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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건강도 챙기고 평화도 생각하는 DMZ <평화누리길>탐방기

 

 

 여러분은 ‘평화누리길’이란 곳을 들어보셨나요? ‘평화누리길’이라 명명된 이 곳은 경기도 김포에서 연천까지 서부전선 최북단 접경지역인 DMZ 인근에 조성된 트레킹코스로 총 182.3km의 도보 여행길을 말합니다. ‘평화누리길’은 지역별로 김포시 3개 코스(38.4), 고양시 2개 코스(25.4), 파주시 4개 코스(56.3), 연천군 3개 코스(62.2) 등 모두 12개 코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평화누리길 코스 안내

 

 ‘평화누리길’은 지난 5 8일 임진강역에서 개장식을 가졌었는데요. 개장식 날 당시 최홍철 경기도 행정2부지사, 홍승표 파주부시장, 윤항덕 연천부군수를 비롯한 시민 및 걷기 동호회원 1000명이 참가해 대성황을 이뤘습니다.

 

 

 

 ▲ 지난 5 8일 열린 트레킹 코스 개장식 때의 모습

 

 외국인이 가장 가보고 싶은 지역 1위로도 손꼽힐만큼 세계적으로 한반도 DMZ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요. 이제 정식 트레킹 코스로 ‘평화누리길’이 개장 되었으니 상생 기자단 역시 안 걸어볼 수 없겠죠? 상생 기자단은 임진강역에서 화석정에 이르는 파주 3코스 구간(8km)을 트레킹 하였습니다.

 

 임진강역을 지나고 마정리 마을을 지나 장산리 마을로 들어서는 길은 외할머니 댁을 찾아가는 기분이 들 정도로 시골 동네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기말고사로 인하여 지쳐버렸던 심신은 마정리, 장산리 마을의 고즈넉한 풍경을 보며 재충전되었습니다. 장산리 마을을 거쳐 도착한 장산전망대에서 바라본 임진강 풍경은 말로 형용하기 벅찰 정도로 장관 그 자체였습니다.

 

 

 

 

  ▲ 장산리 마을을 배경으로 한 컷

 

 

 

 상생 기자단은 장산전망대에서 걷기 동호회에서 나오신 50대 아저씨, 학교 학생들과 함께 단체로 트레킹에 참가한 초등학교 선생님, ‘평화누리길’ 개장식과 걷기행사의 원활한 진행과 지원을 담당하셨던 경기도 소속 공무원, 트레킹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취재하러 나오신 KBS WORLD 라디오 리포터 등을 인터뷰하였는데요. 크게 ‘평화누리길’ 트레킹 코스를 즐긴 소감과 통일에 관한 짤막한 의견에 대하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연령도, 직업도, 성별도 각기 다른 네 분이었기에 ‘평화누리길’ 참가 소감은 조금씩 달랐지만, 통일에 대한 의견은 대체로 일치했습니다. 통일에 대한 네 분의 의견은 우리 모두가 그 전부터 갖고 있는 의견과 크게 다를 바 없었습니다.


저희가 인터뷰하기 전에
KBS WORLD 라디오 리포터 분은 오히려 저희를 먼저 인터뷰하셨습니다. KBS WORLD 라디오 리포터와 통일부 상생 기자라는 두 직업(?)의 만남으로 인한 서로간의 인터뷰는 재미와 신선함 그 자체였습니다
.


▲ KBS 라디오 리포터와 인터뷰하고 있는 상생 기자단 모습


혹자는 ‘평화누리길’ 트레킹 코스를 건강 증진과 여가 활동이라는 이유로 이용할지도 모릅니다
. 그러나 한반도 분단 이전, 이후를 막론하고 언제나 그곳에서 말없이 굽이쳐 흐르는 임진강 너머 동족상잔의 비극적 전쟁 이후 생겨난 DMZ 비무장지대를 트레킹 중간 중간마다 바라보노라면 남북분단의 슬픈 현실과 모두의 염원인 평화통일에 대해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밖에 없게 되는 것 같습니다. 상생 기자단이 ‘평화누리길’을 걸으며 느낀 평화통일에 대한 염원들이 통일 미래를 앞당기는 작은 힘이 되기를 기원해봅니다. 현재는 DMZ 이남의 일부만을 지나는 ‘평화누리길’이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는 철조망을 넘고, DMZ 이북의 지역까지도 연결되는 날이 오겠죠. 진정한 ‘평화누리길’이 될 수 있도록 현재 남북관계의 절대적 위기를 반드시 극복해야겠습니다.

