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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서울예고 학생들과 여명학교 출신 작가의 그룹기획전 '동행'

여러분은 전시회에 가본 적이 있으신가요? 서울 근교를 조금만 둘러봐도 저렴한 가격에 심지어는 무료로 좋은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북한에서는 김부자의 생일이나 당 창건 기념일 등 주요 명절에 국가미술전람회라는 국가적 차원의 전시회가 열립니다. 하지만 예술 자체의 목적이 아닌 북한체제의 대중적인 선전이나 교양을 위한 미술작품의 전시라는 특정한 목적이 있다고 합니다. 

 23일부터 9일까지 인사동 아트피플 갤러리에서 또 다른 특별한 목적을 가진 특별한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서울예고 2학년 (올해 진급예정) 11명의 학생과 여명학교 출신 작가들의 콜라보레이션 전시회인데요, 전시주제 동행처럼 이념을 뛰어넘어 예술을 사랑하는 남북한 작가들의 그룹기획전이었습니다.



 이 특별한 전시회는 서울예고 미술과 2학년 임지수 학생의 작은 생활 속에서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당시 서울예고 미술과 1학년(2015년 기준) 학생들에게 과제전이 주어졌다고 합니다. 북한에 관한 관심이 없던 미술과 12조의 임지수 학생은 우연히 SBS ‘동상이몽’ 프로그램 (33회 장정혁편)을 보게 되었고 여명학교에서 모티브를 얻어 과제를 기획했습니다. 현재 여명학교 재학 중인 학생 중 미술진로를 희망하는 학생은 없으나, 여명학교 출신으로 홍익대 미대에 재학 중인 강춘혁임수민 작가의 작품을 초대하여 그룹기획전에 함께했습니다.

지난해 12처음 기획할 당시에는 전문가가 아닌 고등학생이기에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11명의 서울예고 학생들은 각자 파트를 나누어 기획홍보후원을 기획하여 그들 스스로 전시회를 열었습니다또한, 학생들은 작품으로 스티커를 제작하여 주변 고등학교와 전시회장에서 전시회 책자와 함께 판매하였습니다미술가를 꿈꾸는 학생들의 의미 있는 기획에 AP 갤러리 측에서 전시관을 무료로 대관을 해주는 등 도움의 손길도 뒤따랐습니다. 한편, 책자 판매기금은 학생들과 학부모의 작은 정성과 함께 모두 여명학교에 기부 될 예정입니다.

<서울예고 미술과 12조>

담당 홍승태선생님

조장 : 임수민

기획&홍보 : 임지수

무료대관 : 조서영

스티커 제작및 판매 : 정지유, 최성현, 허해민, 지수빈, 이해연, 이희은, 임에림, 하인용 


<여명학교 출신 작가> 

강춘혁, 안수민



△ 한 관람객이 작품을 관람 하고있다. /사진: 김시온 


△ 학생들이 판매한 스티커와 전시회 팸플릿 /사진:김시온


초대된 북한 출신 작가의 7점의 작품과 서울예고 학생들의 11점의 작품은 북한을 바라보는 희로애락을 표현했습니다. 표현한 대상은 하나였지만 그들이 바라보는 북한의 모습은 많이 달랐습니다. 북한 출신 작가들은 북한을 좀 더 강렬한 색과 표현법을 사용하여 북한의 억압된 현실을 그림으로 승화하여 고발했습니다. 반면에 남한 출신 학생들은 직접 북한을 경험해보지는 못했지만, 미디어와 언론 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한 북한의 모습을 그렸으며, 북한을 향한 안타까움과 함께 그들에게 주고 싶은 희망을 작품에 투영시켰습니다. 출신이 다른 작가들의 시선은 달랐을지라도, 통일을 향한 하나의 깊은 마음이 전시회 전체에 녹여졌습니다.

(△ 팸플릿 속의 작품 모습 /사진: 임지수 학생 모)

 

전시관에서 만난 임지수 학생의 어머니는 학생들이 직접 전시회를 꾸려나가는 게 대단하고 뿌듯하다고 전했으며, 조서영 학생의 이모는 아이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북한과 통일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어 기쁘고 어른들도 외면한 북한이탈주민의 삶을 알아주려는 그 뜻이 기특하다고 말했습니다. 

작은 전시회여서 찾아오는 사람들은 기껏해야 학생들의 학부모와 지인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통일문제에 관심이 없었던 11명의 서울예고 학생들이 북한에 큰 관심이 생겼다는 점이 많은 관람객의 수보다 더욱 큰 의미가 있을 것 입니다. 여명학교에 방문하고 북한 출신 작가의 작품과 교류하는 등 기획을 준비하며 학생들은 이념을 넘어 공통된 관심사를 가진 북한 사람이 우리와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으며, 더 나아가 본인 또래에 자유가 억압된 북한 친구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 학생들이 여명학교에 방문하여 전시회 기획을 논의하였다. / 사진: 임지수 학생 모)

(△ 주변 경복고등학교에서 홍보활동과 팸플릿 판매를 진행하였다/ 사진: 임지수 학생 모)


최근 미사일과 개성공단을 둘러싸고 남과 북의 긴장상태가 팽팽합니다.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고 관련 기사들의 댓글의 북한 전체를 향한 극단적 태도는 더 안타깝습니다. 특히나 통일을 이뤄나갈 젊은 세대들의 무관심이 심각합니다. 

분단 70년이 고착되며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는 언론매체에서 도발이나 핵실험 등의 긴박한 상황이 있을 때만 북한을 접합니다. 그들이 통일에 관심은커녕 혐오감을 내비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남과 북 출신의 예술가 꿈나무들이 어우러진 이 기획전이 너무나 고맙게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통일의 꿈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룹전시회 '동행'처럼 통일을 향한 작은 관심들이 더 모여서 포기할 수 없는 그 통일의 꿈을 다음 세대가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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