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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탈북민들의 아름다운 기부

연말연시를 맞아 신문과 TV에 훈훈한 기부 소식들이 연달아 들려오고 있습니다. 고사리 손으로 1000원, 2000원 구세군 냄비에 넣는 꼬마부터 익명으로 수 억 원을 기부하는 사람까지 다양한 기부자들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전혀 기대하지 못한 곳에서도 기부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탈북민들의 기부입니다! 이번 기사에는 그들의 기부 소식을 모아보았습니다.


 

매년 김장김치를 기부하는 이정옥씨 (제목을 클릭하시면 자세한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이정옥 씨와 님편 김진우 씨


한국에 정착해 농사를 짓고 있는 이정옥 씨는 지난 2007년부터 김장김치를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기부하고 있습니다. 남편 김진우 씨를 비롯하여 탈북민 10여 분이 일손을 보태어 1천 포기의 김치를 담갔습니다. 이 중 850포기는 저소득 이산가족들에게, 나머지 150포기는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을 통해 중증질환을 앓는 북한이탈주민들에게 전달되었다고 합니다. 이 씨는 이런 계기를 통해 북한이탈주민 사회에도 나눔과 배려의 문화가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 정착금 모두 기부한 김모씨 (제목을 클릭하시면 자세한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정부로부터 받은 정착금을 어려운 이웃에게 내놓은 김모씨


1996년 북한을 탈출해 10여년간 중국 곳곳을 전전하다 2008년 울산에 정착한 새터민 김모씨(41)는 2012년 4월 3일 울산 동구 화정종합사회복지관 어린이 놀이방에 100만원을 기증했습니다. 김씨는 한국에 정착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동안 받은 사랑을 되돌려 주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김씨가 기부 장소로 화정복지관을 선택한 것은 이곳이 새터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작품 수익금 기부한 화가 송벽씨 (제목을 클릭하시면 자세한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탈북화가 송벽


송씨는 2012년 2월 미국 아틀란타에서 ‘고트팜’ 개인전을 열었는데, <우리집>이란 작품 1점을 경매에 부쳐 수익금을 경기도 안산에 있는 탈북자 고아원에 기부했습니다.

황해도 출신인 그는 취미로 그리던 그림 실력이 북한 당국의 눈에 띄어 7년간 선전화를 그리다가 2002년 탈북했으며 공주사범대학과 홍익대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습니다. 그는 2011년 1월 서울 종로구의 갤러리 '가이아’에서 '포에버 프리덤(Forever Freedom)’이라는 주제로 첫 개인전을 열어 호평을 받아 이름이 널리 알려진 예술가로 활동 중이라고 합니다.

 


통일항아리 성금 기부한 하나원 교육생들 (제목을 클릭하시면 자세한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하나원 교육생 대표가 그동안 자발적으로 모금한 통일항아리 성금과 통일준비 응원 메시지를 통일부장관에게 전달했다.

 

하나원 교육생인 탈북자 330여 명은 매월 지급되는 생활비(사회적응비) 가운데 일부를 자발적으로 모아 이른바 '통일항아리' 성금으로 기부했습니다. 또한 이들은 정부의 통일 준비를 응원하는 메시지도 전했습니다.

한 탈북자는 통일의 광장에서 그리운 가족과 상봉할 그날을 하루빨리 앞당기기 위해 작은 힘이나마 이바지하겠다. 통일을 기원한다고 적었습니다. 또 다른 탈북자는 통일된 강토에서 부모ㆍ형제를 다시 만날 날을 그리며 남한 사회에서 힘껏 살아가겠다고 했습니다.

