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미시연구소 1주년 국제학술회의 '한반도 접촉지대와 마음의 통합'
남북이 분단된 지 70여년 이 지났습니다. 단절되어온 기나긴 시간만큼이나 남북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의 차이가 큽니다. 따라서 통일을 이루어가는 과정에서는 물론이고, 통일 이후에도 남과 북의 '통합'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에 지난 1월 21일 북한대학원대학교 통일관 정산홀에서 '한반도 접촉지대와 마음의 통합'이라는 주제로 국제학술회의가 열렸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북한미시연구소와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이 후원한 이번 행사는 북한미시연구소의 개소 1주년을 축하하며, 남북한이 통일로 나아가기 위한 '마음의 통합'과 그에 따른 방법을 논의하자는 취지로 마련되었습니다. 국제학술회의인만큼 북한문제에 남다른 관심이 있는 각국의 많은 연구원들과 관계자들이 참석하였습니다.
▲ 국제학술회의 안내책자와 이름표
본격적인 회의에 앞서 북한대학원대학교 북한미시연구소 양문수 소장의 개회사가 있었습니다. 양문수 소장은 "북한미시연구소 개소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국제학술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연구소의 장·단기적 연구과제와 그동안의 성과를 소개할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며, "통일이란 것은 긴 여정이다. 남북이 서로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하며, 통일에 있어 마음의 통합이 중요하다. 오늘의 학술회의가 좋은 예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축사를 맡은 북한대학원대학교 최완규 총장은 "분단시대를 살면서 북한 문제라는게 단순한 핵 문제 연구가 아닌, 21세기 우리 민족사의 정치적 프로젝트이다. 현재 남북 상황은 체제와 이념 논쟁의 틀 속에서 많은 왜곡이 되어있는 좋지 않은 환경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북한연구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데 일조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 북한미시연구소 양문수 소장의 개회사
축사가 끝난 후, 북한미시연구소 양문수 소장의 사회로 4명의 패널이 '한반도 접촉지대와 마음'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접촉지대와 남북한 마음체계: 이론적 종합'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북한대학원대학교의 윤철기 교수는 "대개 통일은 일시적 사건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통일은 이벤트성 사건이 아니라 긴 과정이다. 60년간 다른 생각을 해 온 남과 북은 사회통합에 있어서 가장 먼저 '마음의 문제'를 생각해봐야 한다. 남북한 사람들 간 심리적으로 더 큰 상실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고, 평등과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의 통합의 첫 출발은 화해, 협력, 대화이므로 이를 위해서는 남북이 먼저 만나야 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사회문화를 통한 북한과의 접촉'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중국북화대학교 동아연구센터의 염송심 연구원은 북한 사람들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하고 체험한 것을 바탕으로 제언했습니다. 염송심 교수는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정치, 군사, 외교적인 노력보다 남북 국민들이 마음의 통합을 이루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남북은 사이 좋은 이웃이 되어야 한다. 둘째, 민족의 자존심과 국가의 존엄을 지키는 것을 전제로 해야한다. 셋째, 역사에 대한 범민족적 성찰이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제언했습니다.
다음으로 일본 환일본해경제연구소의 미무라 미츠히로(三村光弘) 연구부장이 25 차례 북한에 방문하며 느낀점을 바탕으로 '북한방문, 주민접촉 그리고 북한의 모습'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미츠히로 연구부장은 "북한은 자본주의 국가와는 다른 원리로 운영된다. 그래서 북한사회는 외국인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 하지만 북한은 그것을 이해하려고하는 사람을 거부하지 않고 지켜보는 아량도 존재하는 사회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북한에서의 문화적 접촉'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주한 독일문화원 슈테판 드라이어(Stefan Dreyer) 원장은 "주한 독일문화원은 북한에서 평양국제영화제에 독일영화들을 출품하고, 북한 문화재의 복원과 보전에도 힘을 쏟는 등 다각도에서 평양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많은 문화적 교류를 하고 있다."라며 다양한 활동들을 소개하였고, "문화적 교류가 남북한 마음의 통합을 위한 촉매가 될 수 있다."라고 조언했습니다.
패널들의 발표가 끝난 후, 북한대학원대학교 구갑우 교수의 사회로 라운드테이블이 열렸습니다. 라운드테이블에는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문수, 이수정, 윤철기, 한정식 교수와 서울대학교 강주원 교수, 그리고 수륜아시아 법률사무소 김광길 변호사가 참여했습니다. 북한문제에 있어서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서인지, 심도 있고 열띤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 국제학술회의 현장
라운드테이블을 마지막으로 국제학술회의가 성황리에 끝났습니다. 남북한의 사회통합 문제는 매우 중요하고 필수적인 과제이지만, 아직 뚜렷한 대안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사회통합 문제는 국가적 차원에서 대안을 준비해나가야 하지만, 이것이 국가만의 몫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다양하게 분포된 시민사회에서도 의견을 내고, 대화와 공론의 장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국가와 민간이 협력하여 하나의 목소리를 낼 때, 남북한 사회통합 문제에 접근하여 대안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북은 약 70여 년 동안 분단되어 있었고, 따라서 남과 북이 '차이'는 어쩌면 당연한 것입니다. 서로 '다름'을 탓하지 않고, 이를 인정하고 상호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마음을 바탕으로 남북이 함께 통일의 문을 계속 두드린다면, 그동안 닫혀있던 문도 활짝 열리지 않을까요? '마음의 통합'은 통일 이후가 아닌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꼭 기억해주세요! 이상 6기 통일부 대학생기자단 안수연, 한솔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