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어떤 의료체계와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프랑스 일간지‘르 피가로’는 11일 김일성 ·김정일 부자와 그 가족을 치료한 경력이 있는 프랑스 의사들을 상대로 취재해, 북한 최고위층 가족의 은밀한 치료과정을 담은 기사를 1개 면에 걸쳐 보도했다. 그들의 증언에 따르면, 김정일 한 명의 수술을 위해 군인들을 상대로 수술을 테스트 한 후 환자에게 색안경을 끼워 어떤 환자가 김정일인지 알아볼 수 없게 하며, 수술 후에는 북한 돈이 가득 담긴 가방을 선물로 준 뒤, 외국인 전용 상점으로 데려가 돈을 쓰게 했다고 한다. 북한 전역에 24곳의 김 위원장 전용 별장이 있으며 대부분의 별장은 병원 수준의 의료 시설을 갖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 외국에서 의사를 초빙하여 김일성의 진료를 실시하는걸 보면, 북한의 의료장비는 얼마나 열악한 것일까. 그리고, 일반 주민들은 어떤 의료혜택을 받으며 병을 치료받고 있을까. 정책적인 측면과, 그로 인한 남북한 의료체계의 차이점을 알아보았다. 

 북한 보건의료 정책의 특징은 첫째, 무상치료제이다. 전반적인 무상치료의 뜻은 의사담당 구역제 실시, 의료기구 및 의약품의 현대화를 통해 의료봉사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모든 경비는 국가가 부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선전과는 상이하게 북한 주민의 월 급료에서 일정액을 사회보장비와 치료비 명목으로 공제하고 있으며, 1990년대에 시작된 심각한 경제난과 2002년 북한 당국의 발표에서 “모든 인민을 무상으로 치료한다는 것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을 보았을 때 이러한 원칙은 크게 퇴색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 예방 의학적 방침의 관철이다. 이것은 김일성의 논문 “사회주의 의학은 예방의학이다”를 통해 구체화 된 것으로써, 각급단위에 위생 방역소 설치, 위생지도원 상주, 위생방역 체계정비 뿐만 아니라, 질병의 원인과 예방대책, 간단한 치료법에 까지 다양한 보건지식을 보급하는 위생선전 계몽 교양 사업을 강화하는 “위생일군”을 체계적으로 양성해 왔다는 것이다. 인민 보건법에도 인민이 병들지 않게 하기 위한 국가의 노력 중에서 예방에 선차적 힘을 넣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 질병 특성상 예방의학 만으로는 질병을 해소하고, 건강을 보장하기 어렵고 자칫 예방의학의 강조로 불균형한 보건의료의 발전을 초해할 수 있는 단점을 안고 있다.

 셋째, 의사 담당 구역제이다. 이것은 의사들이 자기가 맡은 일정한 주민구역을 담당하여 주민들의 건강상태를 돌보며, 예방 치료 사업을 하는 것이다. 의사들이 찾아오는 환자를 진료할 뿐만 아니라, 자기 구역에 직접 나가서 위생보건, 예방접종, 건강검진 등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는 거주지 담당제와 직장담당제로 나뉘는데 이를 통일적으로 실시하며, 농촌은 리인민병원(진료소)이 기본단위로 인구 3천명을 의사 2~10명이 담당하고 있다. 인민보건 법에도 의사담당 제도를 공고히 발전시킬 것을 명시하고 있지만, 시행과정에서 관료주의화와 경제난으로 인한 의료체계 전반의 붕괴로 인하여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넷째, 동의학과 신의학을 병행 발전시킨다는 원칙이다. 북한에서는 동의학(고려의학, 전통의학)과 신의학의 협조와 결합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앙과 각 도에 동의 전문병원을 설립하고 인민병원 등 각급 의료기관에 동의과를 설치하며 그 밖에 독립적인 동 약국과 동 약방을 많이 설치하였다. 의학교육에서도 동의학을 정규 과목화 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동의학을 예방과 치료의 많은 면에서 활용하고 있다.

북한이 동의학을 강조하는 이유는 사상적인 측면에서, 주체사상과 연계시켜 우리민족의 투쟁과정에서 얻어낸 산물이라는 것이며,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신의학을 위한 약품의 수입이나 자체 생산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인민 보건법에도 국가는 동의 의료망과 의료기관, 동의치료 방법을 확산시키기 위한 방안을 강조하고 있으며, 약초의 재배와 채취사업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다.

