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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공짜 '하모니카 집'의 실체

 

 

하모니카 집을 무상으로 드립니다

 


집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어오르는 탓에, 아무리 저축을 해도 내 집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남한의 사정. 하지만 북한은 국가에서 주택을 무상으로 공급한다. 부러운가? 평생 ‘임대주택’에서 살아야 하는 북한 주민들은 진짜 ‘내 집’을 가질 수 있는 남한 주민들을 부러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북한의 주택은 모두 ‘국가 소유’      

 

 

 

 북한 주민들이 집을 ‘평생임대’ 해야 하는 이유는, 북한의 주택은 국가예산으로 건립되는 ‘집단적 소유물’이기 때문이다. 이에 개인은 주택을 건축할 수 없으며, 개인 소유 및 돈을 주고 사고파는 것 역시 금지되어 있다. 따라서 북한 주민들은 주택을 국가로부터 배정받아 매달 사용료를 내는 임대형식으로 거주한다.

 

주택은 계급에 따라 배정되는데, 직장과 직위를 기준으로 1호에서 특호까지 모두 5개 유형으로 나뉜다. 1호인 말단 노동자 및 협동농장원은 방1~2개와 부엌이 딸린 집단공영주택을, 특호인 중앙당 부부장 이상·인민군 소장급 이상 등은 독립식 다층 주택으로 정원 및 냉온방 시설이 갖춰진 고급 주택을 받는 식이다. 주택은 2002년 3월 제정된 상속법에 의해 상속 대상에 포함됐다.


 

 


     북한의 다세대 주택 ‘하모니카 집’을 아시나요     

 

 

천차만별의 주택들 중, 북한 특유의 다세대 주택인 ‘하모니카 집’을 구경해보자. 이는 한 칸짜리 방에 부엌이 딸린 집이 길게 열을 지어 들어서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하나의 부엌을 여러 가구가 공유해서 사용하는 형태도 있어 사생활 침해의 불편도 있다고 한다. 북한에선 아궁이에 불을 피워 취사와 난방을 해결하기 때문인데, 흥미로운 점은 아파트에서도 아궁이를 땐다는 것. 그나마 아파트는 개별 난방이 가능하도록 아궁이가 집집마다 설치돼있다고 한다.


보통 처음 배정받는 ‘하모니카 집’의 넓이는 어느 정도일까. 대략 11평 정도라는 새터민의 설명. 방은 한 칸이다. 일반적으로 신혼부부들이 이런 ‘하모니카 집’에서 시작해서 돈을 마련해 아파트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동거살이’ 만연한 북한 주택의 문제점      

 

 

이런 ‘하모니카 집’이라도 임대할 수 있으면 다행이다. 북한의 주택 사정은 상당히 어려운 편으로, 신혼부부의 경우 4~5년 정도 기다려야 주택을 배정받을 수 있는 차례가 돌아온다고 한다. 80년대 중반 이후 주택난이 악화되면서 국가로부터 정식으로 입사증을 받아 주택 배정받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되자, 1세대용 아파트에 2가구가 같이 사는 ‘동거살이’가 늘어났다. 또한 큰 집을 분양받은 사람에게 웃돈을 주고 집을 바꾸는 일종의 매매가 흔해졌는데, 북한 당국은 이러한 음성적인 거래를 묵인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북한은 심각한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 각 기업소가 스스로 노동자에게 필요한 주택을 지어주라는 ‘과제주택’ 정책을 시행하기도 하고, 제3차 7개년 계획기간(‘87~93년) 동안에 23~30만호의 주택건설방침을 세우기도 했지만 5만 세대 건설에 그침으로써 주택 양적 문제를 안게 됐다. 주택 질적 문제 또한 심각하다. 90년대 중반 이래 개보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미관상의 문제뿐 아니라 자연재해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재밌는 사실을 하나 더 덧붙이자면, 북한의 주택에는 전기·수도 계량기가 없다. 전기·수도세는 1달을 기준으로 ‘40와트짜리 전구는 얼마, 텔레비전은 얼마, 녹음기는 얼마’하는 방식으로 책정된다. 실제 사용량이 아닌 ‘무엇을 얼마나 소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세금이 정해진다는 사실은 더욱 재미있다. 북한에서도 돈이 있는 사람은 세금을 많이 내더라도 웃돈을 주고 좋은 집에서 살 수 있다. 하지만 서민들은 ‘동거살이’를 하며 몇 년씩 주택 배정 차례를 기다린다. ‘내 집 마련의 어려움’은 남북이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 나 혼자 느끼는 바는 아닐 것이다.



통일부 정책협력과 한소라


 

 


<참고자료>

『북한이해2008』, 통일부 통일교육원

  파이미디어, 2005.11.03 기사 자료

  MBC 통일전망대

  노컷뉴스 사진자료

  연합뉴스 사진자료

  데일리NK 사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