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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사진집]북녘 일상의 풍경

 

 

 

 

 

 

글 안해룡, 사진 리만근

2005년 06월 현실문화연구(현문서가) 출간


1990년대 후반부터 10여 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북한에 머물렀던 사진가가 북한의 보통 사람들이 생활하는 모습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북한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감시와 통제를 피해 몰래 촬영한 수 천여 장의사진 중에서 엄선한 103점의 사진은 우리가 알 수 없었던 북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앞표지는 년로보장(정년퇴직)한 노인이 염소와 함께 풀을 베어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 사진이다. 한없이 평화롭고 서정적인 북한의 농촌 풍경처럼 다가오지만 풍경 안에는 절절함이 숨어 있다. 년로보장 노인에게, 이 염소는 노후를 보장해 주는 귀중한 재산이기 때문이다.




리만근


리만근은 사진가다.

1990년대 후반부터 수년 동안 북한에 머무르면서 사진 촬영할 기회를 얻었다. 북한의 보통 사람들이 생활하는 모습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북한의 일상을 꼼꼼하게 카메라에 담았다. 또 사진에 담겨 있는 세세한 정보들을 철저하게 확인하면서 메모했다. 그의 사진 작업은 남한 사람들에게 현재의 북한 모습을 정확하게 이해시키기 위한 그의 노력에서 나온 산물이다.




안해룡


안해룡은 사진가이자 다큐멘터리 작가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과 재일동포의 민족교육 문제에 관한 기록작업을 10여 년이 넘게 계속해 오고 있다. 그의 작업은 한국과 일본의 잡지, 방송을 통해 소개되었다. 그는 리만근의 사진 작업 속에 담겨진 북한의 일상을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 한국인들에게 보다 정확한 북한의 모습을 전하기 위해 리만근과 수 차례 만나면서 그의 체험과 기록을 정리하고, 확인하는 작업을 했다.




출판사 리뷰


1990년대 후반부터 10여 년 가까운 기간 동안 북한에 머물렀던 사진가가 북한의 보통 사람들이 생활하는 모습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북한의 일상을 꼼꼼하게 카메라에 담았다. 감시와 통제를 피해 몰래 촬영한 수천여 장의 사진 중에서 엄선한 103점은 우리가 그동안 접할 수 없었던 북한의 일상을 생생하게 포착하고 있다.


- 한 사진가의 기적 같은 행운이 가져다준 사진집!


우리들은 북한이, 북한의 사람들이 우리와 같은 언어, 문화, 풍습을 가지고 있는 ‘한’ 민족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북한은 남한 사람들에게는 아직도 머나먼 반쪽이다. 북한은 아직도 미지의 세계다. 한반도가 둘로 나누어진지 6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한반도의 대립구조는 지금도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진 뒤 남북교류의 폭이 확대되고는 있지만 북녘의 땅을 자유스럽게 여행하고, 북한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만나는 일은 여전히 제한되어 있다.


<북녘 일상의 풍경>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오랫동안 북한에 머물 수 있었던 한 사진가의 기적 같은 행운이 가져다준 소중한 선물이다. 남한의 사진기자가 촬영한 사진들이 간혹 몇몇 매체에 발표되고는 있지만 그것은 북한에서 제공하는 제한된 공간에서 제한된 시간에 기록한 것에 불과하다. <북녘 일상의 풍경>은 남한의 한 사진가가 북한에 체류하면서 평양이 아닌 북한의 농촌과 중소도시, 그리고 자연의 모습을 필름에 담을 수가 있었다.


북한에서의 사진 작업이 결코 자유스럽고 편안하게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북한에서 카메라를 드러내놓고 여유 있는 시간을 가지고 관찰하면서 촬영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 사진집에 담긴 한땀 한땀의 장면들은 극도의 긴장감을 가지고 감시와 통제의 눈초리를 피하면서 담아낸 북한 일상의 기록이다.


- 남과 북을 통틀어 북한의 일상을 사진으로 담아낸 유일한 기록!


북한의 일상을 기록하고 있는 이 사진들은 남과 북을 통틀어 1990년대 후반 북한의 ‘고난의 행군’ 시기부터 최근까지의 북한의 일상을 사진으로 담아낸 유일한 기록이자 역사다. ‘고난의 행군’ 시절을 냉정하고 날카롭게 카메라에 담은 <북녘 일상의 풍경>은 북한 체제를 선전하기 위한 것도, 북한 체제를 비난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 ‘고난의 행군’ 시절의 북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남한의 사람들에게 전해 주기 위한 것이다.


<북녘 일상의 풍경>은 단순히 북한의 이미지만을 담은 것이 아니다. 사진가는 북한 사람들의 일상을 이해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우리와는 달라져버린 북한의 말을 이해하려고 북한의 국어사전을 놓고 단어 공부를 해가며 북한의 신문과 방송을 세심하고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사진에 담긴 북한의 외양을 얼핏 보면 우리의 1960, 70년대 모습처럼 보이지만, 사진 안에서는 우리와는 너무나 다른 북한의 일상이 발견된다. 이 책은 사진집이면서도, 사진에 담긴 북한의 일상 풍경에 대해 자세하고 세밀한 설명을 달고 있다.


사진을 설명하고 표현하는 단어들은 가능한 북한에서 쓰고 있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했다. 해석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묘사하기 위한 것이다. 그것은 같은 단어지만 전혀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 표현의 노출을 통해 60년의 남북 단절이 만들어낸 차이의 깊이를 절실히 느껴보자는 의미다.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내용을 담은 사진들은 역사적 배경이나 사회적, 정치적 의미들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하지만 해석은 하지 않았다. 해석을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었다.


- 사진으로 기록한 북한의 민중생활사


<북녘 일상의 풍경>은 사진으로 기록한 현대 북한의 민중생활사다. 이 사진집을 과감하게 사진으로 쓴 역사책으로 평가하는 것은, 이 사진집이 문자로 기록된 문서에는 결코 묘사된 적이 없는 북한 사람들의 삶의 현장을 꼼꼼하고 바지런하게 담아냈기 때문이다. 사진가는 북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사회학자나 인류학자처럼 세심하게 관찰하고, 철저하게 연구하고 검증해 가면서 사진 한 장 한 장을 기록했다.


<북녘 일상의 풍경>은 사진 촬영이 거의 불가능한 환경 속에서 기록한 수천 장의 사진 가운데 남한의 사람들이 현재의 북한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을 돕기 위해 골라낸 사진들이다. 자신이 목격한 북한의 모든 것을 담고자 했던 사진가의 끈질긴 노력이 마침내 남과 북 사이에 놓인 단절의 벽을 허무는 계기로 활용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