 

 

한국 사회시설을 위한 취업 탈북민들의 1% 기부 (제목을 클릭하시면 자세한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서울 성동구 이든아이빌을 찾은 탈북자들이 영아반 아이를 돌보는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울 성동구 ‘이든아이빌’, 이곳은 부모가 없거나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맡겨지는 아동복지시설입니다. 자원봉사자 10명이 도착하자 아이들이 함성을 지르며 기뻐했습니다. 이날 온 자원봉사자는 모두 한국에 정착해 취업한 탈북민들인데 "마음으론 더 돕고 싶은데 형편이 허락하질 않아서…. 그렇지만 우리도 이 사회에 뭔가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쁩니다." (이명윤, 가명, 39)라며 심경을 전했습니다.

이들은 2년째 월급의 1%를 기부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넉넉지 않은 형편이지만 2012년, 한해 동안 한 푼 두 푼 모아 151만 7,000원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모은 돈에서 65만 원을 떼어 아이들 선물을 마련했습니다. 지난해에도 이들은 경기 포천 장애인 복지시설 ‘해뜨는 집’에 50만 원 어치의 선물을 전했다고 합니다.

이들이 속한 단체 ‘취업자 지지모임’은 2010년 2월 출범했습니다. 취업한 탈북자들끼리 고충을 함께 나누자는 뜻에서 출발한 이 모임은 재봉공장 직원 2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40여명으로 늘었습니다. 대부분 한국에 온 지 2~3년 정도 되었다고 합니다. 모임을 처음 만든 김인선(탈북민, 가명, 38) ‘서울 북부 하나센터’ 사회복지사는 “탈북자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생계비, 거주지 등을 지원해준 한국 사회에 가지는 감사의 뜻으로 수입의 1%를 기부하자고 처음 아이디어를 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회원들이 대부분 일주일에 하루밖에 못 쉬고 월세와 생활비를 내면 남는 돈이 없다 보니, 자주 봉사를 가거나 많은 액수를 기부하지는 못하지만 모두 매달 꼬박꼬박 돈을 보내온다고 설명했습니다.

 

 

조금씩 모은 돈으로 네팔에 학교 설립한 다카야스 교코씨 (제목을 클릭하시면 자세한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비행기와 자동차로 하루가 걸리는 라베 마을에는 탈북민 다카야스 교코(高安京子)씨의 지원으로 세워진 학교가 있습니다. 사라소와티 잉글리쉬 스쿨이 그곳입니다. 네팔의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영어학교를 세우기로 마음 먹은 것은 TV에서 학교 건립 사업을 하는 가키미 씨의 모습을 본 순간이었다고 합니다. 조금씩 모은 돈을 가키미 씨에게 건설비를 전한 것이 2008년부터 지금까지 약 150만 엔(약 1700만 원)정도 된다고 합니다.

다카야스 씨(귀화 일본인)는 함경북도에서 자랐습니다. 스포츠 만능으로 중학교 때는 역도 도대회에서 우승을 하기도 했고, 태권도에서도 톱 클래스 선수였지만 북한에서 더 높은 곳에 오르려 하자 출신성분 때문에 벽에 부딪혔습니다. 그리하여 두만강을 건너 국경을 넘게 되었는데 중국 동북부에서 1년간 숨어서 지낸 후 일본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의지할 친척도 없는 다카야스 씨는 열심히 일본어를 배우며 일했습니다. 조금씩 생활이 안정되자 뭔가 새로운 것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네팔 아이들의 모습을 TV에서 보고 어릴 적 내 모습이 떠올랐어요. 아이들이 꿈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이 외에도 어린이병원에 매달 10만 원 정도 기부하고 있는 탈북민 전문 결혼중매회사 직원, 한국에서 쌀집주인이 되어 설을 맞는 기념으로 쌀을 기부한 탈북민, 아름다운재단에 매일 1천 원씩 기부하는 탈북민 등 많은 탈북민들이 한국 사회 또는 후발로 들어오는 탈북민들을 위해서 넉넉치 않은 형편에도 기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시국이 어려워도 이런 훈훈한 분들의 선행이 있기에 따뜻한 세상이 꾸준히 유지되는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를 전하며 탈북민 여러분께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