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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 다녀오다! ③ : 남북출입사무소를 해부한다!

 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하고 들뜬 8기 기자들_사진출처 : 이웅기자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하고 들뜬 8기 기자들_사진출처 : 이웅기자

김명종기자: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개성공단으로 향하는 도로를 따라 컨테이너 트럭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막연히 짐작했던 것 보다 굉장히 많은 물자와 사람이 오가는 곳이라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개성공단에 체류하는 남측 인원은 7월 평균 691, 방문인원 하루 평균 408, 7월 체류 및 방문 인원은 하루 평균 199명이라고 합니다(연합뉴스). 남북출입사무소는 국제공항이나 항만에 비유됩니다. 국가와 국가를 연결하는 모든 공항이나 항만에서는 CIQ(관세, 출입국, 검역)이 이루어집니다. 이 역할을 남북관계에서는 개성과 파주의 경계에 위치한 남북출입사무소가 수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남북출입사무소에는 관세, 출입국, 검역뿐만 아니라 군 인력, 은행 등과 같은 다양한 분야의 관계부처가 서로 협력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이 날 8기 기자단이 만나 뵈었던 김용규 남북출입사무소 소장 역시 13개 부처가 협조하는 사무소이기 때문에 부처 간 의사소통과 협력이 굉장히 중요하며, 소장으로서 그 모든 것을 조율하기 때문에 책임이 막중하다.’고 말했습니다.

 남북출입사무소 김용규 소장님과 함께한 8기 기자단남북출입사무소 김용규 소장님과 함께한 8기 기자단 _ 사진 : 이웅 기자

 

남북출입사무소 김용규 소장님과 함께한 8기 기자단 _ 사진 : 이웅 기자남북출입사무소 김용규 소장님과 함께한 8기 기자단 _ 사진 : 이웅 기자

김명종 기자가 올 여름 통일관련 한 캠프에서 만나 뵈었던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은 '개성공단이 지난 십 수 년 동안 남북간의 첨예한 군사적 긴장 속에서도 살아남고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것은 대마불사 때문이다. 개성공단 같이 규모가 큰 사업은 만약 실패하게 되면 우리도 잃을게 많지만 북측에서도 잃는 경제적 손실이 막대하다. 그렇기 때문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어도 북한정권은 개성공단을 아예 없애 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러한 심리적 강제효과는 앞으로 사업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더 강해질 것이다.' 는 취지로 개성공단이 남북관계와 통일준비에 이바지함을 역설했습니다.

 개성공단을 향해 줄지어 있는 컨테이너 트럭들개성공단을 향해 줄지어 있는 컨테이너 트럭들

인원이 출경하는 게이트, 이 게이트를 기준으로 안 쪽에서는 사진 촬영 및 취재가 금지되었다.인원이 출경하는 게이트, 이 게이트를 기준으로 안 쪽에서는 사진 촬영 및 취재가 금지되었다.


 이토록 개성공단이 남북관계에 있어서 갖는 상징적 의미가 크기 때문에, 개성공단의 분위기는 남북관계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되곤 합니다. 군사적 긴장 상황이 발생하면 언론사들은 으레 개성공단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이곳 남북출입사무소로 모이기도 합니다. 20134, 북한은 개성공단의 가동을 잠정 중단하고 모든 근로자를 철수시키고, 그에 따라 우리 측 잔류인원이 모두 철수하며 개성공단은 동년 9월 까지 잠정적 폐쇄를 맞았습니다. (134월은 김명종 기자가 갓 입대하여 신병훈련을 받던 때입니다. 이 당시 상황의 심각성을 온 몸으로 느꼈다는 슬픈 전설이 있습니다.)

김용규 남북출입사무소장은 의외로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우리 측 기업인들과 근로자들은 남북관계의 변화에 특별한 영향을 받지 않는다.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도 이제는 굉장히 담담하게 출근한다. 그 분들이 안정적으로 생산활동을 영위하게 보장하는 것은 저와 같은 공무원들의 역할이라고 말했습니다. 13년도의 잠정폐쇄, 15년도의 임금협상 등 많은 우여곡절을 이겨냈기에 개성공단은 지금과 같은 확고한 위상을 얻게 되지 않았나합니다.

 


신수아기자:

개성공단에 처음 도착해 신나는 마음에 이 곳 저 곳을 둘러보기 바빴습니다. 물류 물자가 지나가는 장면을 두 눈으로 보고 싶어 근처 옥상으로 올라갔다 다른 곳을 두리번거리던 중, 기자단에게 개성공단을 소개해주던 한명숙 사무관과 그 곳을 지키시던 경비 아저씨의 대화를 듣게 되었습니다. 아저씨는 사무관에게 지난해 봄, 여름, 가을, 겨울 때의 모습을 이 한자리에서 사진을 찍어봤다며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계셨습니다. 그 순간 저는 이 개성공간이 어떤 이들에겐 정말 생활공간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 여기에서 사람이 사는 곳이구나. 경제협력은 단순히 물자가 지나는 곳이 아니라, 그 이상이구나.’

