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행 부산행]조의 부산 탐방기 - 황산밀면과 두부밥
지금 여러분께서는 '통일행 부산행'조의 부산 탐방기 시리즈 편을 보고 계십니다^^
드디어 통일행 부산행의 세번째 이야기인 황산밀면과 두부밥 편입니다.
-황산밀면-
서울에서 만나 부산에 도착한 저희 통일행 부산행 조는 부산역에서 가까이 있는 60년 전통의 황산밀면을 맛보기 위해 출발했습니다. 원래 황산 밀면은 부산 영주시장 옆에 위치해 있던 가게였는데, 2016년에 부산역 근처로 가게를 확장하면서 이전했다고 합니다. 인터넷의 도움으로 가까운 거리지만 힘들게 찾아간 가게는 황산 밀면이라는 큰 간판으로 가게의 위치를 알리고 있었습니다.
△황산밀면 가게
1977년에 영주시장에서 시작된 황산밀면은 약 4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황산 밀면이라는 상호를 지을 때 황해도 출신의 창업주인 할아버지가 부산에서 개업을 하면서 황해도와 부산 지역 이름의 한 글자씩을 따와서 가게명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메뉴판
△가게 사진
가게에서 주문해 먹어보진 않았지만 어복쟁반이란 평양지방의 대표 음식으로 놋쟁반위에 삶은 소고기 양지, 소고기 우설 등을 얇게 썰어 버섯, 야채 등을 담고 육수를 부어 익으면 고기와 야채를 먹은 후 육수에 면을 넣어 먹는 음식으로 쇠고기를 사용하는데 어복이란 이름이 들어간 것은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소고기를 뜻하는 우복을 잘못 발음하여 어복쟁반이라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있습니다. 어복쟁반은 각자의 그릇에 담지않고 여럿이 같이 먹는 것이 특징이고 서너 사람이 한 쟁반을 끓이면서 술을 겯들어 담소를 나누는 묘미가 있는 음식이라고 합니다.
창업주인 할아버지의 황해도 고향을 그린 그림과 글귀가 있는데 이 지도 그림은 창업주인 김창식 할아버지가 직접 그린 그림으로
"아들아, 며느라, 딸아, 사위야 내가 저 세상에 가더라도 꼭 아버지 고향 황해도 벽성군 청룡면 맹하리 옛 아버지 집에 찾아가보렴"이라는 손글씨와 함께
'지척이 천리라 지금의 배로 경기도 강화군에서 출발하면 30~1시간이면 내 고향 황해도 연백까지 갈수도 있지만 64년동안 가지 못하는 내 고향 황해도. 2015년 내 나이 81세 시간과 날짜, 세월이 없습니다. 남북한 관계자 여러분, 내 생전에 고향땅 밟게 해 주세요.'라는 간절한 소망의 글이 가슴아프게 와닿았습니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평생 살아간다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다 알지는 못하지만 그 아픔이 어떨까라는 생각과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글귀
△밀면
밀면은 이북에서 온 피난민들이 6.25때 부산으로 내려와 정착하면서 자신들의 지역 음식을 부산의 재료를 가지고 만든 것이 밀면의 시작입니다. 냉면과 밀면의 차이는 면의 재료인데 전쟁 당시 냉면을 만들 때 필요한 메밀이나 전분을 구하기 어려웠던 피난민들이 부산에서 구하기 쉽고 값이 싼 밀을 가지고 면을 만들어 먹었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실향민들에 의하면 추운 겨울날 따뜻한 온돌방에서 이가 시리도록 시원한 동치미 국물에 냉면을 말아먹는 것이 진짜 냉면의 참맛이라고 하는데 그 맛을 그리워한 피난민들이 음식으로나마 고향을 느끼기위해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만두
△단체사진
Q : 황산 밀면을 먹어본 소감과 맛은 어땠나요?
A : 맛집이라는 평으로 인해 기대감이 높은채로 맛을 봤다. 그래서 오히려 조금은 실망했는지도 모른다. 평소에 냉면을 먹을 때에는 비빔냉면을 즐겨먹는데, 이번에는 고유의 밀면 맛을 느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반 밀면을 주문했다. 양이 꽤나 많았어서, 일반 성인 남성도 굳이 곱배기를 시키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맛은 달짝지근했으며 중국에서 유학할 때 조선족 식당에서 맛봤던 냉면 맛과 굉장히 비슷했다. 우와 맛있따!! 라는 맛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한번 쯤은 먹어봐도 좋을 듯.
