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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먼저 온 통일, 대학생 통일봉사단 '유니씨드(UNISeed)'의 아름다운 나눔

여러분, 연말연초에 가족들과 연인들,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은 시간 보내셨나요? 비록 현재 대북 상황이 경색되어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통일은 반드시 이뤄야 하기에 아름다운 소식을 가져왔습니다.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지난 1226, 서울역에서 아름다운 급식 나눔이 있었습니다. 북한 이탈 주민 대학생들로 구성된 '유니씨드(UNISeed)'가 나눔의 주인공들이었는데요, 유니씨드는 매달 셋째 주 토요일마다 서울역 노숙인들에게 도시락을 무료로 제공하는 대학생 봉사 단체입니다.


이날도 노숙인들에게 저녁 급식을 제공하려고 황금 같은 주말을 반납하고 이른 오전부터 모인 유니씨드 회원들은 점심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고 음식을 만들고 담고 포장했습니다. 유니씨드 회원들은 이미 급식봉사가 익숙한 듯, 누가 시키지 않아도 도시락을 만드는 과정 속에 할 일을 척척 해나갔습니다.  

반찬은 고기볶음과 멸치볶음과 김치. 북한에서도 먹는 가정음식들로 꾸려진 것입니다. 방금 담아서 플라스틱 용기에 김이 생겨 맛이 달라질 것을 우려해 음식을 식히고 포장 하는 등 도시락에는 맛있는 음식뿐 아니라 유니씨드 회원들의 세심한 배려와 손길까지 담겼습니다. 유니씨드의 정기 급식 봉사를 기다렸다는 듯, 서울역 노숙인들은 봉사자들이 도착하기도 전에 줄 서 있었습니다. 준비한 200개의 도시락은 전부 200명의 노숙인에게 제공되었습니다. 며칠 동안 굶었다고 전한 한 노숙인은 연신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의 봉사는 급식을 나누는 것에서부터 서울역 청결을 위해 다 먹은 용기를 회수하기까지 노숙인들과 지역사회를 위한 아름다운 모습이 이어졌습니다.    


(△ 노숙인들에게 제공된 도시락) 

(△ 유니씨드 회원들이 도시락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대학생들로 이루어졌기에 유니씨드의 봉사 여건을 열악합니다. 충정로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이라는 단체의 주방을 무료로 빌려 음식을 만들 수 있게 되었지만도시락을 옮길 때는 차가 없어서 택시를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봉사자들은 충정로에서 서울역까지 걸어갈지라도 봉사현장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습니다북한 출신이 대부분인 회원들은 남한에 와서 받은 도움을 흘려줄 수 있다는 것에 큰 기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또한, 이들은 봉사의 어려움과 장벽에도 불구하고 대학교마다 유니씨드 동아리가 생겨나 통일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이 많아지는 비전을 꿈꾸고 있습니다


북한 출신이자 유니씨드의 대표인 엄에스더씨는 기자와 진행한 인터뷰에서대한민국에서 의미 있는 삶을 살아보자고 북한이탈주민 후배들과 뜻을 모아 2014년 7월에 유니씨드를 만들었고 처음에는 4명이 시작했으나점점 회원들이 늘어나 현재는 38명으로 늘었다고 말했습니다또한, 그는 유니씨드를 통해 북한 이탈 주민이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존재라는 편견이 바뀌고남북한 대학생인 유니씨드 회원들이 도움을 주고받고 하나가 되는 소통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며이러한 모임들이 많이 만들어지기를 소망한다고 전했습니다.



(△ 회원들이 봉사가 끝나고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유니씨드가 봉사만 하는 단체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연례적으로 유니씨드는 봉사가 끝난 후 가까운 카페에서 친목 교제시간을 갖는데요, 이날은 특히나 12월 모임이었기 때문에 연말 친목회를 계획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봉사단 중에 한 명인 남한 대학생의 재능기부로 북한출신 대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컴퓨터를 배우는 시간을 계획하기도 했습니다. 급식 나눔을 통해 노숙인들에게 희망이 생겨나는 것이 유니씨드의 주목적으로 달성되고 있지만, 부수적으로 친목모임을 통해 북한 출신 회원들이 향수를 회복하는 일석이조를 넘어 몇몇 깨어있는 남한 대학생의 재능기부를 통해 실생활에서의 도움을 얻기까지 일석삼조의 긍정적 파급효과가 유니씨드 내에서 진행 되고 있습니다.


현재 대학에 재학 중인 북한 출신 학생들이 수학이나 외국어 등 전문지식을 습득하는 것에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니씨드 내에서의 자체적인 정보 공유는 북한 이탈 주민 대학생 대외활동에 대표적 모범사례로 보입니다. 유니씨드 대표 엄에스더씨의 말을 빌리자면, 북한 이탈 주민의 적응은 남한 사람화되는 것이 아니라 통일 시대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 적응에는 대한민국 사회의 도움과 관심도 많이 필요할 것입니다. 저도 시간이 될 때, 유니씨드 봉사에 직접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앞으로 남북한 대학생들의 이러한 아름다운 적응이 더욱 활성화되며 유니씨드의 아름다움 나눔에 동참하는 손길이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사진출처 = 김시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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