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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기자단/쫑알쫑알 수다방

어마어마한 스펙의 북한간첩, 정수일은 누구인가?

안녕하세요. 여름방학이 끝난 것이 엊그제만 같은데 벌써 2학기도 한 달 남짓 지나면 끝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제 그동안 수업을 들으면서 정들었던 교수님들과 헤어져야 한다는 것도 2학기의 끝을 무척 아쉽게 하고 있는 요소들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런데 만약 언제나 학생들에게 열정적으로 강의하시고 인기도 많으셨던 교수님이 알고 보니 북한의 지령을 받은 간첩이었다면? 우리는 어떤 느낌을 받게 될까요?

 (출처 : MBC 보도화면)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1990년 단국대학교는 아랍어과를 신설할 목적으로 무함마드 깐수라는 필리핀 국적의 아랍인을 교수로 초빙하였습니다. 그는 연세대 한국어 학당을 수료하고 단국대학교 안에서 박사과정을 취득 후에 단국대 사학과에 교수로 임용이 되었는데요, 이 교수가 지니고 있던 스펙이 어떤고 하니 튀니지대학교와 말레이대학에서 연구원 경력이 있었고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아랍어, 페르시아어, 따갈로그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무려 12개 국어를 능통하게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전 세계에서 100여 명밖에 능통하지 못하다는 산스크리트 어를 연구 번역하기도 했다고 하니 이 교수님의 경력은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체포 당시의 모습 (사진출처 : 뉴시스)

학생들에게 최소 B+학점을 보장하는 등 인심이 좋았으며 국내 학술 연구 활동에서 활발히 참여하였던 정 교수의 체포는 당시 사회와 학계에 큰 충격을 주었었습니다. 그는 중국 조선족으로 태어나 베이징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중국 국비유학생 1호로 카이로 대학 인문학부에서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그 후 북한 평양외국어대 아랍어과 교수로 재직 중 1974년에 대남통일 사업요원으로 발탁이 되어 튀니지-말레이시아-레바논-필리핀을 경유하여 국적세탁을 한 뒤 한국에 정착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정 교수는 당시 잠꼬대마저도 아랍어로 할 정도여서 수년을 같이 산 부인마저 북한출신이라고는 전혀 의심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평양외국어대 학생들의 수업모습 (출처 : 뉴시스)

그는 우리나라의 정세를 단파라디오 등을 통해 북에 전송하기는 했지만 그 내용은 사실상 월간 잡지에도 나오는 가치 없는 정보들이었고, 법원에서도 이를 반영하여 구형되었던 사형에서 비교적 작은 12년 형을 선고하였습니다. 그 뒤 정수일씨는 2000년도에 특별 사면으로 출소하게 되었고 현재는 교수직에 복직하여 한국문명교류연구소 소장으로 많은 연구 및 집필 작업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사면 후의 정수일 교수 (출처 : http://stonebird.co.kr)

비록 간첩행위로 징역을 살기는 하였지만, 오늘날 정수일 교수는 국내 학계의 보배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그는 한국에 있어 불모지였던 이슬람 분야의 전문가로서 권위 있는 학문 자료를 적지 않게 배출하고 있는 자랑스런 인재입니다. 이 사건을 접하고 보니 오늘날에도 북한에 뛰어난 인재가 많지만, 능력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 남북한 지역의 모든 국민들이 자유로운 환경에서 자신의 가진 바 능력을 모두 발휘할 수 있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참고자료

'무함마드 깐수' 정수일 교수 - 제주일보(2012.05.22)

문명담론과 문명교류 - 정수일 저(2009.12.09)

중동전문블로그 '뉴스 카라반' - (http://stonebird.co.kr/40145051846)