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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불가사리 - 북한 최초의 SF 영화

불가사리

 

 

 

 

 

 

제작 : 조선예술영화촬영소

제작년도 : 1985년

장르 : SF, 드라마

감독 : 신상옥, 정건조

주연 : 장선희(아미), 리권(탁쇠), 함기섭(인대),

리종국(아나), 유경애(인디 모)

 

 

 

 

 

  ‘티라노의발톱’, ‘영구와 공룡 쭈쭈’, ‘용가리’, 여러분도 아시는 제목이죠? ^^ 제가 어렸을 적 비디오 대여점에 가서 빌려봤던 비디오입니다. 요즘은 비디오 보다 DVD를 보는 추세여서 비디오 대여점이란 단어가 낯선 단어가 되었습니다. 앞선 영화들이 있었기에 미국 헐리우드에도 진출한 D-War가 나올 수 있었는데요, 이 D-War로 할리우드 데뷔를 했던 심형래 감독의 열정과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심 감독의 첫 작품은 어떠했나, 기억을 더듬던 저는 공룡이긴 공룡인데, 관절염이 있는 듯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웠던 공룡 친구들을 떠올리며 피식 웃음을 터뜨리다, 과연 북한에서는 어떤 괴수영화가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북한도 우리와 같은 괴수영화, <불가사리>가 있었습니다. 사상 최초의 SF 괴수 영화인 <불가사리>를 지금부터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불가사리>는 북한이 전 세계 배급을 목적으로 제작한 영화로 ,한반도에 민간의 전설로 내려온 민화를 바탕으로 만들어 졌습니다.  사상 최초의 SF 괴수 영화인 <불가사리>는 고려 말의 야담을 모티브로 삼았습니다.  거장 신상옥 감독에게 메가폰을 맡기고, 괴수 영화에 일가견이 있는 일본 도호 영화사의 특수 촬영팀에게 특수촬을 맡겼습니다.  또한 일본의 <고질라>에 출연했던 사쓰마 겐하치로를 직접 캐스팅하여 만든, 북한의 야심작입니다. 1998년에 일본에서 개봉될 당시 할리우드 <고질라>의 흥행을 앞질러서 일본 관객들을 놀라게 한 전적이 있는 영화기도 합니다. 개봉당시, 국내에서는 북한 영화 진출 1호라는 역사적인 의의를 지니긴 하였으나, 할리우드 영화로 눈높이가 높아진 관객에게 1985년 작인 괴수영화의 수준은 역부족이었던지 흥행에선 참패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북한에서는 이 영화에 대해 `환상적 동물 불가사리를 중심으로 통치배들의 악랄성과 그들과 맞서 과감히 나서는 농민들의 모습을 재미있게 그렸다`고 평가합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본 느낌은, '민중의 편에 서는 착한 괴수이야기이며 볼수록 애정이 가는 영화' 라고 생각했습니다.  

 

자! 영화속으로 출발해 볼까요? ^^

 

  영화의 배경은 고려 말기, 조정의 폭정에 고통 받던 민중들이 봉기하자 조정에서는 고려 최고의 대장장이 탁쇠에게 농민들의 농기구들을 몰수하여 창, 칼 등의 무기를 대량으로 만들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하지만 같은 처지의 농민들을 배신할 수 없었던 탁쇠는 불가사리의 전설을 떠올립니다. 관아에는 쇠를 먹는 괴물 불가사리가 농기구를 모두 먹었다고 거짓말을 하고 농기구를 농민들에게 모두 돌려줍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조정에서는 그를 체포해 혹독한 고문을 가하고 옥에 가두어 버립니다.  

 

 

 

  아버지인 탁쇠가 관가의 옥에 갇혔다는 이야기를 들은 그의 딸 아미는 놀라서 헐레벌떡 관가에 달려가지만, 아버지를 만날 수도 없습니다. 아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매일 아버지께 쌀밥을 올리는 것이지만 그것조차 힘듭니다. 아미는 하는 수 없이 아버지가 계시는 옥의 창으로 쌀밥을 뭉쳐 던지게 되고, 그런 딸이 너무나도 안쓰러운 아버지는 딸을 위해 마지막으로 그 쌀밥뭉치로 인형을 빚습니다.

