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항아리 국토대장정(3)] 희망으로 차오르는 통일항아리 : 국토대장정 서명현장
안녕하세요!
통일항아리 국토대장정에 직접 참여한 상생기자단의 정찬형, 강인경, 이건희, 김엘림 기자입니다!
'1,292'
아무런 의미없이 조합된 것처럼 보이는 이 숫자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바로 한반도의 허리를 동과 서로 가로질러 남과 북으로 나누고 있는 군사분계선, 155마일에 걸친 그 선을 표시하는 표지목의 갯수를 의미합니다. 즉, 그 푯말이 1,292개가 있다는 뜻이지요. 이처럼 1,292라는 숫자 속에는 동족상잔의 비극부터 통일에 대한 무관심한 오늘날까지의 '분단의 아픔'이 모두 다 들어있습니다.
분단 60여 년이 지난 2012년 9월. 우리는 '1,292'에 다른 의미를 심어주었습니다. 산과 물을 건너며 거센 비바람을 뚫고 통일항아리가 달려간 총 1,292km, 7박 8일의 여정! 1,292km를 누비며 통일 준비에 대한 필요성을 알리고, 통일의 주인공인 우리 국민들을 만났던 이야기들이 지금 시작됩니다!
지난 9월 13일 대전에 모인 통일항아리 국토대장정 드림팀과 서명팀! 통일로 가는 길이 멀고 험하듯, 우리의 일정도 그리 녹록치 않을 것임을 날씨가 미리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출발하기 전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려 길은 젖어있고 거리에 국민들은 많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궂은 날씨에 우리끼리의 행사가 되지 않을련지 염려하던 찰나, 저 멀리서 비바람을 뚫고 오는 지역 자전거 참가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윽고 만난 그들과 함께 우리는 대망의 통일항아리 국토대장정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오셔서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통일재원마련 응원카드에 통일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하나씩 적어주셨습니다. 하지만 통일에 대해 관념적으로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말로 풀어내기가 어려운지 많은 분들이 한참을 골몰하여 어렵게 펜을 잡고 글을 써내려갔습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글귀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 '통일, 화이팅!'이었습니다. 짧지만 강한 통일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신분 뿐만 아니라, 흡사 논술답안을 보는 것같은 길고 논리적인 통일 응원메시지도 줄을 이었습니다.
한민족이라는 말이 단지 관념적인 존재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포항, 신상권님)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정책이 먼저 마련된 후에 통일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서울, 송미경님)
통일 준비에 대한 강한 의지만큼 재원 마련 이후의 관리 방안도 신경 써주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바랍니다.(여주, 배지혜님)
태풍이 심하게 몰아치던 라이딩 중반. 안전문제로 통일항아리 국토대장정팀은 자전거에서 내려서 직접 발로 뛰며 국민 한 분, 한 분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던 중 강원도의 한 대학교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우리와 같은 세대와 공감을 하면서 통일에 대해 이야기 해 볼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에 들떠 있었습니다.
글쎄요. 통일되면 선진국으로 간다는데, 그만큼 행복해 지는건가요?
통일이 되면 세금 더 내야하잖아요. 당장에 취업하기도 힘든데 통일하자는 이야기는 너무 멀게만 느껴지네요.
통일부? 종교단체에서 나오셨어요?
서명하면 통일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시간 없어요.
통일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고,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대학가에 들어갔지만 생각보다 대화를 진행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통일부가 있는지 되묻는 국민까지 만나보면서 생각보다 '통일'이라는 단어가 국민들로부터 상당히 유리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평소 취업과 스펙을 고민한다는 한 청년은 분단과 통일 문제에 대해 평소 생각하는 바가 없다면서, 통일이 본인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비단 그 청년만의 생각이 아닌 많은 청년 그리고 국민들의 생각일 것입니다.
맞아요. 통일이 당장 취업을 시켜주진 않아요. 하지만 분단을 겪으면서 우리가 감내하고 있는 것들은 생각보다 많아요. 여러분의 친구들이 이 비오는 날에도 푸른 제복을 입고 북쪽을 바라보며 총을 겨누고 있고, 경제에서도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반영되어 더 높은 성장이 어렵지요. 분단은 생각보다 우리들의 문제와 가까이 있어요. 그렇다면 통일도 우리들의 삶과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는 것이에요. (같은 학생들과 대화하는 강인경 기자의 말에서)
우리는 이번 행사를 통해 통일 준비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함과 동시에, 통일에 대해서 국민들 스스로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찾았습니다. 비록 폭우로 인해 더 많은 국민들을 찾아갈 수는 없었지만, 통일에 대해 공감을 했던 많은 분들의 열정과 지지를 보며 통일의 씨앗이 되어 널리 퍼질 것이라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1,292km의 국토를 달리면서, 수많은 도시를 지나고 많은 국민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를 통해 흥미로운 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첫째, 연령별로 10대 또는 70대에 가까울 수록 통일에 대한 구체성은 모호하나 관념적으로 통일을 지지하는 경향성이 두드러졌습니다. 반면 20~30대에서는 통일이 민족의 당위성이나 감정적인 문제가 아닌 현실의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다수를 차지하였다는 점입니다.
둘째, 통일이나 북한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데는 큰 이견이 없었으나, 통일에 대한 열의나 서명 참여의 측면에서는 지역별로 다른 양태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현상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전통적인 보수나 진보성이 두드러지는 지역에서 나타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지역색이 크지 않는 곳에서 통일에 대한 회의론이 두드러졌습니다.
셋째, 통일은 국가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담론이 형성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남과 북은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잠정적 특수관계'이나 남과 북을 별도의 국가로 보고, 이는 국가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이야기가 주류가 되었습니다. 이를 역으로 생각하면 통일이 개인의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었습니다. 통일은 남과 북의 만남임과 동시에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라는 것으므로, 각자가 갖는 통일 의식과 준비가 신속하고 안정적인 통일의 밑거름이 된다는 공감이 더 필요해 보였습니다.
1,292km를 다니면서, 우리 국토가 이렇게도 컸는지 그동안 미쳐 몰랐습니다.
산과 들, 그리고 강과 바다. 그 속에서 살아가는 많은 삶의 모습들이 어우러진 우리 국토는 아름다움 그 자체였습니다.
하지만 1,292개의 말뚝을 넘어가지 못한 우리는 우리의 아름다운 국토가 반으로 나뉘어, 절반밖에 볼 수 없는 현실에 안타까워야 했습니다. 분단의 1,292를 넘어 통일의 1,292의 의미를 찾아가고 이를 국민들과 공유하면서 통일을 위해 우리가 가야할 길이 멀고도 험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말을 뒤집어 생각해 보면, 우리는 통일로 향하는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아직은 서투르고 생각속에 머물러 있지만, 실질적인 통일 준비가 시작된 만큼 그 생각들이 모이고 곧 현실로 이어질 것입니다.
통일의 내일, 내 일처럼 여길 때 이루어 질 것입니다.
이상으로 상생기자단 5기 정찬형, 강인경, 김엘림, 이건희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