 일찌감치 독일까지 유학하고

모교 서울대에서 學而報國의 길에 들었습니다.


먼 길을 돌아

일생의 주제인 統一政策을 총괄하는 자리까지 왔다가

여기서 공직을 마감하게 되었으니,

생각할수록 참으로 과분한 영광입니다.

짐을 내려놓고 시골로 돌아가더라도

그 자리에서 못 다한 일을 찾아 報恩하겠습니다.

2.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통일은 꼭 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능히 할 수 있습니다.


세계질서의 판이 흔들리는 가운데

대한민국의 國運은 隆盛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북한은

孤立無援의 처지에서

주민들이 참으로 힘겹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부는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고 相生共榮의 길을 열어가고자 하였지만,

북한은 하늘의 이치를 거슬러

주민들을 학대하고 핵실험을 일삼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적반하장 격으로

무책임한 극언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북한이 스스로를 돕는 길로 나오면

우리도 기꺼이 돕겠지만,

계속 잘못된 길을 고집한다면

갈수록 어렵고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이런 사정과 국제정세의 흐름을 감안하여,

우리 정부와 국민은 북의 도발에 엄중 대처하면서

나라 안팎에서 ‘실질적 통일준비’를 시작했습니다.

통일을 내다보시기 바랍니다.

지금은 온 국민이 통일의지를 결집하고

행동으로 나설 때입니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진통의 과정에서,

그리고 통일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성금운동의 현장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적극적인 이해와 지지를 보내 주신 데 대하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직원 조회에서

“통일정책은 사랑과 理性으로 한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생존의 한계상황에 놓인 북한 주민들과

그들의 인권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2천 5백만 북한 주민을 포용할 수 있게끔,

이 땅에 와 있는 2만 5천 탈북민부터

따뜻이 감싸 안기 바랍니다.


그리고 아직 태어나지 않은 한국인들에게 물려줄

통일조국의 모습을 늘 그리기 바랍니다.


3.


在職中에 했던 말 가운데 몇 마디를 추려서

傍點을 찍어 남겨두고자 합니다.

떠나는 사람의 마지막 충정으로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정부에는 ‘原則과 柔軟性’을,

북한 당국에게는 ‘좋은 선택’을,

그리고 여러분께는 ‘통일준비’ 한마디를

각각 남겨 놓겠습니다.

이웃나라에는 ‘Unitiative'를 전해 주시기 바랍니다.


詩人은

‘心中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 하였구나’라고 탄식하였지만,

제게는 따로 錦囊에 넣어 남겨줄 말이 없습니다.


훗날 혹시라도 그럴 필요가 생기거든

내가 남겨둔 이 말들을 기억해 보시고,

나머지는 청사 복도에 서 있는

통일 항아리에게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준비된 통일은 축복입니다!


나는 이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歸路에 오릅니다.

통일 항아리 한 점이 스스로 빚은 짐으로 남았습니다.

그동안 동행했던 동지들에게는 고맙다는 인사말 대신에

이젠 좀 더 자주 만나고 정답게 지낼 것을 약속합니다.

4.


사랑하는 통일 가족 여러분!


지난 일 년 반 동안

엄중한 상황에서 성심을 다해 일하고

잘 따라주고 도와주어서 고마웠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일하면서 행복했습니다.


새 정부의 통일정책에 대해서도

변함없는 지지와 헌신을 부탁드립니다.


통일을 향한 우리의 단합된 전진은 계속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앞날에 큰 영광 있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