 

그리고 그 순간부터 저에겐 개성공단을 지나다니는 사람’ 이 보였습니다. 개성공단은 출입국관리소가 아닙니다. 대신 출입사무소라 부릅니다. 우리나라에서 외국을 가듯 국가와 국가를 드나드는 것이 아니라, 남북한의 관계는 통일을 지향해가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된 특수관계라는 의미에서, ‘이라는 단어를 피해 적는 것입니다

△ '경의선도로 남북출입사무소'가 이 곳의 공식 명칭입니다.△ '경의선도로 남북출입사무소'가 이 곳의 공식 명칭입니다.


△ 남북출입사무소 리플렛의 '출입경'에 대한 설명△ 남북출입사무소 리플렛의 '출입경'에 대한 설명


 출입사무소를 지켜주시는 특수경비 김용희 반장님을 만나봤습니다.


Q. 개성공단에선 어떻게 일하게 되셨나요?

A. 여기서 일한 진 1년 채 안 됐습니다원사 제대하고 여기가 1사단 지역이라 이 곳으로 왔습니다특수경비는 은행이나 항공처럼 중요시설에 배치되는 청원경찰이라 볼 수 있어요약 15명 중에 한두 명 빼고는 다 퇴역군인들입니다.

 

Q. 개성공단이 반장님에겐 어떤 의미인가요?

A. 우리나라의 최고의 상품일터이자 자리라고 생각합니다중요한 장소를 지키고 있다는 것과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반장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딱 그 시간! 드디어 개성에서 경기도로 돌아오는 민간 기업관계자분들이 들어오는 입경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곳에선 정해진 시간에 맞춰 출경과 입경을 해야 하는데요. 특히나 올해 8월 15일 기점으로 남과 북의 시차가 30분 차이 나게 되었단 사실 아시나요?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통행이 제한되거나 벌금이 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이곳을 지나다니는 분들이 더욱 더 시간을 신경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 출입경 시간이 이렇게 정해져있습니다.△ 출입경 시간이 이렇게 정해져있습니다. 

 

 바쁘게 발걸음을 재촉하셔서 어디론가 이동하시는 분들, 바로 핸드폰을 켜서 가족에게 전화하는 모습 등을 볼 수 있었는데요. 저희 두 기자가 발 빠르게 이분들의 이야기까지 담아봤습니다. 공통적으로 언제부터 개성공단에 다녀오게 되셨는지, 개성공단에서 만나본 북측 노동자들은 어떠했는지, 통일에 대해 생각이 변화한 부분이 있는지를 여쭤봤습니다.

A씨: 자재 관리 쪽 OEM을 맡고 있습니다. 개성엔 작년부터 출입했습니다. 이번엔 1박 2일로 다녀왔어요. 처음엔 빨리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일을 하다보니 업무가 많아 그런 생각을 할 여유가 없게 되네요. 북측 노동자들과는 아무래도 직접 이야기하는 것이 제약이 있어 교류가 많지 않습니다.

 

B: 4박 5의 최초 방북이었습니다전자 쪽 일을 하고 있고처음 생각한 것보단 자유로운 분위기였습니다북측 노동자들과 직접 만나기도 하고요.

 

C렌즈 관련 일을 하고 있고개성엔 4월부터 한 달에 두 번씩 갔어요요새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갑니다지금 당장의 통일은 이르다고 생각합니다남측과 경제격차가 너무 차이나서 갈등이 생길 겁니다인터넷도 없고사회주의 체제다보니 일에 대한 동기가 없어요.

 

통일에 대한 생각도, 개성공단에서 접하는 이야기도 각각 다 달랐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주목한 점은 놀랍게도 경비반장님부터 그곳을 지나다니는 모든 분들이 망설임 없이 통일에 대해 무엇인가 이야기해주셨다는 겁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아무나 붙잡고 통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하면 침묵이 돌아오기 쉬운데요. 우리가 개성공단에서 생활하는, 또 이해관계를 가지는 누군가와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는 것, 그것이 이 공간이 가지는 진정한 의미 아닐까 싶습니다.


개성으로 출경을 나타내는 안내개성으로 출경을 나타내는 안내


 

사용하지 않는 게이트, 본래 인원과 물류가 다른 게이트를 사용할 계획이었으나 개성공단이 활성화 되지 못한 탓에 잠자고 있는 것이다.

 사진: 김명종 기자, 이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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