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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대구사진비엔날레]상생 기자단이 고른 사진 Choice 5


대구 사진 비엔날레
특별전

[ 변해가는 북한풍경 1950-2008 ]

기자단이 선택한 사진, Choice 5 

 

 

하승희 기자의 Choice!

6~7살로 보이는 어린 아이들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아코디언을 연주하고 있다. 해맑은 아이들은 너무도 사랑스럽다. 하지만, 아이들의 웃음은 제각각이다. 가볍게 미소를 지은 아이도 있고 입가만 어색하게 올린 아이도 있다. 예쁘게 웃고 있지만, 그 감정을 알 수 없는 아이도 있다. 이 사진 속의 아이들 웃음을 하나하나 관찰하다가 갑자기 사진 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고선 섬뜩하게 놀랐다. 거울 속에 비친 선생님의 모습이었다. 지휘를 하고 있는 듯 한데 선생님은 얼굴도 표정도 알아볼 수 없이 그저 동작만으로 지휘하는 선생님일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한다. 순간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들이 누군가에 의해 강요된 웃음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아이들도 더 이상 즐거워 보이지 않는다. 작가의 의도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 선생님의 동작만으로 아이들의 웃음이 만들어진 것일 거라는 편견을 갖는 나도 참 알 수 없다. 저 사진 속에서도 진정으로 우러나오는 웃음이 있겠지?

 

 

홍아름 기자의 Choice!

가장 시선이 많이 갔던 작품은 ‘야니스콘토스’ 작가의 작품이었다. 도록의 표지로도 사용된 이 사진은 파란색 한복을 입고 있는 여인의 왼쪽 가슴에 집중하고 있다. 초점은 김일성의 초상화가 담긴 빨간색 배지다. 북한 사람들은 거의 모든 사람이 왼쪽 가슴에 이 배지를 달고 생활한다. 어른, 어린아이, 너 ·나 할 것 없이 왼쪽가슴에는 붉은색 배지가 달려있다. 모양은 모두 같은 것이 아니라 몇 가지의 디자인이 있지만, 김일성 초상화와 붉은색에는 변함이 없다. 항상 김일성 수령을 섬기고 주체사상을 찬양한다는 의미이다.

보통 왼쪽 가슴에 배지를 다는 이유는 자신의 소속을 알리기 위함이다. 그들이 속한 회사나 단체의 마크가 배지의 디자인으로 사용된다. 따라서 제각기 다른 디자인의 배지를 달고 다닌다. 그렇다면, 북한은? 그렇다. 아마도 북한 주민들은 자신이 김일성, 김정일의 소속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배지를 다는 것이 강요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모든 국민이 똑같은 배지를 왼쪽 가슴에 달고 생활한다는 자체가 신기하다. 이 신기함이 북한 체제의 특성이다. 모두가 입을 벌리게 되는 북한의 ‘수령중심체제’를 잘 드러내 주는 사진이다. 다른 사진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왼쪽가슴에도 모두 붉은색 배지가 달려있었지만, 포인트를 배지에 맞춘 이 사진이 가장 감명 깊었다. 외국인의 눈에도 모든 사람의 왼쪽 가슴에 달려있는 이 배지가 매우 인상 깊었나 보다.

 

 

 

박보람 기자의 Choice!

야니스 콘토스의 사진 중 칼리슈니코프(소총)를 들고 지나가는 소녀들의 모습이 가장 인상 깊었다. 그는 주로 이라크, 코소보 등의 전쟁, 국경 분쟁 등과 네팔 마오주의 생활상을 보도하며 굵직굵직한 사진을 찍어왔다. 이번 특별전에 출품한 사진은 2005년과 2006년, 두 번에 걸쳐 북한을 여행하며 찍어 온 사진이다.

필자와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 그녀들의 손에는, 스타벅스의 커피가 아닌 총이 들려 있었다. 차가운 철의 느낌은 단절된 남과 북을 상징하는 듯 마음마저 차갑게 만들었고, 경계하는 눈빛의 사진 속 주인공은 우리와는 너무 다른 사람들 같아서 다소 무섭기까지 했다. 하지만, 굽이 높은 통 굽 구두, 운동화와 왼손에 든 핸드백은 한창 외모에 관심 많고 꾸미기도 좋아하는 우리나라 20대 소녀들의 모습과 같았다. 사진 속 그녀들의 곱게 묶인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리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그녀들의 꿈은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과연 우리나라의 20대 여대생과 같은 생각을 할까? 같은 고민을 할까? 또 저 고운 손에 총 대신 한권의 책이나 개인의 취향에 따른 악기가 들려 있었다면 어땠을까 생각을 했다. 

 

김강산 기자의 Choice!

우선 이 사진이 눈에 띠었던 것은 단연 색감 때문이었습니다. 오늘날의 남한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원색의 옷을 입고 분홍빛 종이꽃을 흔드는 여인들이 일렬로 서있는 모습을 보자, 제게는 그 사진에서 묘한 색다름이 느껴져 잠시 걸음을 멈추고 바라봤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멍하게 바라봤습니다. 70년대의 북한 내지는 북한이라는 곳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라고 이 사진을 설명하더라도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조금 다르게 그 사진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 길을 향해 서있는 그 여인들의 앞모습이 궁금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녀들의 표정이 궁금했습니다. 과연 이들은 어떤 생각으로 종이꽃을 흔들며 도로 주변을 가득 메우고 서있는 걸까요? 어쩌면 이 사진의 작가이신 김회중 씨는 그런 상상을 하도록 뒷모습을 찍으신 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윤세라 기자의 Choice!

전시회에서는 다른 사진을 선택했었다. 가장 현실을 잘 표현했던 붉은기 쟁취운동에 관한 사진이었다. 그런데 전시회가 끝나고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이 사진에 점점 더 마음이 가기 시작했다. 아마도 그 때는 이 푯말로 나타낸 군사분계선이 세월이 지나 한 국가를 갈라놓을지는 몰랐을 것이다.

'분단'이라는 단어를 다시 생각해보았다. 이렇게 선 하나로 뚝딱 나눌 수 있는 것인지. 우리 스스로가 아닌 외세의 힘에 눌려 우리가 나뉘어 져야 하는 것이 옳은 분단인지……

보면 볼수록 더욱 생각이 많아지는 사진 같다. 이 사진을 보며 사람들도 다시 한 번 분단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길 바란다.

 

 

통일부 상생 기자단

(박보람, 하승희, 윤세라, 홍아름, 김강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