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바라봤을까
북한은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바라봤을까
2017년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 3주기인 동시에 부활절이었습니다. 세월호가 수면 아래에서 떠오른 해에 4월 16일이 부활절이었다는 점은 우연이라고 하기에, 묘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다시 한 번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하며 시작하려 합니다. 온국민이 큰 상실감과 슬픔에 빠지게 했으며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는 상처로 남은 세월호 참사, 그동안 북한은 이를 어떻게 조명해 왔는지 살펴 보기로 했습니다.
1. 참사 일주일 후 북한의 조의
통일부는 2014년 4월 23일 북한이 오후 4시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강수린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명의로 대한적십자사 앞으로 전통문을 보내왔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통지문에서 “지난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로 어린 학생들을 비롯한 수많은 승객들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데 대해 심심한 위로의 뜻을 표한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북한이 지난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사고 및 태풍 매미 피해 이후 11년 만에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재해에 조의를 표한 일이었습니다. 누리꾼들은 “세월호 침몰 북한 조의 의외다”, “북한 조의 11년만이네”라며 놀라워하는 한편, “세월호 침몰 북한 조의 당연한 일”이라는 반응도 보였습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조의를 표한 일은 이례적이었으므로 외신에서도 이를 언급하였습니다. 미국의 ‘글로벌 포스트’는 “북한 측이 적십자를 통해 학생들이 목숨을 잃은 세월호 참사에 깊은 애도를 전했다”며 “이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는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파이낸셜 익스프레스’는 “476명을 싣고 떠났던 세월호가 침몰된 지 1주일여가 지난 가운데 마침내 재난과 관련된 북한 측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면서 “북한 측은 목숨을 잃은 어린 학생들을 포함한 희생자들을 애도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싱가포르의 최대 일간지인 ‘스트레이츠 타임스’도 통일부 발표를 인용해 “남북 적십자간 메시지에서 북한이 많은 사상자를 낸 세월호 침몰사고에 유감의 뜻을 전했고 이는 2003년 이후 11년 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참조: 이데일리-[세월호 침몰] 북한 세월호 조의 표명 외신 반응 “마침내 韓 희생자들 애도했다”
http://www.newdaily.co.kr/news/article.html?no=335177
연합뉴스 tv-북한 “세월호 침몰 사고에 심심한 위로”
http://www.yonhapnewstv.co.kr/MYH20140424001500038/
스포츠 동아- 북한 조의 “세월호 침몰 인명 피해 심심한 위로”…대구지하철 참사 후 11년만
http://sports.donga.com/3/all/20140424/63005244/1
2. But, 세월호를 대남비판 소재로 사용
북한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 애도의 통지문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내부에서 대남 비판용 소재로 이용했다는 사실이 보도 되었습니다. 북한이 34년 전 동해상에서 여객선을 구조한 사건과 세월호 참사를 비교하며 당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위상을 높이고자 한 것입니다. 북한의 대외선전용 주간지 <통일신보>에 따르면 ‘죽음의 날에 구원된 여객선’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1980년 10월 북한이 동해상에서 여객선 ‘삼지연호’를 구조한 사건을 소개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습니다.
북한 매체인 통일신보에 실린 삼지연호 사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당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계열 조선대 학생들을 포함한 재일동포 약 400명을 태우고 항해하던 중 강원도 원산 동쪽 150마일 해상에서 태풍에 휩쓸려 침몰 위기를 맞았다. 조난 신고를 접수한 북한 당국은 삼지연호 선원과 승객들이 펌프로 물을 퍼내 침몰을 막도록 하는 한편 군 비행기와 함정을 현장에 급파해 배를 무사히 항구로 인도했다.”
통일신보는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당시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는 등 구조 작전을 진두 지휘 했다고 선전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같은 면에 실린 ‘동해와 남해에 펼쳐진 판이한 두 현실을 보고’ 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최근 원산 해변에 송도원국제소년단야영소가 들어선 것과 세월호 참사를 대비했습니다. 신문은 세월호 참사 직후 북한 원산해변에 야영소 준공식이 이뤄진 점을 부각하며 “북과 남의 어디가 천당이고 지옥이며 민족의 밝은 미래가 어디에 있는가를 극명하게 대조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북한 매체의 행보는 북한이 최근 인권 문제로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세월호 참사를 반전의 계기로 활용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참조: 경향신문- 북한, ‘세월호’대비, “침몰 여객선서 400명 구했다” 선전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5130032551&code=910303#csidxaf20a2f97e15fe6bcf89e5cf726e9c3
한편,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작년 7월 6일 세월호 참사 발생직후 박 전 대통령이 7시간 동안 미용시술을 받았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하기도 했습니다.
참조: 연합뉴스-北 “박근혜 7시간’보톡스 주사 맞아” 선동
3. 탈북민 출신 기자가 바라본 세월호 사건
‘서울에서 쓰는 평양이야기’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주성하 기자는 5가지 이유를 들며 세월호 참사와 같은 사건은 북한에서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고 이야기 하기도 했습니다. 첫번째 이유로 북한은 수학여행이라고 해봐야 동네 뒷산이나 식물원을 가기 때문에 대규모 인명피해가 나지 않았을 거라고 했습니다. 나머지 이유는 주성하 기자의 블로그를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어떤 누리꾼은 세월호 사건에 대해서 남북한을 비교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참조: 서울에서 쓰는 평양이야기- http://blog.donga.com/nambukstory/archives/81526
세월호 사건은 앞으로의 역사에서 다시는 반복 되서는 안 될 안타까운 사건이었습니다. 북한은 세월호 참사에 관해 애도를 표하는 한 편, 대남 비판용 혹은 남한 정부 비판용 소재로 이용하기도 하였습니다. 북한의 정치적 반응은 치졸해 보이기도 하나, 이를 계기로 정부는 지난 사건을 뼈아프게 반성하고, 더 이상의 희생자를 만들지 않도록 노력해야할 것입니다.
이상 이수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