 다섯째, 주민들의 활발한 보건사업 참여이다.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북한정권이 즐겨 사용하는 군중노선을 보건 및 의료 정책의 집행에도 활용하고 있다. “모범 위생군 창조 운동” “전명병 박멸운동” “문화위생 운동” 등의 다양한 운동을 통해 주민들을 참여시키고, 지역 보건사업의 정책결정 과정과 병원, 탁아소의 건설 등도 주민의 참여로 이루어지고 있다. 주민들이 국가의 이러한 보건 및 의료정책 사업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장점도 있지만, 대부분은 인민들의 자발적인 의사가 아니라, 노동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정권의 차원의 강제동원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북한의 의료체계는, 모든 의료시설이 국가에 의해 운영되기 때문에 행정단위에 따라 체계적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4단계의 진료체계가 지켜진다. 1차 진료는 인민병원 및 구급소, 2차 진료는 군단위의 인민병원으로써, 종합병원과 같은 규모와 시설을 갖추고 있다. 3차 진료기관은 도 단위의 중앙병원과 각 도의 의학대학병원이며, 4차 진료기관은 중앙에 설치된 대규모 병원 및 특수병원 등에서 실시된다. 환자가 발생하면 우선 1차 진료기관에서 진료를 받고, 필요하면 진료의뢰서를 가지고 차상급 지료기관으로 가서 진료를 받도록 되어 있다. 환자가 자유롭게 의료기관을 선택하는 남한의 체계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의사는 의사, 부의사, 준의사로 구분되며, 의사는 예과1년 및 본과 6년의 7년제 과정을 거치고, 부의사는 4년제, 준의사는 3년의 교육기간을 거치면서 양성된다. 부의사와 준의사는 진료상의 제한이 있지만, 임금은 같고 시험을 통해서 의사가 될 수 있다. 또한 교육기관 졸업 후에도 3년마다 6개월간의 재교육을 받으며 시험을 치른다. 그리고 남한과는 달리 간호원이 학교교육을 받지 않아도 시험을 거쳐서 의사나, 부의사, 준의사가 될 수 있다. 또한 여성이 보건의료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하여 전체 의료인의 80%가 여자이다.

특이한 것은 “보건의료인의 정성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하여 “환자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백번 물음에 백번 웃음으로 대답하자” “중환자는 나에게로” 등의 구호를 내세우면서 헌신성을 매우 강조하고 있다. 이것은 김일성의 직접 지시를 통해서 1960년대 초부터 보건의료인들의 정성 운동을 전 국가적, 전당적으로 벌여온 결과이다. 보건 의료인들의 정성운동은 1956년 종파사건을 계기로 김일성의 유일지배 권력이 확립되면서 사상개조 작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남북한 보건의료의 특성 비교 

구 분

남 한

북한

민간 / 공공 부문

민간의료 중심

공공의료 중심

의료비 지출

개인부담위주 건강보험

무상치료제 원칙

치료의학/예방의학

치료의학 중심

예방의학 중심

의료전달체계

미정비(1~3차 의료기관의 의료 분화 분화미흡)

국가조직에 의한 체계화

의사담당구역제

근대의학/전통의학

양한방 2원화

신의학과 고려의학 병행수행

환자-의사관계

상대적으로 수직적

상대적으로 수평적,

주민들의 보건사업 참여

의사들의 특성

개인주의적 친절운동

집단주의적 보건의료인

 정성운동

의사직에 대한 선호도

매우선호

매우선호

전문의 제도

제도화, 전문의 중심

비제도화

의약분업

기관별 분업(병원과 약국)

의사-약사간 자율적 분업

  남한은 국민건강보험을 근간으로 하는 민간의료 중심인 데 반하여, 북한은 무상치료제 원칙하에 공공의료 중심이며, 남한이 양·한방 2원화로 요약되듯이 근대의학과 전통의학이 별도 존재하는 반면, 북한은 동의사가 별도로 존재함에도 의사가 동의술을 시술하는 것이 허용되는 정도를 넘어 의무화되어 있는 등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북한과 남한의 의료체계는 많은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보건의료인 정성운동'인데, “환자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백번 물음에 백번 웃음으로 대답하자”“중환자는 나에게로”등의 구호에서 잘 알 수 있듯이 북한에서는 의사의 헌신성을 매우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환자와 의사가 수직적 관계이며 일방적 통보를 받게 되는 우리의 의료구조와 볼 때, 의사가 자신의 간 까지 환자에게 이식해 준다는 북한의 ‘보건의료인 정성 운동’은 본받아야 할 점이 있지 않을까?

현재 북한의 의료기관 상태는 극도로 허술하며, 의약품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못하기 때문에 주민들의 치료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한다. 의료문제는 생명과 인권문제인 만큼 북한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계속적인 의료물품 공급과 의료인력 지원 등이 시급하다고 본다.

 

  

 

통일부 상생 기자단

                                                      홍 아 름 기자

homgrme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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