 

 

장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쪽의 모습

 

 장산전망대에서 내려와 임진리 마을을 지나 ‘평화누리길’ 파주 3코스 구간의 마지막 지점인 화석정으로 향했습니다. 조금은 무더운 날씨 속에 길도 헤매가며 화석정 도착! 경기도유형문화재 제 61호인 화석정은 1443(세종 25) 율곡 이이의 5대 조부인 강평공 이명신이 세운 것을 1478(성종 9) 율곡의 증조부 이의석이 보수하고 몽암 이숙함이 화석정이라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그 후 이이가 다시 보수하여 여가가 날 때마다 찾아왔으며 관직을 물러난 후에는 이곳에서 제자들과 함께 여생을 보냈다고 합니다. 또한 왜구의 침공에 대비해 10만양병설을 주장한 이이의 상소를 받아들이지 않은 선조가 임진왜란 때 의주로 피난 가던 중 한밤중에 강을 건널 때 이 정자를 태워 불을 밝혔다는 이야기로도 유명한 곳이 바로 이 화석정입니다. 임진강 하류 벼랑 위에 자리 잡은 화석정은 주변 자연 경관과 어울려 지적인 자태를 뽐냈습니다. 또한 화석정 바로 옆에 있는 560여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느티나무는 화석정을 둘러싼 수려한 자연경관의 최종 마침표와도 같았습니다.

 

 경기도유형문화제 제 61호 화석정

 화석정 옆 560여 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느티나무

 

 위 사진의 화석정을 끝으로 이번 ‘평화누리길’ 파주 3코스 구간 트레킹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182.3km의 총 구간 중 8km의 극히 일부분만을 걸었기에 ‘평화누리길’의 모든 자연 경관과 분단의 아픔이 담긴 현장을 완벽히 보고 느낄 수 없어서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이번 취재를 계기로 추후에 여건이 허락된다면 파주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코스도 도전해보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파주 셋째길 마지막 코스

 

 글을 마무리 짓기에 앞서, ‘평화누리길’ 파주 3코스 구간을 걸으며 느꼈던 아쉬움을 이야기하자면, 이미 유명한 제주도 올레 길처럼 파주 3코스 구간 또한 대부분이 산과 마을 속 흙길로 구성되어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트레킹을 시작하자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흙길보다는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이 더 많았다는 것입니다. 물론 ‘평화누리길’을 위해 지역주민의 불편을 감수하고 마을과 산에 이미 만들어진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걷어낼 수는 없겠지만 3코스 구간을 선택할 당시에 흙길이 많이 포함된 코스로 구성됐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안내 표지판

 

 그러나 이런 아쉬운 점은 차차 개선되어 가리라 믿습니다. 경기도는 앞으로 걷기 동호회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걷기 코스를 보다 쾌적하게 조성할 계획이며,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는 민통선 북방지역을 걷는 행사를 매월 또는 분기별로 갖는 방안도 군부대와 협의하여 추진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또한 인터넷에 '경기도 걷는 길'이라는 카페를 개설하여 걷기 코스, 교통편, 문화유적 등을 안내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개선책들이 하루 빨리 효과를 발휘해 ‘평화누리길’이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번창하게 될 ‘평화누리길’은 작게는 통일을 염원하는 소박한 바람, 깊게는 평화통일을 저해하는 요인들에 대한 비판적 사고와 평화통일의 일관된 지지를 ‘평화누리길’을 걷는 모든 사람들에게 함양시키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장산 전망대에서 상생 기자단 한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