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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다큐멘터리 '그래도 나는 탈북한다'

2012년 2월 23일, 한국과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31명의 탈북민. 2013년 5월, 라오스에서 벌어진 탈북민 강제북송. 강제 북송을 중단하라는 한국과 국제사회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탈북민들은 결국 북한으로 이송되었습니다. 당시 한국에서는 연예인과 많은 저명한 인사들이 강제 북송을 반대하는 일에 동참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다시 북송이 되었습니다. 북한으로 강제송환된 탈북민들을 기다리는 건 각종 고문과 영양실조, 강제노역, 질병, 공개총살과 같은 끔찍한 탄압과 감시라고 합니다. 끔찍한 탄압과 감시 속에서도 탈북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중국으로 탈북을 하였다 하더라도 불안정한 신분으로 언제 강제북송을 당할 지 모른다는 악몽속에서 전전긍긍하면서도 탈북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래도 나는 탈북한다, 열린북한방송 제작

 

다큐멘터리 '그래도 나는 탈북한다.'는 2012년에 제작된 총 36분짜리 다큐멘터리입니다. 북송경험이 있는 탈북민 4인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북송경험을 재연해서 강제 북송의 참담함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이 다큐멘터리를 처음 알게 된 계기는 영화제작을 위한 엑스트라 자원봉사자를 구한다는 포스터를 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호기심에 저는 엑스트라 자원봉사자를 신청하게 되었고, 주인공 탈북민의 재연역할을 맡아서 촬영에 참여하였습니다.

김주성(49세)씨는 2007년에 탈북하여 강제북송되었습니다. 재일교포 출신으로 온성 보위부를 경험하였으며 함북 집결소에서 강제노역을 하였습니다. 2008년에 한국에 입국하였습니다. 이경화(26세)씨는 2003년, 2005년 2차례 탈북하였으며 보위부, 단련대를 경험하였습니다. 2006년 한국에 입국하였습니다. 황철(33세)씨는 2004년 탈북을 하였고 강제북송을 당했습니다. 보위부와 단련대를 경험하였으며 2005년 한국에 입국하였습니다. 마지막 탈북자는 정인순(50대)씨로 1999년 탈북 이후 7차례 북송을 경험하였으며 온성보위부, 샛별 노동단련대, 군안전대 등을 경험하였습니다. 2010년 한국으로 입국하였습니다. 이상 탈북민 4명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큐멘터리가 제작되었습니다.

중국의 변방대를 경험했던 이들은 변방대에서는 살만했다고 합니다. 돼지고기가 들어간 국에, 더워서 이불이 필요없을 정도로 환경이 좋았다고 합니다. 또 돈이 있으면 먹고 싶은 음식을 사 먹을 수 있었던 그곳은 감옥의 느낌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북한의 보위부에서는 이유없는 일상적인 폭행이 자행된다고 합니다. 여자들의 경우에는 중국의 화폐를 몸속에 숨겨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것을 찾기 위한 신체 검사를 많이 한다고 합니다. 임산부들의 경우 아이의 아빠가 중국사람이라는 이유로 많은 폭행을 당한다고 합니다. 이경화씨는 같은 방에 있던 임산부가 폭행으로 유산했던 것을 보기도 했습니다. 김주성 씨의 경우에는 함경북도 국가보위부 소속 함경북도 보위부 직결소라는 곳에 있었습니다. 여기는 한국 기도죄, 종교 연관죄 등의 이유로 잡힌 북송당한 사람들을 따로 수감한 곳입니다. 김주성 씨는 일본어로 통화를 했고, 재일교포라는 이유로 간첩죄로 수감되었습니다. 이 곳은 각 감방을 모두 모니터 하고 음성장치가 모두 설치되어 있어서 서로를 감시할 수 밖에 없는 공간이었습니다. 김주성씨는 그곳에서 받은 고문들의 후유증으로 한국으로 와서 수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단련대에서는 잠잘 공간이 부족하고, 수감자들이 공사현장이나 군용도로 공사, 땔감을 얻기 위한 노동 등을 합니다. 단련대 내에서 식량이 공급되지만 식량의 질이 너무 안좋았고, 설사를 하기 시작하면 대책이 없다고 합니다. 

교화소는 중범죄로 분류된 범죄자가 수감되는 감옥으로 최소 3년에서 무기징역까지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교화소에서는 수감자들이 계획된 노동량을 해내지 못하면 배급받는 식량 양이 줄어듭니다. 식량이 모자르기 때문에 동물의 배설물에 있는 식량을 먹기도 하고, 사람들 머릿속에는 먹을 것 밖에 없을 정도입니다.

탈북으로 처벌을 받고 나온 이들은 탈북하지 말자라고 결심을 하게 되지만 북한에서의 생활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남한으로 가서 자유롭게 살아야 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남한에 처음 왔을 때 이들은 자신이 한 노력에 대한 결과와 성과가 있고,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할 수 있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남한에서 느낀 자유는 북한의 삶을 떠오르게 할 때도 있습니다. 그만큼 지금에서야 누리는 자유는 더욱 소중한 것입니다.

'그래도 나는 탈북한다'의 엑스트라 자원봉사를 하면서, 또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강제북송이 되는 탈북민이 겪어야 하는 현실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간접적인 경험은 저에게 탈북민에게 관심을 더욱 관심을 가지게 하였고, 통일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그래도 나는 탈북한다'를 계기로 강제북송된 탈북민들의 상황과 통일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상 유은실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