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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분단의 판도라가 열리다 : 분단 저널리즘 뛰어넘기(신석호)


 분단 저널리즘 뛰어넘기라는 책은 동아일보 북한 전문기자 신석호 박사의 책이다. 책은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들여다보는 듯하다. 남북간 비밀회담이나 노동신문을 분석하여 북한의 도발 패턴 분석 등 비밀스럽고 흥미로운 내용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분단 저널리즘이란 용어는 무엇을 뜻할까?

 북한에 대한 언론의 보도는 불규칙적으로 튀기는 탱탱볼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어제의 보도가 오늘과 다른 내용은 마치 탱탱볼과 같이 불규칙적이다. 이런 불규칙성은 언론보도의 부정적인 측면을 높이기 마련이다. 신석호 박사는 불규칙성에 의한 언론보도의 부정적 측면을 분단저널리즘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분단 저널리즘을 ‘남북한이 대치하고 있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남한에서 생산되는 북한 및 남북관계 보도가 서구 저널리즘 원칙을 일탈하는 현상’이라고 말한다. ‘분단저널리즘 뛰어넘기’라는 책은 남북한 현장을 직접 뛴 경험을 토대로 분단저널리즘을 극복하는 노하우를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 분단저널리즘을 어떻게 뛰어넘을 수 있을까? 

 책에서는 10가지의 노하우를 설명하고 있다. 우선, 1장에서 설명하는 정보 공유에 대한 내용이 흥미롭다. 당국자들은 북한과의 대화내용은 영원히 비밀로 지켜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조금씩 말하는데, 그들은 절대 한 번에 모든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그 내용을 당국자 자신의 추측인 것처럼 말하기도 한다.

기자는 어항 속 물고기가 되고, 당국자는 먹이 주는 시늉을 하는 주인일 수도 있다. 먹이를 일부러 던져주고 당국자의 의도대로 기사에 반영될 수도 있는 것이다. 때론 당국자들의 밑밥을 퍼즐로 맞춰가는 확인이 필요하다. 북한 당국자 또한 마찬가지라고 설명한다.


북한의 규칙적인 대남정책, 예측하라!

북한의 대남 정책은 규칙성이 있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에 발표되는 그들의 성명과 담화를 모아서 보면 일정한 추세가 보인다. 이러한 것을 자료화하여 패턴을 찾아내고 향후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다. 2장에서는 이런 북한에서 발표되는 패턴을 계량화하여 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다. 노동신문의 글귀로 대남공세를 수치화하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준다. 천안함 폭침 사건을 일으키기 전 이명박 대통령의 3.1절 경축사 내용을 거세게 비난하는 것을 통해 대남 위협이 있을 것임을 예상할 수 있었다. 또한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미디어정치를 더욱 강조하는 북한이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하는 영상 속에서 진실을 캐는 방법(8장)을 말해준다.

남북 비밀회담의 판도라가 열린다!

 “박정희 정권에게 남북대화의 유지는 유신체제를 안착시키는 수단이었다.”

1971년 이후 대화를 진전시켜 온 남북한 정권은 당시 은밀한 교감을 통해 분단 이후 가장 가까운 관계에 이르렀던 것으로 보인다. 과연 어떤 말들이 지나갔을 까. 5장에서는 동아일보와 미국의 우드로윌슨센터와 ‘북한 국제문서 조사사업’을 통해 얻은 자료들을 담고 있다. 비밀회담 자료로 역사에서 판단하는 내용이 담겨 있기에 매우 흥미롭다.

이 외에도 북한 사람들에 귀 대기(3장), 남한 사람들에 귀 대기(6장)에서는 사람들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정보와 현장에서의 경험을 통한 설득력(9장), 당국자와 국민들을 상대로 진정성 있는 제안(10장)을 말해 주고 있다.

정리를 하면, 이 책은 남북관련 취재활동을 토대로 분단저널리즘을 극복하는 비결을 담은 책이다. 동아일보 신문기자라서 더욱이 북한과 통일 서적에 세련미가 담겨있다. 저자는 “기자는 일차적으로는 관찰자이지만 이차적으로는 해설자이고 삼차적으로는 처방자라는 정체성을 활용할 수 있다.”라고 전한다. 특히 남북간의 정보를 전달하는 기자는 책임감이 더 막중하다. 분단저널리즘을 통해서 오는 후폭풍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특히 남북관련 기사를 통한 혼란스러움에 빠진 분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이 책을 통해 분단저널리즘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