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을 만나러 갑니다-[부산편]
현재 우리나라는 통일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습니다. 통일 인식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 묵묵히 통일 활동을 펼치는 사람들이 숨어있습니다. [통일을 만나러 갑니다]라는 기사를 통해 전국적으로 다니면서 통일 활동을 펼치는 사람들의 만나고 그들의 인터뷰를 담아보겠습니다. [통일을 만나러 갑니다] 1탄 부산광역시를 찾아갔습니다. 그곳에서 한반도 통일을 위해 연구하는 브라이언 마이어스 동서대 교수(International Studies과)를 만났습니다.
▲현재 동서대 국제관계학부 학과장으로 재직 중인 브라이언 마이어스 교수
브라이언 마이어스 교수
마이어스 교수는 1963년 미국에서 태어나 1992년도에 튀빙겐 대학교 대학원에서 북한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동서대학교 International Studies 학과장으로 재직 중입니다. 독일에 있을 당시 통일을 체험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에서도 한반도 통일에 대한 연구와 통일에 대한 강연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라는 저술을 비롯해 북한과 통일에 대한 활발한 연구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브라이언 마이어스 교수의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
저서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
먼저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라는 책을 살펴 보면 독특하면서도 모순적인 제목이 돋보입니다. 이 책은 북한 체제 고유의 개인숭배가 가진 기형성에 대해 낱낱이 알리고 있는 책입니다. 그와의 인터뷰를 통하여 좌파라 해야 할 공산주의 체제인 북한이 왜 실상은 극우이며, 또한 현재 통일에 있어서의 가장 큰 문제점과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의 향후 남북관계의 전망에 대해서 살펴 보았습니다.
Q. 왜 북한학을 연구하게 되었습니까?
A. 냉전시대 당시, 저는 독일 튀빙겐 주립 대학교(University of Tübingen)에서 소련학을 전공하여 학위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제가 받은 소련 전공 학위는 쓸모가 없어졌습니다. 부전공이 한국학이었던지라 북한문학을 새롭게 공부하게 되었고 월북시인인 ‘한설야’씨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수료하게 되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Q. 저서인 ‘북한은 왜 극우(極右)의 나라인가.’라는 책을 아주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읽지 않은 독자들에겐 책의 제목이 상당히 의아할 수도 있습니다. 왜 북한이 극좌(極左)가 아닌 극우로 표현되었는지 독자들을 위해 설명해주길 바랍니다.
A. 그것은 북한이 사실상 공산주의가 아니라 극단적 파시즘의 체제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공산권국가들의 개인숭배가 지도자의 공산주의 이론에 대한 탁월한 이해에서 기인한 것으로 선전됩니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에는 그게 아닌 민족주의적인 것이 매우 강조됩니다. 이는 과거 일본의 극우 파시즘 체제에서의 그것과 매우 유사합니다.
과거 극우 파시즘의 일본에서 히로히토 천황이야말로 일본민족의 순수한 상징으로 여겨진 것처럼 북한에선 김일성이야말로 조선민족 가운데 가장 순수한 의미의 조선인이라 선전됩니다. 이를테면 히로히토 천황이 일본민족의 순수성을 선전하기 위해 백마를 탄 자신의 모습과 후지 산의 만년설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것처럼 김일성 역시 흰 색의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사용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육탄(肉彈)’, ‘결사옹위(決死擁衛)’와 같이 과거 일본에서 선전용으로 쓰이던 수사를 그대로 받아들여 사용하였습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초창기의 북한이 친일 지식인들을 숙청하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기용했기 때문입니다. 한국 최초의 근대무용가인 최승희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북한 체제가 수립될 당시 숙청된 세력은 친일파가 아니라 반일지주들이었죠. 따라서 군국주의 일제치하에서 성장한 친일 지식인들은 자연스레 그러한 것들을 사용하였고 북한의 개인숭배가 일본의 그것과 유사하게 된 것입니다.
Q.혹자는 북한의 기형적 개인숭배가 과거의 성리학적 질서에서 비롯된 가부장적 체제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하던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북한에서는 그들의 지도자를 어버이로 부릅니다. 이는 아버지와 어머니 양성을 모두 아우르는 말로 중성적인 표현이죠. 따라서 김일성이나 김정일, 김정은의 모습은 과거 히틀러나 무솔리니처럼 눈빛으로써 대중을 가르치려 하는 엄부(嚴父)의 모습이 아닙니다. 오히려 대중을 감싸 안으면서 그들을 걱정해주는 자모(慈母)의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때문에 북한의 기형적 개인숭배를 가부장적 질서에서 찾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Q. 한반도의 통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A. 한반도의 통일은 불가피한 것 입니다. 많은 남한 사람들은 통일이 미뤄지거나 점진적인 통일이 되기를 원합니다만, 그것은 비현실적입니다. 왜냐하면 독일의 경우, 서독사람들도 지금의 남한 사람들과 같았습니다. 하지만 동독 사람들은 계속해서 서독에 밀려들었고 서독은 통일을 해야했습니다. 그것이 동독 사람들을 동독에 있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북한의 경우, 만약 김씨정권이 붕괴 된다면, 북한 사람들은 남한에 몰려 들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북한사람들을 북한에 있게 하기 위해서 남한 또한 통일을 선택할 것 입니다. 통일은 다가오고 있습니다.
