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일부 이야기/정책 돋보기

지구상의 모든 나라가 민주화 된다면?


"민주주의 국가끼린 전쟁을 하지 않는다"




    이것이 국제관계이론 중 하나인 '민주평화론'입니다. 단순히 그럴 수 있다고 주장 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적 사례를 통해 입증된 하나의 '이론'입니다. 좀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얼마전 북한은 연평도 도발을 감행했습니다. 무고한 민간인과 국군 장병들이 희생되었습니다. 현재 한반도의 전쟁위기는 날로 높아지는 상황이며, 실제적 위기와 별개로 국민 또한 전쟁 스트레스에 엄청나게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문제의식과 동시에 어떻게 하면 이런 위기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근본적 문제의식도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민주 평화론의 말처럼 지구상의 모든 나라가 민주화 된다면 국가 간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까요?


    민주 평화론의 사상적 원류는 임마누엘 칸트의 견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칸트는 공화제 정부간에 영구적 평화가 가능하다고 해석해왔는데요, 가령 모든 나라가 공화제를 택하고, 그들간에 연방을 설립한다면 공화제 국가간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본 것이죠. 칸트가 말하는 공화제 정부 특성상 시민의 정치참여를 인정하는 등 현대 민주주의적 속성을 크게 갖기에 칸트의 영구평화론을 현대 민주평화론을 원류라고 보는 것입니다.


민주평화론에서 말하는 핵심 명제 두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민주주의 국가간에는 서로 전쟁을 하지 않는다.

2. 민주주의 국가라 할지라도 비민주주의 국가와는 전쟁을 한다.

 


    민주평화론의 전제는 민주 국가간 다양한 이해관계를 공유한다는 것입니다. 가령 기축통화를 공유한다든가 아니면 FTA와 같은 무역 공동체로서 경제적 공생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들 입니다. 매우 흥미로운 점은, 실제로 이런 민주주의 국가들 간에 전쟁은 거의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민주평화론에서 민주주의 국가간 전쟁으로 분류하는 정도는 1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난 경우인데, 지난 날 1816년부터 1991년 간에 353건의 양국간 전쟁이 있었고, 이중 민주주의 국가간 전쟁은 단 한 건도 없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민주주의 국가끼리 전쟁을 하기 어려운 이유는 바로 시민이 정치적 주체이기 때문입니다.


    다수결의 원리로 이루어지는 민주국가는 그 특성상 제도적인 측면에서 전쟁을 억제하는 요인이 상당합니다. 최고 통치권자라 하더라도 1인의 결정으로만 전쟁을 감행할 수가 없다는 점이죠. 절대다수의 '이익'은 전쟁보다 평화적인 상황에서 '자본주의 경제'를 통해 실현되기 때문에 국민들은 전쟁을 원하지 않습니다.





민주주의에서는 기본적으로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시민의식 속에 널리 퍼져있고, 또한 법으로 제도화 되어 있지요.


반면 민주주의 국가라 할지라도 비민주주의 국가와는 전쟁을 한다는 점은 현재 한반도의 상황을 봤을 때 매우 우려되는 명제입니다. 대한민국과 북한 간 관계를 살펴볼까요?



    대한민국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물론 일부 진영에서 아직도 부족하다고 주장하지만, 포괄적인 면에서 정치 문화로 보나 헌법 전문으로 보나 모든 면에서 시민의식이 발현되는 민주주의 국가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반면 북한은 전세계가 인정하는'비민주' 국가 입니다.



    문제는 민주국가와 비민주국가간 갈등에선 평화적 협상이 아닌 '갈등' 그 자체가 국면을 주도한다는 사실입니다. 비민주 국가는 협상과 타협의 규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문제를 민주적 절차보다는 비민주적 규범으로 해결하려는 속성을 보이고, 이것은 극단적으로 '전쟁'을 상기시킵니다.


    북한이 우리와 같은 체제를 공유하는 민주주의 국가 였다면, 연평도 포격 도발이 가능했을까요? 대한민국과 아무리 갈등 국면에 있다 한들 '남조선 괴뢰' 또는 '불벼락으로 응징'이란 외교 어휘가 가능했을까요?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우린 끊임없이 북한에 '개혁 개방'을 요구하고 있고, '3대 독재 세습'을 비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극동의 평화의 첫번째 단계는 모두가 쉽게 말하는 것처럼 '통일'이 아닙니다. 단계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첫번째 선결과제는 북한의 '비핵화'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어서 '민주화'가 진행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통일 한반도를 중심으로 주변 열강들과 공동의 안보체계를 구상하는 것이 될테지요.


    민주평화론이 주장하는 '민주주의 국가간에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민주주의 국가라 할지라도 비민주국가와는 전쟁을 한다'는 두 명제. 우리 한반도의 위기를 생각한다면 흥미롭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