 


 
그러나 고문의 상처가 너무 깊었던 것일까요? 인형을 완성한 날, 아버지는 목숨을 잃고,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아버지가 자신에게 남겼다는 인형만이 아버지의 빈자리를 대신하게 됩니다. 슬픈 마음으로 인형을 바느질함에 두었던 아미는 어느 날, 바느질을 하다가 바늘에 찔린 손의 피를 인형에 떨어뜨립니다.

 

 

 

  그런데! 피가 떨어진 인형은 꼬물거리며 무언가로 변하는데, 그건 바로 아버지가 죽기 전 마을사람들을 보살펴 달라고 부탁한 인형이 ‘불가사리’ 로 살아난 것이었습니다. 아미가 놀라서 쳐다보고 있을 동안, 불가사리는 바느질함에 있는 바늘을 다 먹어 치우고 주위의 쇠붙이들은 모조리 먹어치우고는 급격하게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아버지의 부탁처럼 불가사리는 위기의 순간마다 나타나서 마을을 구합니다. 의적단에게 음식을 제공하던 아미가 관가에 끌려갈 위기에도 그녀를 구하고, 이러한 불가사리의 활약에 마을 사람들은 불가사리를 의적단의 행동대장으로 삼습니다.

 

 

 

 

  불가사리의 활약으로 부패한 마을의 관리가 물러나지만 조정에서 파견한 군대와 마을 의적단과의 치열한 싸움은 계속됩니다. 지루한 싸움 끝에 조정의 대궐로 쳐들어간 불가사리는 결국 궁궐을 부수고 왕을 큰 발로 꾸욱! 눌러버립니다.

 

 

 

 

  드디어 마을에는 평화가 찾아옵니다. 하지만 우리의 불가사리의 식욕은 멈출 줄 모릅니다. 마을 사람들은 자신을 구한 은인이라 생각하고 쇠붙이라는 쇠는 모두 모아줍니다. 하지만 아미는 어제의 영웅이었던 불가사리가 머지않아 적이 될 것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또한 그를 방패삼아 이웃나라를 침범하게 될 것이라는 끔찍한 걱정도 해 봅니다. 결국 아미는, 마을사람들과 안전을 위해 불가사리를 없애기로 합니다.

 

 

 

   아미에 의해 불가사리가 내파된 뒤 꼬마 불가시리가 어디선가 등장합니다. 신기하게도, 이 꼬마는 빛으로 변해서 죽은 아미 속으로 들어갑니다. 이렇게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불가사리는 대장장이였던 아미 아버지의 분신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불가사리'는 쇠, 구리 등을 먹고 산다는 전설속의 동물입니다. 전설에 의하면 고려 말에서 조선 초 나라가 어수선할 때 나타났다 하며, 어떠한 칼과 창으로도 죽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죽일 수 없다 하여 불가사리(不可殺-불가살)라 하기도 하며, 또한 '불'로 죽일 수 있다 하여 불가사리(火可殺-화가살)이라 하기도 했습니다.

 

  불가사리. 신상옥 감독이 북한에 있을 당시 제작한 영화이나, 86년 아내 최은희와 탈북한 이후로 이 영화는 10년간 일반에 공개되지 못했습니다. 이후 1998년 일본에서 처음 상영되어 호평을 받았는데, 당시 할리우드 영화 <고질라>의 3배를 넘는 관람객이 입장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대단한 흥행이죠? ^^

 

  또 한 가지 주목해 볼만한 점은 불가사리 재현에서 볼 수 있는 특수 제작물과 미니어처 및 합성 촬영 등입니다. 이것은 일본 기술의 도움을 받았으며 또 좀 어색하기는 해도,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북한 영화계의 의지와 신진 인력의 투입이라는 요소가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금이야 컴퓨터 그래픽의 발달로 움직임이 자연스러운 공룡이나 동물들이 영화 속에 등장하지하지만 이때만 해도 불가사리의 등장은 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다소 삐걱거리는 불가사리의 움직임이었지만 그래도! 이러한 앞선 열정과 불가사리와 같은 작품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괴수 영화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 모든 사진의 저작권은 조선예술영화 촬영소가 가지고 있습니다.

 

 

통일부 상생기자단 1기 박보람 www.cyworld.com/moibora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