▲독일에 있을 때 통일을 체험하면서 외국인이지만 통일세를 내는 것을 당연히 여겼다고 말하시며, 현재 통일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남한 사람들의 태도를 꼬집으셨다.
Q. 그렇다면 통일은 언제 이루어질까요?
A. 중요한 것은 군사적인 부분입니다. 북한의 정권은 주민들이 북한사람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 강함을 드러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문제는 미사일은 2년에 한번씩 쏘아올린다고 가정한다면, 북한사람들은 뭔가 지루해 하거나 그것에 지칠것입니다. 국제적인 시선도 마찬가지일 것이며, 그들은 반응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북한은 지속적으로 도발을 시도해야만 하고, 그래서 연평도 해전이나 천안함사건이 터지는 것입니다. 북한은 계속해서 군사적 위협을 가할 것이며, 그것은 군사적으로 갈등을 초래할 것입니다. 후에 북한은 지고, 체제는 붕괴되겠죠. 제 생각에 이러한 일들은 곧 일어 날것입니다.
문제는 북한 내부에 있는게 아닙니다. 제가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북한 사람들은 매우 행복해 보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북한 체제를 지지하지만 그들은 보다 더 외부의, 특히 남한의 문화와 자본주의에 관심이있었습니다. 그것이 김정은 정권의 문제점입니다.
Q. 김정일에서 김정은의 정권 승계가 통일에 어떤 영향을 미치겠습니까?
A. 3대 세습 과정에서 열정은 점점 식어 갑니다. 무슨말이냐면, 이건 러시아의 마트료시카(Matryoshka) 인형과 같습니다. 김일성은 군사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훌룡한 위대하고 완벽한 지도자로서 추앙 받고 있습니다. 북한정부도 김정일은 김일성만큼 뛰어나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그를 군사적으로 두각을 드러낸 지도자였다고 했습니다. 김정은에 대해서는 북한정부는 그의 과거를 말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사람들이 굶어 죽어가는 시절에 그는 스위스에서 그 시절을 보냈기에 그 사실은 존경받지 못하고 있고, 북한 정부도 그의 과거에 대해서 어떤 거짓도 늘어 놓을 수 없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미 외부로부터 정보를 접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러한 것들은 이미 문제가 되가고 있습니다.
북한사람들은 이 체제를 믿기를 원합니다. 어떤 북한 사람이 50년간 북한을 위해서 일했다고 가정을 한다면, 그는 북한의 체제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 자체를 부정할 것입니다. 왜냐면 그가 북한 체제를 인정하지 못한 다는 것은 그가 북한을 위해 일해온 50년의 일생이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들은 이 체제를 인정하고 믿음으로써 그들이 통일을 이뤄내고 미국인들을 내쫒는데 일조하고 싶은 겁니다. 하지만 제 생각엔 열정은 식어가고 있습니다. 열정이 식는다는 것은 한국의 기독교에 빗대어 설명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인들은 교회에 나갑니다. 그리고 그들은 설교 때 졸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신을 안 믿는다거나 반기독교인은 아닙니다. 단지 열정이 식은겁니다. 이것과 같은 맥락에서 북한주민들이 세습과 북한체제에 대해 느끼는걸 이해할 수 있습니다.
Q. 젊은 층이 어떻게 통일에 일조할 수 있을까요?
A. 가장 중요한 것은 젊은이들이 안보의식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만약 북한 정권이 무너진다면, 젊은 이들은 국가에 대한 애정을 보여야합니다. 그것은 여당을 좋아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지금 국가 체제에서 떠나고 싶지 않다는 것을 밝혀야 합니다. 북한은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연평도 해전이나 천안함 사건이 일어났을 때 어떠한 시위나 젊은 이들의 표현이 없었습니다. 반면에,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한미 FTA에 대해서는 격렬한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었습니다. 당신이 김정은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떻겠습니까? 젊은이들은 국가정신을 구축하고 유지하십시오. 그들이 왜 연평도 해전과 천안함 사건을 일으켰는지를 잘 알아야합니다.
▲영어 인터뷰로 진행되었지만 교수님은 중간에 한국어로 속담이나 농담을 하면서까지 상생기자단을 편하게 대해주셨다.
브라이언 마이어스(Brian Myers)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색다른 시각으로 남북관계와 통일 전망에 대해 알 수 있어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마이어스 교수는 북한의 민족주의는 일본의 극우 파시즘과 매우 비슷하며, 또한 대북정책에 있어서 물밑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상생기자단에게 강조하였던 것은 청년들의 국가정신의 구축이었습니다. 오늘날 남한 청년들이 안보의식 유지와 올바른 국가정신이 필요하며,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통일을 이루는데 기인한다고 하였습니다.
북한전문가이자 동서대학교에 재직 중인 브라이언 마이어스 교수의 시각으로 바라본 통일은 그저 미래의 어느 날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현재진행형이며, 군사적 대립이 그 시발점이 될 것입니다. 마이어스 교수와의 인터뷰는 통일세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과거의 모습이 부끄럽기도 하였으며, 가까운 미래에 이루어질 통일을 위해 우리 모두가 더 노력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기사작성 및 취재
사진 촬영, 편집과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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