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대학생을 위한 외교부 워크숍, '통일과 한국외교'에 대해 논하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10. 13. 18:06


안녕하세요, 제7기 통일부 대학생기자단 임혜민입니다. 지난 8월 4일부터 8일까지 외교부 국립외교원에서는 대학생을 위한 워크숍이 열렸습니다. 이는 외교 분야에 관심이 많은 다양한 전공의 대학생들이 한데 모여 국제사회에 대해 배우고 이해하는 뜻 깊은 기회였습니다.

 워크숍 중 8월 6일에는 국립외교원 최우선 교수의 강의 '통일과 한국외교'가 있었습니다. 대한민국과 북한의 통일은 비단 둘만의 문제가 아니라 타국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사안입니다. 따라서 주변국의 전략적 이익을 고려하고 그에 맞게 대처하여 다자가 함께 통일을 지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한국외교의 역할일 것입니다.

▲ 대학생을 위한 외교부 워크숍 장소였던 국립외교원 ▲ 국립외교원 최우선 교수의 '통일과 한국외교' 강의


강의는 미중관계를 살펴보며 시작하였습니다.

미국은 독일 통일에서 그러하였던 것처럼 한국 통일에도 가장 강력한 후원자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 미국이 한국 통일을 반대할 이유는 딱히 없습니다. 한국이 동북아 강국으로 부상한다면 미국이 견제하는 중국 세력의 독주를 완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일수도 있습니다.

한편 중국은 북한 붕괴 등 돌발사태가 발생하였을 때 자신에게 불이익이 크다고 느끼고 개입할 여지가 있습니다. 이 경우 중국 세력이 한반도까지 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으로서는 위기감을 느낄 만한 대목입니다. 그러므로 미국은 돌발 사태에서 리스크가 크지만 통일을 지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복잡한 통일 환경에서 능수능란하게 대처하지 못한다면 미국은 전략적인 시각에서 다른 입장을 취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급격한 흡수통일보다는 점진적·기능적인 통합 통일이 다른 국가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최선의 시나리오라고 합니다.


이어, 한미동맹과 신뢰성이 한국 통일에 중요하다는 점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한국 통일에서 미국의 협조를 받으려면 한국은 한국 통일이 미국의 이해관계와 다르지 않다고 설득해야 합니다. 한국이 이기적인 이익 추구만 한다면 양자 간의 신뢰는 깨질 것입니다. 최우선 교수는 이에 대해서 동맹 관계란 때로는 줄 것은 주어야 하는 상호적인 관계라는 것을 설명해주었습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한국이 통일 이후 미국 쪽의 동맹을 유지할 것인지, 중립 즉 동맹을 갖지 않을 것인지, 혹은 중국과 동맹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이슈입니다. 앞서 설명한 미중관계를 고려할 때 한미동맹은 미국이 중국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미국과의 관계를 살펴본 후에 한국 통일과 관련하여 중국, 러시아, 일본의 전략적 이익을 살펴보았습니다.

중국은 아무리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지더라도 한국 통일을 원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한국이 통일할 경우 기존에 중국이 북한에 대해 가지고 있던 영향력과 자원 등의 경제이권을 상당 부분 상실하게 됩니다. 또한 미국과의 군사 배치에 있어 북한을 미국과의 완충지대로 보고 있으므로, 중국 또한 미국과 마찬가지로 리스크가 매우 큽니다. 북한 내부에서 무정부 상황 등 유사시가 된다면 중국은 대단히 계산이 복잡해질 것이라고 합니다. 중국은 이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최우선 교수는 중국이 한국 통일에 개입할 명분이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따라서 평화적인 통일이 이루어질 경우 중국은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아무리 국제관계에서 법적·도덕적 구속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명분 없이 다른 국가의 일에 관여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의 경우 평소에 대화와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물밑작업'을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중국과 미국처럼 첨예한 이해관계가 결부되어 있지는 않지만, 북한과 가까운 러시아에게 한반도의 정세 변화는 중요한 이슈일 것입니다.

일본은 한국 통일을 끝까지 받아들이기는 힘들겠지만, 독일 통일 과정에서 미국이 소련의 반대를 저지한 것처럼 한국 통일 과정에서도 마지막에 미국의 도움을 얻어 상황을 '대세'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합니다.


▲ 국립외교원 최우선 교수의 '통일과 한국외교' 강의


끝으로 북한의 상황을 살펴보고, 한국 통일을 전망하며 강의는 마무리되었습니다.

김정은은 자신의 세력 기반이 너무 약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유동적이고 불확실한 상황 때문에 언제든지 예측 불가능한 사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현재 북한은 공장 가동률이 20%를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주민들은 생존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출세보다도 "돈을 벌어야 한다."라는 생각이 대부분입니다.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80~90%가 자식을 돈 많은 사람과 결혼시키고 싶어하는 실정이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공개처형 등으로 공포정치를 하는 북한의 특성상 주민들은 힘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결사가 될 수 있는 어떠한 모임도 철저히 추적·통제하기 때문에 동창회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하지요. 그래서 체제에 대한 반대는 많지만 그것이 조직화되지 않은 반대의 형태로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북한의 상황을 들으며 불안한 내부 사정을 잘 파악하고, 지금부터 통일을 준비해나가야만 주변국의 간섭을 최소화한 주체적인 통일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점진적인 통일은 비용과 외부 국가의 개입을 모두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합니다. 실제로 삼성경제연구소 등의 예측에 따르면 급변사태 발생 시에는 점진적인 통일에 소요되는 것보다 3~4배 더 많은 300조 원 이상의 통일비용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최우선 교수는 통일 과정을 3단계로 나누어 구상 및 설명하였습니다.

첫 번째는 관계 정상화와 교류 추진으로,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단계입니다.

두 번째는 기능주의적 접근으로, 경제적 통일에 해당하는 단계입니다. 남북은 현재 이해관계가 첨예하여 정치적 협상을 먼저 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1) 비전 코리아 프로젝트, 2) 한반도 경제 공동체의 공동화, 3) 경제 통합의 순으로 우선 경제적 통일을 이룰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세 번째는 연합제를 거쳐서 완전한 통일로 가는 단계입니다. 이는 낮은 수준의, 정치적 형태의 통합을 의미합니다.

남북 관계가 잘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지금에도 이와 같은 통일 방안을 논하는 것은 여전히 의미 있을 것입니다. 최우선 교수는 통일은 위와 같이 현상에 알맞은 통합을 거듭하며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망하였습니다.


강의를 들으며 통일 과정에서 한국 외교가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였습니다. 국제관계에 구속력이 부족하다고 해도 다자체제로써 강대국을 원칙이나 규범에 묶어놓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북이 통합적인 경제 공동체를 구성한다면 경제·안보 면에서도 우리가 유리할 것입니다.

우리가 주도권을 쥐고 통일을 끌어갈 때 미국 등 주변국의 우려와 회의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이상 제7기 통일부 대학생기자단 임혜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