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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기자단/톡톡바가지

[통일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 통일을 취재하는 언론인 ②

‘통일을 취재하는 언론인’ 두 번째 이야기. 통일부 출입기자들과 나눈 진솔한 대화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인터뷰는 SBS 안정식 기자와의 동행 인터뷰와 국민일보 강준구 기자,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뉴스1 서재준 기자와의 티타임을 통해 진행되었습니다. 통일부 출입기자들은 평소 가지고 있던 통일에 대한 견해와 함께 취재현장에서 목격한 북한의 모습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또 직업으로서 기자를 선택하고자 하는 학생들과 통일부 대학생 기자들에게 당부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아래는 기자와의 일문일답.

 

△통일부 출입기자들의 주 업무지인 정부서울청사 6층의 통일부 기자실(사진=하준호)△통일부 출입기자들의 주 업무지인 정부서울청사 6층의 통일부 기자실(사진=하준호)

 

하준호=기자의 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SBS 안정식=대학에서 운동권은 아니었지만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어요. 군 전역 후 진로를 고민하다가 ‘지속적으로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직업’을 택하기로 결심했어요. 그것이 바로 ‘기자’였어요. 당시 읽었던 책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 등장하는 기자처럼 진실을 끝까지 추적하는 기자가 되고 싶었는데 막상 되고 보니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더라고요.
국민일보 강준구=어렸을 때부터 글 쓰는 것을 좋아했어요. 스스로 글 쓰는 일을 즐겼고, 주변에서도 칭찬해주니까 자연스럽게 기자가 되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것 같아요.
이데일리 장영은=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해서 자연스럽게 언론계를 생각했어요. 그중에서도 기자의 길을 선택한 것은 사건이 벌어지는 현장에서 직접 그리고 가장 먼저 소식을 접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지금은 정치부에 있지만 원래는 경제전문기자가 꿈이었답니다.
뉴스1 서재준=원래 평범한 회사원이었어요. 그런데 꽉 막힌 조직문화가 제 성격에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 스스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일이 무얼까 고민하다가 기자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SBS 안정식 기자(캡쳐=SBS/ 방송기자연합회 홈페이지)△SBS 안정식 기자(캡쳐=SBS/ 방송기자연합회 홈페이지)

 

올해 기자 경력 20년차, 통일부 출입 10년차인 SBS 안정식 기자는 현재 SBS 정치부 외교안보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통일부 출입기자들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기자실 간사를 맡고 있기도 한 그는 간사라는 자리가 동료 기자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수직적인 위치는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안정식 기자님께서는 북한학 박사 학위를 가지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안=네, 경남대 북한대학원(現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공부를 했어요. 그래서 남들이 저를 북한전문기자라고 부르지만 실제로 우리 회사에 그런 공식 '타이틀(title)'은 없어요. 그냥 사람들이 저를 그렇게 봐주는 것뿐이에요. 박사 학위도 땄으니 관련 논문도 쓰고 그래야 하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안하고 있어요. 다 제가 게으르기 때문이에요(웃음).

 

△취재현장에서 메모하는 통일부 출입기자(사진=하준호)△취재현장에서 메모하는 통일부 출입기자(사진=하준호)

 

하=통일부 출입기자로서 평소 가지고 계시는 통일에 대한 생각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강=우리나라는 이미 산업화라는 제1의 목표를 달성했어요. 통일은 이를 넘어서서 한국이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해요. 우리 세대에서 혜택을 보기는 힘들고, 통일 이후 제2의 도약으로 맺은 열매를 먹을 수 있는 세대는 바로 여러분과 같은 젊은 세대입니다.
장=처음에는 통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어요. 막대한 통일비용 때문이에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여러 정보를 접하면서 통일로 잃는 것보다 통일로 얻는 것이 더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통일편익이 통일비용보다 크다면 통일은 필요하다고 봐요.
서=어쨌든 우리는 이미 통일로 가는 과정에 있어요. ‘통일이 돼야 한다, 필요 없다’라는 당위성 논쟁을 넘어서서 앞으로 '어떻게' 통일의 방향으로 나아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북중접경지역의 모습(사진=연합뉴스)△북중접경지역의 모습(사진=연합뉴스)

 

