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스페셜 '농부의 탄생, 열혈남한정착기'를 보고
MBC스페셜 '농부의 탄생, 열혈남한정착기'를 보고
안녕하세요. 제 9기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황인성입니다.
저는 오늘 얼마 전에 TV로 방영된 한 다큐를 하나 소개해드리려고 하는데요. 통일부 인터넷방송 UniTV에서 촬영하고 MBC 스페셜에서도 방영된 ‘농부의 탄생, 열혈남한 정착기’입니다.
현재 남한에는 3만 명의 북한이탈주민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탈 주민 3만 명중에 99%는 도시에서 살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은 일용직이나 기초수급자로 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합니다. 그들은 북한에 있을 당시의 평양에 대한 약간의 선망이나 혹은 시내에 살고 싶어 하는 마음으로 도시에서 살기를 희망했지만 금전적인 문제, 문화의 차이 등 여러 가지 이유들로 남한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탈주민들 중에 농부의 길을 선택하여 농촌으로 터를 잡은 사람들은 비교적 안정된 삶을 살고 있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례들 때문에 더 많은 이탈주민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현재 하나원에서도 이탈주민들이 농부로 자립할 수 있도록 영농 성공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고 합니다. 제가 소개해드릴 이번 다큐에서 또한 귀농에 성공하여 남한사회에 적응을 잘 하고 있는 이탈주민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귀농 6년차의 노정화씨 (사진출처:mbc 스페셜)
다큐에 등장하는 노정화씨는 북한에서 탈북한지 9년차, 귀농한지 6년차 입니다. 처음 남편의 귀농 제안을 듣고 북한에서 짓던 농사를 생각하며 앞이 깜깜했다고 하는데요, 거의 모든 농사의 과정들을 기계로 하는 남한의 농사 방식을 보고 정말 신기하고 놀라웠다고 합니다. 북의 고향 사람들도 이 기계 하나만 있으면 얼마나 쉽게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한답니다.
(사진출처:mbc 스페셜)
그녀는 농부로 살아가면서 꿈을 하나 키우고 있다고 합니다. 그 꿈은 통일이 되어 북한 사람들도 기계를 사용하여 풍요로운 농사를 하여 북한 사람들과 함께 배불리 맛있는 쌀을 나누어 먹고 싶은 것이라고 합니다. 그녀는 ‘내가 열심히 일하면 얼마든지 내 앞에는 노력의 대가가 차려 진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북한에 있는 고향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꿈을 그리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듯합니다.
함경남도 북정이 고향인 김명섭 (사진출처:mbc 스페셜)
김명섭씨는 함경남도 북청이 고향이고 탈북 9년차, 귀농 8년차라고 합니다. 그는 소를 키운 지는 7년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100마리가 넘는 소를 키우고 있었으나, 최근에는 대부분의 소를 팔아 땅을 사고 자신의 땅에 축사도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남한에서 만난 남한친구들 덕분에 축산을 시작하며 본인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처음엔 하우스에서 일하며 일당을 받는 일용직이었지만 거기서 만난 남한사람을 보며 축산업을 꿈꾸며 1년 동안 컨테이너에서 하루에 10시간 넘는 일을 하며 정말 힘들지만 열심히 삶을 살았다고 하네요. 그러던 중 자신에게도 기회가 왔고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고 합니다.
(사진출처:mbc 스페셜)
그가 말하는 축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자금력인데요. 무일푼으로 시작한 그는 자금력을 얻기 위해서 성실함으로 자신을 증명해서 사람들의 신뢰를 얻은 것이라고 합니다. 아직도 배울 것이 많아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는 그는, 소 300마리를 키우는 새로운 꿈이 있다고 합니다. 저도 성실함이라는 덕목이 어느 순간부터는 무기가 된다는 생각을 하는데요. 그러나, 아직은 많은 차별과 선입견이 남아있기 때문에 이탈주민들은 남한사람들에 비해 타인에게 자신의 성실함으로 신뢰를 얻는 일 훨씬 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명섭씨가 했던 노력들을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얼마나 많은 인내를 했을지 조금은 알 수 있을 듯 합니다.
(사진출처:mbc 스페셜)
하나원에서 처음 만나 부부라는 연까지 맺은 이경일, 장옥희 부부는 탈북 16년차에 귀농 2년차인데요. 포도 농장을 하는 이 부부는 닭살부부로 소문이 날 정도로 사이가 좋다고 합니다. 처음 이들 부부가 귀농을 결정한 건 남편의 건강 때문이라고 합니다. 막노동을 하면서 몸이 많이 쇠약해진 탓에 건강을 위해 지금 있는 이곳으로 왔다고 합니다. 처음 포도밭을 사면서 농사를 시작할 때는 주변에서 많이 말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선택을 믿고 일을 시작했고 이제는 품질이 좋은 포도를 생산해내고 있습니다.
