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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북한은 어린이날이 두번?

먼저 6월 1일은 북한을 비롯해 중국과 러시아에서 '국제아동절(International Children's Day)', 즉 어린이날로 지정되어 있는데요.

보통 북한은 국제아동절인 6.1절에 북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체육대회를 개최하거나, 소풍을 가곤 합니다.

북한에서는 올해 6.1절을 맞이하여 평양 대성산 놀이동산에서 각종 축하공연을 관람하고 체육대회에 참가하는 등 어린이들을 위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하지만 북한 어린이날 행사가 진정 어린이들을 위한 행사라고만은 할 수 없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합니다.

이번 해 북한에서는 국제아동절을 맞아 함경북도 무산군 유치원생들을 공연단으로 선발하여  중국 신의주 등에서 공연을 선보였는데요.

이 과정에서 학부모들간의 뇌물 경쟁도 빈번하고, 또 유치원생들이 북한 체제 선전 내용이 담긴 공연을 연습한다는 점 때문입니다.

또, 북한 경제가 악화되면서부터는 소풍과 같은 행사가 가정이 부유한 아동들만의 전유물로 전락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6.1절은 한국의 어린이날과는 다르게 초등학생이 아닌 유치원생, 즉 미취학 아동들만을 대상으로 합니다.

대신 6.6절을 소학교(한국의 초등학교에 해당) 학생들을 위한 별도의 날로 지정하고 있는데요. 6월 6일은 북한 조선노동당 산하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지도 하에 있는 '소년단'의 창립일입니다. 

'소년단'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위와 같이 흰색 와이셔츠에 빨간색 스카프를 두른 모습일텐데요.

북한의 소년단은 1946년 6월 6일에 발족된 어린이 단체로, 만 7세부터 13세까지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올해 6월 6일은 특히 소년단이 창립된 지 66년째라는 점에서 여느 해보다도 큰 행사가 꾸려지고 있는 모습이 비춰집니다.

 

 

북한은 6월 2일에 자강도, 강원도, 평안북도, 함경남도, 평안남도, 황해남도, 황해북도, 남포시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소년단 대표들이 평양에 도착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초도의 학생들은 경애하는 김정은선생님께서 어제는 평양을 몹시 그리워하는 섬마을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시여 평양견학의 즐거운 나날을 보내도록 하시더니 오늘은 이처럼 자기들을 경축행사에 대표로 불러주시였다고 하면서 감격과 행복의 눈물로 두볼을 적시였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에서는 '어버이수령'이라는 말로 집약될 수 있는 최고지도자의 '사회정치적 부모'의 지위를 강조하며 체제의 근간으로 삼고 있습니다.

'사회주의 대가정'이라는 유기체를 이루고 있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북한에서는 어린이들에 대한 조기적인 사상교육과 북한식 사회화에 몰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6월 1일 국제아동절, 6월 6일 두 번에 걸쳐 어린이날을 치르는 북한,

살펴보니 사실상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어린이날'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진정 어린이들을 위한 날이라기보다는 대내적, 대외 홍보에 치중하는 행사와 소년단 조직활동에 중점을 두는 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 전 한국계 미국인인 어린이 환경운동가 조너선 리가 북한의 어린이날을 맞아 북한 어린이들을 위한 선물을 전달한 일이 있었죠.

리 군은 지난 2007년부터 환경 운동을 시작하여, 2010년부터는 "DMZ에 어린이들을 위한 평화의 숲을 조성하자"는 뜻을 알려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뜻을 남한, 그리고 북한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알려 많은 사람들의 감명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또 그 과정을 통해 실질적으로 어린이 평화숲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동력을 얻어나가고 있습니다.

 

 

 

현재 군사적 긴장이 계속되고 있는 비무장지대(DMZ)에서 어린이 평화 숲이 조성된다면 우리의 어린이날 풍경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차 통일이 가까워지는 시기가 되면, 어린이날에 남과 북의 어린이들을 포함해서 세계의 어린이들이 DMZ 평화숲에 모이는 건 어떨까요?

어린이들이 DMZ 평화숲에서 환경의 소중함과 평화의 아름다움, 그리고 통일의 가치를 나누며 함께할 수 있다는 상상, 해보셨나요?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북한의 어린이날을 보면서, 남과 북이 보내는 어린이날 풍경 또한 너무도 달라졌다는 생각에 안타까운 감정이 들었습니다.

더군다나 6월 6일은 남쪽의 '현충일'인 반면, 가장 가까운 북한에서는 '어린이날'이라는 생각에 미치면서, 모순적이고도 슬픈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통일 이후에는 이런 차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막막해졌습니다.

 

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사실이 있었습니다.

남이든 북이든, 그리고 지구상의 어디서든 어린이들은 나라의 미래이며, 관심과 사랑을 필요로 하는 존재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우리는 이런 공통적인 가치를 이제 새로운 문화 정체성의 핵심 요소로 삼아 통일의 그 날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남북의 어린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통일 어린이날을 꿈꾸며 이번 기사를 마치겠습니다.

 

이상으로, 상생기자단의  최수지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