A : 일단 밀면이라서 시원했고 맛있었다. 전체적으로 부담없이 즐기기에 좋은 조화들이었다. 특히 냉면과 만두의 조합은 정말 짱짱!!!!!! 아침 일찍부터 출발해 먹은 점심이라 배고파서 더 맛있게 느껴졌을 수도 있지만 여름에 한번쯤은 더 생각날 맛인 것 같다.
~황산밀면 기사의 마지막으로 황산밀면 먹방 동영상을 준비했으니 재밌게 봐주세요~
(Made by 유진영 기자)
-두부밥-
그 다음으로 통일행 부산행은 북한이탈주민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두부밥을 먹어보러 남포동으로 이동했습니다. 두부밥 가게인 '통일써니'는 부산 남포통 깡통시장에서 밤에 열리는 야시장에서 열리는 가게로 북한 이탈주민 정착지원기관인 동아대학교 부산하나센터의 도움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부산 하나센터 강동완 센터장은 "음식을 통해 통일의 가치를 널리 공유해보자는 취지에서 북한 전통 음식 장사를 기획했다'고 말했으며 부산 하나센터는 이 부부를 운영자로 선정해 가게 메뉴와 컨셉을 함께 고민하며 시작했다고 합니다.
부평깡통시장은 6.25 전쟁 후 군용물자가 유통되며 '깡통시장'이란 별칭이 붙는 등 당시의 피난민들과 탈북민들에게 의미있는 장소였습니다. 그러한 장소에 부산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 부부가 북한 전통음식을 가지고 장사를 시작한다는게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느껴졌습니다.
△가게사진
△메뉴판
△메뉴판
통일써니의 메뉴는 두부밥과 북한 두부버거, 북한식 오징어 삼겹순대구이로 구성되어 있었는데요. 두부밥은 남한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바꾸어 구성했고 매운 맛도 단계별로 나누어 평범한 북한주민이 즐기는 두부밥인 1단계 평양입맛과 매운맛 좀 본 분들이 드시는 맛있게 매운 맛인 2단계 함흥입맛, 혼이 빠지도록 미치게 매운 맛인 3단계 청진입맛이 있었습니다. 특히 3단계 청진입맛 같은 경우는 상담후 주문해야한다는 문구가 재미었는데요 저희는 평범한 북한주민이 즐기는 두부밥 평양입맛을 주문해 먹어보았습니다.
다들 두부밥을 한 번씩 먹어본 경험이 있어서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평소에 자주 먹는 음식이 아니다보니 새롭기도 하고 특이하게 느껴졌습니다.
Q : 북한 두부밥은 어땠나요?
A : 두부밥은 먹어봤던 음식이라 낯설지는 않았지만 은근히 중독되는 맛인 것 같다. 갑자기 뜬금없이 먹고싶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그리고 깡통 야시장 분위기도 좋았다!!!!!다음에 다시 부산을 가게된다면 두부밥 뿐만 아니라 두부버거랑 오징어 삼겹순대도 먹어보고 싶다. 그리고 아이디어가 좋았던 것 같았다. 매운 맛을 즐기지 않아서 일단계를 선택했는데 나중에 도전정신을 발휘해 이단계와 삼단계도 도전해봐야 할 것 같다.
A : 북한이탈주민분들이 직접 만들어서 더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진짜 중독되는 맛인 것 같다. 하나먹고 그 양념 맛이 계속 생각나 입맛을 다셨다ㅎㅎㅎ
부산으로 여행을 와서 그냥 부산의 유명한 음식을 찾아 다니는 것이 아니라 피난민들이 많이 정착해 만들어진 밀면 같은 특색있는 부산지역의 통일과 관련된 음식부터 북한이탈주민 부부가 운영하는 두부밥 가게에서 두부밥까지 맛보면서 자연스럽게 북한에 관련된 음식들이 정착해가는 것을 보며 통일 또한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구석구석에 녹아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바람이 생겼습니다.
여기까지가 황산밀면과 두부밥 편의 끝입니다. 앞으로도 이어지는 '통일행 부산행'조의 부산 여행기 편 계속 재밌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