(사진출처:mbc 스페셜)
이들 또한 앞에서 말했던 김명섭씨와 비슷하게 엄청난 인내의 시간을 거쳐야 했습니다. 15년 동안 모든 소비를 줄여가면서 저축에만 몰두했다고 합니다. 능력이 안 되는데 흥청망청 살면 안 된다는 마음과 통일이 됐을 때 멋지게 살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마음으로 정말 열심히 살았다고 합니다. 이들은 욕심이 많아 앞으로 농부로서 더 많은 것을 이루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히려 이들보다 더 편한 삶을 살았음에도 나태해져 있는 제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사진출처:mbc 스페셜)
탈북 8년차이며 귀농 5년차인 장매화씨도 농부로 자립을 하기 위해 열심히 교육과 실습을 하고 있습니다. 계속 되는 교육과 실습 등을 통해 자신이 스스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길을 꾸려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녀의 꿈은 약 하나 치지 않고 몸에 해롭지 않은 건강한 농산물을 많은 사람들의 식탁에 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믿고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을 만들어 식탁에 올리는 것인 그녀의 소박한 꿈은 우리가 본 받아야 할 모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진출처:mbc 스페셜)
북에서 항상 추운 곳에서 자라서인지 남쪽의 따뜻한 땅에서 꼭 살아보고 싶었다는 귀농 1년차인 안창덕씨는 현재 배추농사를 짓고 있다고 합니다. 첫 농사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배추농사가 생각보다 잘 돼서 아주 기쁘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하던대로 배추를 심을 때, 닭똥, 개똥을 한줌씩 써서 농사가 잘 되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는 욕심이 많은데요, 앞으로 소, 담뱃잎, 버섯 등 키우고 싶은 것들이 참 많다고 합니다.
(사진출처:mbc 스페셜)
그는 자식들의 미래 때문에 탈북 했다고 합니다. 자신이 먼저 내려와 자리를 잡고, 계획대로 가족들을 남한으로 불렀다고 합니다. 그가 북한에서 본 그의 자식들의 미래는 과연 어떤 것 이였기에 목숨을 걸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탈북을 하게 된 걸까요? 그의 말대로라면 북한에 있는 다른 많은 어린 아이들의 미래 또한 걱정이 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처음에 그는 30년 안에 통일이 될 거라고 생각했고, 통일이 되면 고향에 돌아가 빌딩을 세우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의 계획은 이제 통일이 되면 고향사람들이 내려와서 이곳에서 같이 사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어찌 보면 좀 더 소박한 꿈이 되었다고 할 수 있지만 그의 마음은 빌딩을 세우는 일보다는 사람들과 나누는 온정이 더 그리운 것이 아닐까요?
저는 이 다큐를 보면서 여러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든 생각은 북한이탈주민들의 삶은 참 험난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들은 북한이라는 곳에서 태어나 눈과 귀를 빼앗기고 자유를 박탈당한 채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무언가를 깨닫고 목숨을 걸고 사선을 넘어 남한으로 왔겠지요. 남한에 들어오기까지의 그 과정이 얼마나 험난하고 힘든 과정인지는 저도 많이 들어서 어느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또 그렇게 힘들게 꿈을 갖고 남한에 내려왔는데 막상 그들이 접하게 된 남한 사회는 차별과 선입견, 문화차이 혹은 더 심하게는 냉정함과 무관심이었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많은 이탈주민들이 적응에 힘들어하는 것이고 고생하는 것이겠지요.
(사진출처:mbc 스페셜)
통일이 되었을 때 남한에서만 살던 우리와 북한에서만 살던 북한주민들 간의 언어차이, 문화차이 등의 서로 다르다고 느끼는 이질적인 부분들은 아마 수십 년을 거쳐도 좁혀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와 북한주민들 사이에서 이를 극복하는 것에 있어서 가장 큰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은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다들 생각하시는 것과 같이 바로 북한이탈주민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남한 사회에서의 올바른 정착이 훗날 통일이 됐을 때 북한사람들에게 큰 힘이 될 것 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맞습니다. 통일이 된 후에 우리와 북한주민들과의 거리를 극복하기 위해 북한이탈주민들은 아마도 엄청난 역할과 책임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통일을 준비하는 첫 단계는 남한에서 살고자 넘어온 이탈주민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우리가 먼저 잘 품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정말 열심히 살아온 것은 자신들의 부귀를 위한 것보다는 통일이 됐을 때 자신들의 모습을 보고 북한 주민들이 힘을 얻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 고향에 있는 사람들과 한데 모여 맛있는 식사를 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뭉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