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북한연구학회 춘계학술대회 – 제 3회의 <북한정치의 지속과 변화>
2017 북한연구학회 춘계학술대회 – 제 3회의 <북한정치의 지속과 변화>
이번 기사에서는 지난 기사에 이어서 ‘북한정치의 지속과 변화’를 주제로 진행된 2017년 북한연구학회 춘계학술대회 제 3회의 내용을 간단하게 리뷰해보려고 합니다. 제 3회의는 이화여자대학교 ECC B157호에서 진행되었는데요. 통일연구원의 김보미 박사, 이화여자대학교 통일학연구원의 이상근 박사, 고려대학교 통일북한연구센터의 정교진 박사가 각각 논문을 발표하였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의 김동엽 교수, 국방대학교 안경모 교수, 북한연구소 서유석 연구위원이 토론자로 참여했습니다.
사진 유진
통일연구원 김보미 박사 – 김정은 정권의 수직적 핵확산: 북한의 핵무력 고도화 조치의 원인과 배경
먼저 김보미 박사는 ‘김정은 정권의 수직적 핵확산: 북한의 핵무력 고도화 조치의 원인과 배경’이라는 주제의 논문을 발표했는데요. 개인적으로 이번 춘계학술대회 논문 중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논문이었습니다.
김보미 박사는 이제까지 많은 학자들이 김정은 정권이 계속해서 핵무력의 고도화를 추구하는 원인을 국제정치적 요인 혹은 안보적 요인에서만 찾으려고 시도했다고 지적했는데요. 즉, 북한이 외부로부터의 위협 때문에 핵을 개발해왔으며 계속해서 핵무력을 고도화시키고 있다고 이해해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김보미 박사는 이러한 관점에 동의하면서도 핵 보유에 대한 동기와 핵을 보유한 이후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핵을 고도화하는 동기는 다를 수 있다는 관점을 제기하면서 핵능력을 고도화하도록 하는 내부적 요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보미 박사의 논문에 따르면 김정은이 핵능력을 고도화하도록 하는 국내적 요인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독재자는 본질적으로 재래식 전력의 증강을 경계한다는 것입니다. 재래식 전력이 증강될수록 군부의 영향력도 커지게 되고, 성장한 군부는 결국 잠재적 반정부 세력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 핵능력은 독재자가 독점적인 권한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핵무기와 관련된 조직들은 군부와 독립되는 독립적인 지휘체계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핵무기 사용권한은 독재자 개인에게만 부여되기 때문에, 독재자는 안정적으로 국가통제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핵능력은 과학자들의 기술적 능력에 달려있기 때문에 핵개발 과정에서 군부의 성장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핵능력이 고도화될수록 재래식 전력은 상당히 약화된 상태로 존재하게 되고, 따라서 군부 내 반대세력들이 응집하게 되더라도 낮은 조직력과 전투효율성으로 인해 실패할 가능성이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김보미 박사에 의하면 김정은 정권이 핵무력을 고도화하고 있는 데에는 외적으로부터의 안보적 위협이라는 국제정치적 목적에 더해 국내통치기반을 공고화하기 위한 국내정치적 목적이 자리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 통일학연구원 이상근 박사 – 북한체제의 지속과 변화: 김정일시대의 체제 원칙규범과 통치기제 운용을 중심으로
다음으로 이화여자대학교 통일학연구원의 이상근 박사가 ‘북한체제의 지속과 변화: 김정일시대의 체제 원칙규범과 통치기제 운용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발표했는데요. 사실 학술대회 후에도 몇 번이나 논문을 다시 읽었는데 아직도 이해가 안 가는 논문이어서 소개만 하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이상근 박사는 논문에서 김일성 시대에서 김정일 시대로 넘어가면서 북한체제의 원칙 및 규범과 통치기제가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분석하였는데요. 먼저 체제의 원칙과 규범 차원에서 김일성 시대에서 김정일 시대로 넘어가면서 수령이 모든 권력과 계획을 독점하고 세부적인 부분에서도 절대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절대주의적 성격에서 핵심부문과 핵심영역에서만 수령의 의지를 관철하고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자율성을 허용하는 절충주의적 성격으로 변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통치기제의 운용 차원에서는 자원배분기제, 사상통제기제, 감시억압기제라는 측면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평가했는데요. 경제상황이 계속해서 악화되면서 자원배분기제는 무력화되었고, 이에 더해 외부 정보가 유입되기 시작되면서 사상통제기제도 상당부분 약화되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사회적 규범과 규칙에서 벗어나는 행위가 증가함에 따라 감시억압기제가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되면서 공개처형이나 수용소 형벌이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고려대학교 통일북한연구센터 정교진 박사 – 북한의 ‘수령’ 성격 변화에 관한 연구: ‘지도자상징정치’ 측면으로
마지막으로 고려대학교 통일북한연구센터의 정교진 박사는 ’북한의 ‘수령’ 성격 변화에 관한 연구: 지도자상징정치 측면으로’라는 논문에서 정말 현재 김정은의 지도자로서의 권위가 김정일의 위상에 버금갈 수 있다고 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제시하고,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에게 각각 수령이라는 이미지가 어떻게 생성되고 상징화되었는지 분석하고자 하였습니다.
정교진 박사는 노동신문(로동신문)에 나타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에 대한 수령 호칭 횟수를 분석하여 다음과 같은 소결론을 도출하였습니다.
첫째, 김일성의 수령은 상징을 넘어 고유의 호칭이다.
둘째, 김정일의 수령은 이미지를 넘어 하나의 상징성에 도달했다.
셋째, 김정은의 수령은 이미지 생성단계이다.
즉, 아직 김정은은 수령으로서 상징화되는 단계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인데요. 정교진 박사에 의하면 2014년까지 노동신문(로동신문)에서 김정은을 수령으로 직접적으로 지칭한 사례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은 권력 승계 과정에서 ‘선대 수령님들’, ‘위대한 수령님들’과 같은 용어를 사용했는데, 정교진 박사는 이것이 간접적으로 현재 수령이 김정은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덧붙여서, 정교진 박사는 이것이 북한체제가 여전히 유훈통치에 기초하여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상 2017 북한연구학회 춘계학술대회 제 3회의 내용을 다뤄보았습니다. 이어서 다음 기사에서는 ‘한반도 정세변화와 남북관계’를 주제로 진행된 제 4회의 내용을 리뷰합니다. 제9기 대학생 기자단 이화여자대학교 유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