하=취재현장에서 본 북한의 모습은 어땠나요?
강=한마디로 불쌍해요. 북·중 접경지역에 취재를 간 적이 있어요. 정말 좁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국경이 갈라져 있기 때문에 북한 사람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요. 그 곳에서 본 북한 사람들은 추우면 추운대로, 더우면 더운 대로 그냥 살아요. 우리의 일상을 생각해보면 그들의 삶은 정말 불쌍한 삶이죠.
서=금강산 지역과 북·중 접경지역에 간 적이 있어요. 제가 북한 사람들을 만나고 느낀 점은 평양에서 온 당 간부와 일반 주민들 사이의 괴리가 굉장히 크다는 것이에요. 소위 ‘배지’를 단 간부들은 자존심이 아주 세요. 우리는 남한의 일을 다 알고 있다는 식으로 떵떵거립니다. 그런데 일반 주민들은 우리와 대화하는데 거리감이 없이 상냥하게 대하고 말도 잘 통해요. 결국 통일도 궁극적으로는 남한과 북한의 일반 주민들 사이의 결합이기 때문에 일반 주민들 상호 간의 이해가 확산돼서 거리감이 점점 좁혀진다면 통일에 굉장히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해요.
장=저는 북한이나 북·중 접경지역에 가본 적이 없어요. 항상 기자로서 북한에 자유롭게 가지 못하는 현실이 아쉽다는 생각을 해요. 북한기사를 쓰는 게 제 일인데 정작 북한으로 취재를 가지는 못해요. 아이러니죠.

장영은 기자의 얘기를 듣고 문득 작년 10월에 개최된 제1회 세계북한학학술대회에서 찰스 암스트롱 컬럼비아대 교수가 한 말이 떠올랐는데요. 당시 찰스 암스트롱 교수는 랩업세션(Wrap-up Session)에서 “이 자리가 북한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그들(북한)만 빼고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 학술대회가 내년에도 이어서 개최된다면 그 때는 북한의 학자들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역설적인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낸 바 있습니다.

 

△제1회 세계북한학학술대회 랩업세션. 왼쪽에서 세 번째가 찰스 암스트롱 교수다.(사진=하준호)△제1회 세계북한학학술대회 랩업세션. 왼쪽에서 세 번째가 찰스 암스트롱 교수다.(사진=하준호)

 

하=언론 분야로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강=요즘 입사하는 젊은 기자들을 보면 가르쳐주거나 시키는 것은 정말 잘해요. 그런데 막상 알아서 해보라고 하면 아무 것도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자기가 취재한 것을 기사화하는 것은 결국 선배기자, 그리고 데스크와의 1:1싸움이에요. 왜 기사가 되는지 설득을 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기자로서 그러한 일들을 스스로 해내는 개척 정신이 없다면 그건 문제죠. 기자가 되고자 한다면 '야성'을 가지세요.
장=예전에 증권부에 있을 때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저에게 증권기사를 쓰라고 하니 얼마나 모르는 게 많았겠어요. 그래서 엄청 깨지고 혼났죠. 결국에는 자신의 의지와 열정의 문제인 것 같아요. 이렇게 시련을 겪는 과정에서 쉽게 그만두는 경우도 많이 봤어요. 자기가 정말 기자가 되고 싶다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서=저는 인간미와 감수성을 가지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상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은 굉장히 중요해요. 그래야만 상대의 말에 담긴 숨은 뜻을 찾아낼 수가 있죠.

 

  

△(출처=각 언론사 홈페이지)

 

하=끝으로 통일부 대학생 기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강=혹시 우리가 모르는 ‘단독(특종)’거리가 있으면 가져오도록 하세요(웃음).
장=대학생들의 강점은 아직 청순함과 순수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사회인이 되기 전에 대학생만이 할 수 있는 일들, 청순함과 순수함이라는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일들을 많이 찾아서 해보세요.
서=20대에는 뭐든지 많이 해보는 게 중요해요. 돌이켜보면 저는 20대에 정말 이것저것 안 해본 일이 없는 것 같아요. 좀 늦어도 상관없어요. 가능한 한 많은 것을 경험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통일부 출입기자들(사진=하준호)△통일부 출입기자들(사진=하준호)

 

인터뷰 내내 단 한 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었던 유쾌한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뷰를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각자 통일에 대한 뚜렷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는데요. 무엇보다 이들이 얘기하는 통일이 모두 우리의 ‘희망’이자, 머지않은 ‘미래’라는 점이 가장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한반도가 통일로 가는 길의 최전방에서 누구보다 바쁘게 현장을 누비고 소식을 전하는 그들이 그렇게 느낀다면, 그게 ‘팩트(fact)’이지 않을까요? 오늘도 정부의 통일 정책을 국민들에게 신속하게 알리기 위해, 그리고 우리 모두가 북한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가질 수 있도록 이리 뛰고 저리 뛰며 타자를 두드리는 통일부 출입기자들. 그들의 삶을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이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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